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판 '우리 결혼했어요' 인기강의 기획 동국대 장재숙 교수
▷ 한수진/사회자:
젊은 남녀가 가상 커플로 맺어지고요. 갖가지 데이트 미션이 주어집니다. TV예능 프로그램 이야기가 아니고요. 동국대학교에 개설된 <결혼과 가족>이라는 교양 강의의 수업 내용인데요. 학생들 사이에서 인기가 아주 높을 뿐 아니라 지난 해 대학 100대 명 강의에도 선정되었다고 하네요. 자, 이 수업 받으면 연애의 달인이라도 되는 걸까요. 관련해서 강의를 기획한 동국대학교 장재숙 교수와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장재숙 교수 / 동국대학교: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결혼과 가족. 아주 인기 강좌라고요?
▶ 장재숙 교수 / 동국대학교:
제 입으로 말씀드리기는 쑥스러운데요. 학생들이 많이 좋아해주고 응원해주는 강좌는 맞는 것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대학판 <우리 결혼했어요>라고 불리고 있던데, 실제로 어떻게 수업이 진행되고 있어요?
▶ 장재숙 교수 / 동국대학교:
저희는 한 학기 동안 총 3번에 거쳐서 파트너를 바꾸게 되고요. 파트너는 마음에 드는 친구를 쪽지에 적어서 제출을 하면 제가 선정 작업을 합니다. 파트너 선정이 되고 나면 학교 안이나 밖에서 다양한 데이트 미션을 수행하게 되죠.
▷ 한수진/사회자:
커플은 어떤 방식으로 맺어지게 되는데요?
▶ 장재숙 교수 / 동국대학교:
커플은 친구들이, 원하는 친구들을 쪽지에 적어서 제출하면 제가 그걸 가지고 연결 작업을 하는 거예요.
▷ 한수진/사회자:
그러면 다 원하는 상대와 짝이 되는 거예요?
▶ 장재숙 교수 / 동국대학교:
그렇게 되면 좋겠지만 총 30커플 중에 약 20커플 이상은 원하는 상대와 연결이 되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일단 수강신청 받을 때부터 남녀비율이 대강 맞아야 되겠네요.
▶ 장재숙 교수 / 동국대학교:
네, 그러면 정말 좋은데 비율이 정말 딱 떨어지게 맞는 경우는 드물고요. 어쩌다 한 번 있고, 대부분은 남학생이 조금 많거나 여학생이 조금 많거나 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렇게 되면 어떻게 되는 거예요? 짝 없는 친구들도 있을 것 같은데.
▶ 장재숙 교수 / 동국대학교:
네, 남녀 간 앉아서 데이트를 못 한다는 아쉬움도 있는데요. 실제 저희 수업이 남녀관계에 초점을 둔다기보다는 좀 더 근본적으로는 인간관계를 익히는 수업이기도 하기 때문에 그냥 좋은 동성친구를 얻어간다고 위안을 하는 것 같아요.
▷ 한수진/사회자:
좋은 동성 친구를 얻어간다, 인간관계에 관한 거다. 그래도 제가 보기에는 강의 신청한 학생들 보면 이른바 ‘모태솔로’라고 하잖아요. 이성 친구 없는 학생들이 좀 많이 신청 할 것 같은데요.
▶ 장재숙 교수 / 동국대학교:
많이 신청을 합니다. 실제 연애 하는 방법을 몰라서 배우고 싶어서 오는 친구들도 있고요. 그리고 연애를 한 번도 정말 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그 연애가 대체 뭔지, 궁금해서 온 친구들도 있고 그렇지만 실제로 지금 연애 중이면서도 친구한테 더 잘 해주기 위해서, 좋은 연인이 되기 위해서 오는 친구들도 많이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요즘 젊은이들이 연애를 두려워한다, 그런 말도 있더라고요.
▶ 장재숙 교수 / 동국대학교:
네, 맞아요. 실제 연애를 선뜻 시작하기가 겁이 난다는 이야기를 하는 친구들이 있긴 한데요. 아무래도 지금껏 연애 이론이라던가, 실제를 배워본 적이 없어서 이기도 하고 또 친구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연애 시작하고 나서 혹시라도 사랑하는 사람에게 상처를 받을까봐 두려워서 연애를 못 하겠다, 라는 말도 하더라고요.
▷ 한수진/사회자:
연애하는 게, 사람 사귀는 게 그렇게 어렵냐, 꼭 배워야 되냐, 이렇게 생각 하는 분들도 많을 것 같은데요. 더구나 비싼 등록금 내고 대학에서 왜 이런 강의를 하느냐, 이런 생각도 하실 것 같아요.
▶ 장재숙 교수 / 동국대학교:
맞습니다. 사실은 우리가 무엇이든 조금 더 숙련되게 하기 위해서는 공부도 하고 준비도 하잖아요. 연애라는 것도 결국은 그런 같은 맥락인데, 실제로 친구들이 공부를 하지 않으면 연애에서, 실전에서 굉장히 많이 서투름을 보여요.
그래서 저희가 하는 것이기도 하고 대학이라는 공간에서 또 이런 것들을 해주는 이유는, 대학이 학문을 배우고 취업을 준비하는 곳이기도 하지만 좀 더 궁극적으로는 함께 공부하는 친구들, 더 나아가서 가족, 또는 동료로 살아갈 사람들과의 관계를 배우는 공간이기도 하기 때문에 반드시 대학에서 이런 교양 강좌는 필요하다고 생각을 하는 거죠.
▷ 한수진/사회자:
또 요즘 젊은이들에 대해서, ‘너무 지나치게 개인화 되어 있다.’ ‘관계 맺기에 서툴다.’, 이런 이야기들도 간간이 나오고 있어요. 교수님도 그런 점을 느끼세요?
▶ 장재숙 교수 / 동국대학교:
아무래도 학기 초반에는 많이 그런 점을 느낄 때가 있고요. 곰곰이 생각해보면 그게 학생들 개인의 탓이라기보다는 지금껏 성장하면서 대학 입시만을 목적으로 두고 지내 왔잖아요. 그러다보니까 관계를 맺는 기법을 어디서 배운 적이 여태까지 없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지금부터 이 공간에서라도 배우기 시작하면 되지 않을까, 라고 생각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저 성적, 성적 이렇게 달려오다 보니까 어떻게 보면 가장 기본이 되는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가 서툴고 두려워질 수 있다는 거네요. 그러면 교수님 한 학기 동안 이 수업 듣다보면 연애의 달인도 될 수 있는 거예요?
▶ 장재숙 교수 / 동국대학교:
연애의 달인이 된다, 라고 까지는 제가 말씀드릴 수 없고요. 적어도 연애에 대한 자신감은 얻어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 한수진/사회자:
구체적으로 어떻게 가르쳐 주시는 거예요? 데이트 미션 같은 것도 있다고 들었는데요.
▶ 장재숙 교수 / 동국대학교:
네, 미션 같은 것도 해요. 저희가 기본적으로는 50% 정도는 사랑, 연애, 이별에 대한 이론을 공부하고요. 실제 그런 과정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나가서 제가 미션을 주고 그걸 수행해 오라고 이야기를 하는데요. 예를 들면 같이 쇼핑을 하다가 어떤 남녀 차이가 있는지, 그런 것들 경험해볼 수 있게 하고.
▷ 한수진/사회자:
쇼핑을 하는데 남자는 어떻고, 여자는 어떻고.
▶ 장재숙 교수 / 동국대학교:
네, 그런 이야기들이 실제 많이 돌아다니잖아요. 정말 그런지 경험해봐라, 라는 이야기하고 흔히는 남학생들이 여학생을 보통 집까지 많이 데려다주는 그런 행동을 많이 하는데 입장을 바꾸어놓고 여학생이 남학생을 데려다주게 하는 거죠. 그래서 내가 그 전에는 여자여서 몰랐던, 남자로서 연인에 대한 입장을 이해하는, 혹은 반대로 해보고요.
▷ 한수진/사회자:
재미있는 에피소드들 많을 것 같은데요?
▶ 장재숙 교수 / 동국대학교:
다양한 에피소드들도 굉장히 많아요. 저희 수업에 보면 지금도 제가 너무 기억에 남는 것은, 연인이었는데요. 서로에게 말을 안 하고 저희 수업을 몰래 신청을 한 거예요. 개강하고 나서 얼굴을 본 거죠. 그래서 정말 웃을 수도 없고 인상을 쓸 수밖에 없었던 적이 있어요.
▷ 한수진/사회자:
무슨 속마음이, 딴 마음이 있었던 것 아냐? 하고, (웃음)딴 사람 사귀고 싶었나?
▶ 장재숙 교수 / 동국대학교:
네, 무슨 마음이지? 하는 상황이 있었는데 다행히도 이 친구들이, ‘사실은 내가 너를 위해서 이 수업을 신청했다.’ 이렇게 마무리를 급하게 하면서.
▷ 한수진/사회자:
(웃음)급하게, 순발력 있게 잘 대처를 했군요.
▶ 장재숙 교수 / 동국대학교:
(웃음)네, 그래서 분위기는 좋았던 것 같아요.
▷ 한수진/사회자:
강의 듣다가 실제 커플도 많이 생기겠어요?
▶ 장재숙 교수 / 동국대학교:
네, 정말 생각보다는 많이 생기는 것 같고요. 그만큼 눈에서 가까이 자주 보이다보니까, “아 정말 정이 들어가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제 저희 수업에서 20호 커플이 나오는 게 머지않을 것 같고요.
실제 저희 수업에서 파트너로 만나서 지금 결혼 준비를 하는 커플도 있거든요. 그래서 저희 수업이 아, 이게 강의실에서만 단순히 정말 짝인 척 하고 연극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 실제 마음을 점점 쌓아가면서 결혼까지도 연결될 수 있는 그런 공간이 되겠구나, 라는 생각에 보람을 느끼죠.
▷ 한수진/사회자:
이 친구들은 아주 이론서부터 탄탄해가지고 말이죠, 결혼생활도 잘 하겠어요(웃음).
▶ 장재숙 교수 / 동국대학교:
(웃음)그렇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강의 시작하신지가 얼마나 된 거죠?
▶ 장재숙 교수 / 동국대학교:
제가 <결혼과 가족>이라는 수업을 한 거는 올해로 7년째이고요. 오래 되었죠.
지금 한 17~18호 정도 나왔고요. 조금 있으면 20호 커플도 나올 수 있을 것 같아요.
▷ 한수진/사회자:
그게 또 보이시는 군요, 조짐이. 그런데 잘 되었을 경우는 좋겠지만 잘 안 되었을 경우엔 사실 같이 수업 받는 것도 힘든 그런 부작용도 있겠어요.
▶ 장재숙 교수 / 동국대학교:
아 그럼요. 그래도 다행히도 수업 중에 헤어지는 커플은 없어서 다행이었는데요. 종강하고 나서 조금 있다가 헤어졌다고 연락 주는 친구들도 제법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요즘 젊은이들 ‘삼포세대’라고 하잖아요, 연애, 결혼, 출산 포기했다고. 어떤 이야기 해주고 싶으세요.
▶ 장재숙 교수 / 동국대학교:
저희 친구들에게 사실, 취업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만큼 짝을 찾는 노력도 해야 한다고 이야기 합니다, 힘든 건 알지만. 왜냐하면 행복한 삶을 위해서는 좋은 직업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도 함께할 수 있는 좋은 사람이 더 필요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거든요.
▷ 한수진/사회자:
네, 맞아요. 함께할 수 있는 좋은 사람 정말 필요합니다.
▶ 장재숙 교수 / 동국대학교:
네, 정말 필요하죠, 가장 기본인 것 같아요.
▷ 한수진/사회자: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동국대학교 장재숙 교수 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