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사형수로 복역 중이던 일본의 전직 권투선수가 증거 조작이 인정돼 48년 만에 석방됐습니다. 여든한 살 누나의 오랜 법정투쟁 덕분이였습니다.
도쿄에서 최선호 특파원입니다.
<기자>
도쿄 구치소를 나서는 78살 하카마다 씨입니다.
수감생활 48년 만의 석방입니다.
일본 페더급 6위까지 올랐던 프로 복서 출신 하카마다 씨는 1966년, 자신이 일하던 식품회사 간부 일가족 4명을 살해한 혐의로 체포돼 80년 최종적으로 사형 판결을 받았습니다.
재판과정에서 한결같이 자백을 강요당했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어제(27일) 일본 시즈오카 지법은 증거가 조작됐다며 재심 결정과 함께 석방을 명령했습니다.
증거로 제시됐던 범행 당시 의류의 핏자국에 대해 DNA 감정을 해봤더니, 하카마다 씨는 물론 피해자들의 DNA와도 달랐다는 겁니다.
이번 재심 결정 뒤에는 동생이 나올 때까지 쓰러질 수 없다며 48년간 법정 투쟁을 해 온, 81살 누나 히데코 씨의 헌신적인 노력이 있었습니다.
[히데코/하카마다 씨 누나(81세) : 응원해 주신 여러분 덕분입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그저 기쁠 뿐입니다.]
그러나 하카마다 씨는 오랜 복역 생활 끝에 지금은 자신의 이름도 잘 기억하지도 못할 정도로 정신이 흐려졌습니다.
아직 재심 판결이 남았지만, 비운의 복서와 헌신적인 그의 누나에게 전 일본이 고개를 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