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에 이어 봄까지 날씨가 지난 몇 년과 비교하면 많이 달라졌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지난해는 겨우내 혹독한 한파가 이어지고 봄에도 쌀쌀한 바람이 불어 어깨를 많이 움츠리게 했죠. 올해는 겨울도 그렇고 봄도 그렇고 기온이 높아서 한결 여유가 생겼다는 것입니다.
겨울철 한파가 봄철의 추위로 이어진 경우는 2010년대에 줄곧 나타난 것이어서 최근 달라진 날씨에 관심이 가는데요. 겨울철과 봄철의 낮은 기온이 한 여름 기록적인 폭염으로 이어지기 일쑤여서 올해는 조금 덜 덥지 않겠나 하는 막연한 기대감을 가질 수 있어섭니다. 이런 기대감을 실제 날씨 상황과 연결해 보겠습니다.
우선 우리의 느낌이 맞는지 알아보기 위해서 지난 10년 동안 3월 25일 오전 9시 날씨 상황을 비교하기로 했습니다. 물론 단 하루의 날씨로 전체 계절을 평가할 수는 없지만 전체적인 날씨의 흐름을 짚어 보는 데는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그랬더니 어느 정도 예상했던 결과가 나왔습니다.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서울의 최저기온은 0도 안팎을 기록하면서 무척 쌀쌀했습니다. 2012년을 제외하면 모두 영하권이었는데요. 하지만 올해는 아침 최저기온이 무려 11.9도를 기록했습니다.
조금 더 자세하게 살펴볼까요? 2006년부터 2008년까지 3년 동안은 기온이 평년보다 높았는데 2006년과 2007년이 영상 4.4도, 2008년은 영상 3도였습니다. 그러다가 2009년 이후에 계속 0도 안팎을 기록하면서 쌀쌀한 봄날씨가 이어진 것인데요. 그 흐름이 5년만인 올해 기온이 영상 10도를 넘어서면서 깨진 것입니다.
단 하루의 날씨로 평가한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문제가 많아 이번에는 조금 더 통계적으로 유용한 3월의 평균기온을 비교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랬더니 비슷한 결과를 얻었는데요. 2010년부터 4년 연속으로 평년값을 밑돌던 기온이 올해 평년값을 넘어섰다는 점이 두드러집니다.
3월의 평균기온 평년값은 5.7도입니다. 그런데 2010년은 4.3도, 2011년은 3.6도로 평년보다 많이 쌀쌀했고 2012년과 2013년 3월은 기온이 조금 오르긴 했지만 그래도 5.1도를 기록해 평년보다 낮았습니다. 그러던 것이 올 3월은 5.8도로 평년수준을 웃돈 것이죠.
물론 아직 3월이 더 남아 있지만 당분간 기온이 평년수준을 웃돌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서 평균기온은 더 올라갈 가능성이 더 큽니다. 2010년 전에는 2007년부터 2009년까지 3년 연속으로 3월의 평균기온이 평년보다 높았습니다.
그러면 포근한 봄이 과연 시원한 여름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역시 지난 10년 동안의 3월 평균기온과 여름철 평균기온을 비교했는데요. 3월의 추위와 여름철 폭염의 관계가 딱 떨어지지는 않지만 3월이 포근하면 여름철은 상대적으로 조금 덜 더웠던 해가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3월이 유난히 포근했던 2008년과 2009년의 경우는 상대적으로 시원한 여름의 특징이 두드러진 해였습니다.
물론 3월의 평균기온과 여름철 평균기온의 상관관계는 통계학적으로 딱 떨어지지는 않습니다. 그러니까 3월의 기온이 높다고 해서 여름철 폭염이 심하지 않다고 단언하기 어렵다는 것이죠. 기상청도 지난 2월 말에 내 놓은 장기전망에서 올 여름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하지만 3월의 평균기온이 높아 올 여름 폭염이 덜할 것이라는 엉뚱한 전망을 포기하지 않는 이유는 최근 몇 년 동안 이어진 폭염의 정도가 너무 심했고 따라서 올 여름에는 좀 덜 더웠으면 하는 기대를 버릴 수 없기 때문입니다. 올 겨울과 봄에 나타나는 포근한 날씨가 시원한 여름으로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 간절합니다. 그래야 서민들이 살 수 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