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첩사건 증거조작 의혹과 관련해 조사를 받은 국가정보원 권모(51) 과장이 지난 22일 자살을 기도한 사실이 알려지자 검찰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수사로 공식 전환한지 보름 남짓 국정원 협조자 김모(61)씨에 이어 권 과장까지 조사 직후 자살을 기도하는 일이 벌어져 수사팀 전체가 황망해하는 분위기다.
24일 검찰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진상조사팀을 이끄는 윤갑근 대검찰청 강력부장(검사장)은 이날 이른 시각 출근한 직후 대검에 건너가 권 과장의 자살기도와 관련한 상황을 보고하는 등 분주하게 움직였다.
진상조사팀은 이날 오전 기자단에 "수사과정에서는 전혀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별도로 설명하는 자리는 없을 것이라고 공지했다가 오후 들어 티타임 형식으로 간담회를 갖자고 입장을 바꿨다.
이날 오후 3시 침통한 표정으로 티타임에 참석한 윤 검사장은 이례적으로 검찰 입장을 미리 정리해 둔 서면을 꺼내 읽었다.
윤 검사장은 "검찰은 수사 도중 국정원 직원의 자살기도 사태가 발생한 것에 대해 참으로 안타까운 심정이며 빠른 쾌유를 기원한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소식을 접하고 너무 당황스럽고 참담한 마음을 금할 수 없어 밤잠도 제대로 자지 못할 지경이었고 다른 수사팀원들도 저와 같은 심정"이라고 털어놨다.
이어 "자세한 경위를 떠나 수사팀은 그동안의 수사 과정을 겸허한 마음으로 다시 점검하고 향후 치밀하고 적정한 수사계획과 대책을 세워 조속히 실체적 진실을 밝혀 빠른 시일내에 수사를 종결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윤 검사장은 "조사과정을 상세히 설명하고 시비를 가리는 것은 권모 과장에 대한 도리가 아닐 뿐더러 불필요한 논란을 야기할 수 있어 말을 아끼고자 한다"면서도 "수사팀은 법에 정해진 절차를 준수하고 당사자의 권리를 보장하고자 최대한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권 과장이 세 차례 소환돼 조사를 받을 때마다 변호인도 입회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윤 검사장의 발언에는 수사 대상이 된 국정원 대공수사요원들에 대한 조심스러운 입장 표명도 포함됐다.
윤 검사장은 "(국정원) 대공수사요원들이 위험하고 어려운 환경 속에서 임무를 다하고자 하는 헌신과 희생을 높이 평가하고 존중한다. 이를 과소평가하거나 훼손할 생각이 추호도 없다"고 말했다.
이번 일로 수사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아예 아무 일도 없었던 것과는 차이가 있지 않겠나"라고 반문하면서 "수사는 수사 논리대로 가고 수사방식은 다시 점검해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일 것"이라고 답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