영국 정부가 지난해 국영우체국을 민영화하면서 헐값으로 주가를 책정해 그 부담을 결국 국민이 떠안게 됐다고 영국의 일간지인 가디언이 보도했습니다.
가디언은 영국회계감사원이 국영우체국 로열메일의 민영화에 대한 보고서를 인용해 정부의 민영화 방식이 깊은 우려를 낳았고 결국 납세자들이 부담을 지게 됐다고 지적했습니다.
영국 정부는 지난해 9월 로열메일의 지분 60%를 민간에 팔기로 하고, 주가를 한 주당 최대 330펜스, 우리 돈으로 5천 800원으로 책정했습니다.
그러나 로열메일의 주가는 지난해 10월 11일 상장 첫날 38% 급등해 455펜스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회계감사원은 만약 영국 정부가 로열메일의 상장 주가를 330펜스가 아닌 455펜스로 책정했다면 하루 만에 7억5천만 파운드, 우리돈으로 1조3천 억원을 추가로 벌었을 것이라며 납세자들이 그만큼의 손실을 봤다고 지적했습니다.
7억 5천만 파운드는 영국 국민건강보험 복무 간호사 3만 4천 명의 1년 치 월급과 맞먹는 액수입니다.
로열메일의 주가는 그 이후 최고 615펜스, 우리 돈으로 1만 860원까지 상승했으며, 3월 31일 기준 주가는 563펜스로 상장 주가보다 70% 이상 올랐습니다.
회계감사원은 로열메일 민영화를 주도한 빈스 케이블 영국 기업혁신기술부 장관이 기관투자자들의 투자 기피와 로열메일 직원들의 대규모 파업을 우려해 로열메일 헐값 매각에 대한 경고에 귀 기울이지 않았다고 꼬집었습니다.
회계감사원은 로열메일의 지분 매각이 기관투자자들에게 집중된 점도 비판했습니다.
영국 정부는 매각 대상 지분의 70%가량을 은행이나 헤지펀드 같은 기관투자자들에게 팔고 나머지에 한해서만 소액 개인투자자들에게 팔았습니다.
정부는 당시 기관투자자들에게 우선권을 준 이유에 대해 개인투자자 보다 주식을 장기간 보유하는 경향이 있어 로열메일이 안정적인 소유구조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회계감사원은 기관투자자들이 주식 매입 후 수 주 안으로 보유 지분을 전량 또는 일부 매각하면서 막대한 이익을 취했다고 반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