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회·시위가 당초 신고된 취지와 달리 진행돼 경찰이 해산명령을 했지만 이에 따르지 않은 것만으로 집회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습니다.
대법원 3부는 2011년 희망버스 시위에 참가해 경찰의 해산명령을 따르지 않은 혐의로 기소된 29살 민 모 씨 상고심에서 벌금 5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부로 돌려보냈습니다.
당시 시위는 2011년 8월 27일 오후 10시부터 3시간 동안 2500명이 참여한 가운데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 도로에서 벌어졌습니다.
1·2심은 차로를 점거하고 도로 행진을 한다는 이유로 경찰이 3차례 해산명령을 했는데도 시위 참가자들이 불응한 점 등을 들어 유죄를 인정했습니다.
대법원은 그러나 경찰이 해산명령을 할 때에는 구체적으로 사유를 고지해야 하는데, 구체적인 사유를 고지하지 않았거나 정당하지 않은 사유를 고지한 경우에는 명령에 따르지 않았더라도 집시법 위반이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재판부는 집회·시위 진행 과정에서 신고한 목적과 방법 등의 범위를 넘어섰다고 하더라도 그것만으로 그 집회·시위가 신고 없이 개최된 것으로 볼 수는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재판부는 또 임씨의 교통방해 혐의에 대해서도 곧바로 교통방해죄가 성립한다고 할 수는 없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