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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올봄 한반도에 슈퍼황사 온다는데…" 가능성은?

먼 미래의 가능성에 대한 전망이 아니라 가까운 미래에 대한 예측은 충분한 근거 있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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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황사 올까?

올봄 첫 황사가 발생했다. 지난 16일과 17일 내몽골과 고비사막에서 발원한 황사가 18일 한반도를 통과했다. 황사가 통과하는 동안 서울의 미세먼지 농도는 최고 308㎍/㎥, 충북 청원은 559㎍/㎥까지 올라갔다. 2013년 서울의 연평균 미세먼지 농도가 45㎍/㎥인 점을 고려하면 먼지 농도가 평상시보다 최고 7배, 10배까지 높아진 것이다.

올봄에 한반도에 슈퍼황사가 올 것인가? 지난 14일 한 경제신문은 <3월 말 한반도 ‘슈퍼황사’ 온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가 나간 뒤 다른 여러 언론에서도 슈퍼황사가 온다는 보도가 잇따랐다. 슈퍼황사는 어느 정도 강한 황사를 말하는 것일까? 언론에 자주 등장하는 것과는 달리 기상학적으로 슈퍼황사라는 말은 널리 통용되는 용어가 아니다. 당연히 기준도 없다. 다만 일부 학자들 사이에서는 슈퍼황사(SAD ; Super Asian Dust)라는 말을 쓰고 있다.

지난 2010년 3월 20일 황사가 발생했을 때 국내 곳곳의 미세먼지 농도는 2,000㎍/㎥을 넘어섰다. 흑산도에서는 1시간 평균 미세먼지 농도가 2,712㎍/㎥치솟았다(순간적으로는 2847㎍/㎥까지 올라갔다). 평상시보다 먼지가 60배나 늘어난 것으로 국내에서 황사 미세먼지에 대해 계기관측을 시작한 이후 관측사상 가장 강한 황사로 기록됐다. 당일 대구와 진주, 부산 구덕산, 울릉도, 영덕 관측소에서도 2,000㎍/㎥가 넘는 미세먼지가 관측됐다. 당시 황사 발원지에서의 미세먼지 농도는 내몽골 쥬리허 최고 9,046 ㎍/㎥, 우라터중치 최고 9,284 ㎍/㎥, 황토고원 둥성은 최고 8,014 ㎍/㎥지 올라갔다. 중국 한 학자는 2010년 3월의 이 황사를 슈퍼황사라고 불렀다.

우리나라 황사 특보 기준은 주의보의 경우 황사로 인해 1시간 평균 미세먼지(PM10) 농도가 400㎍/㎥ 이상이 2시간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발령되고, 농도가 800㎍/㎥ 이상이 2시간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는 경보가 발령된다. 명확한 기준은 없지만 특보 기준을 고려할 때 슈퍼황사는 한반도에서의 미세먼지 농도가 적어도 경보 기준을 크게 넘어서 수천㎍/㎥까지 올라가는 황사를 뜻하지 않을까 추정한다.

그렇다면 어느 경우에 한반도에 슈퍼황사가 나타날 수 있을 것인가? 강한 황사가 한반도로 들어오기 위해서는 적어도 다음 3가지 조건이 동시에 맞아 떨어져야 가능성이 커진다.

   우선 첫 번째 조건은 황사 발원지가 충분히 건조해야 한다.

 두 번째 조건은 황사발원지에 강한 저기압이 통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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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한 저기압이 통과해야 땅에 있던 흙먼지를 공기 중으로 끌어 올린다.

 세 번째 조건은 발원한 황사를 한반도로 실어 나르는 바람이 있어야 한다.

올봄은 위 세 가지 조건을 얼마나 충족하고 있는 것일까?

우선 지난 2월까지 황사발원지인 내몽골과 고비사막에는 평년보다 눈이 적게 내렸다. 지난 겨울 발원지의 월평균 강수량은 평년 수준인 10mm에 크게 못 미쳤다. 강수량이 없거나 수mm에 그친 곳도 많다. 평균적으로 평년 강수량의 절반이하고 일부지역은 평년의 1/4도 안 되는 강수량이 기록됐다. 월평균 강수량이 10mm도 안 되는 건조(사막)한 지역이지만 올해는 강수량이 적어 더 건조해진 것이다. 일단 슈퍼황사가 만들어지기 위한 첫 번째 조건을 만족하는 면이 있다고 볼 수 있다.

두 번째는 건조해진 발원지에 황사먼지를 공기 중으로 끌어 올릴 수 있는 강한 저기압이 통과할 것인가 하는 문제다. 현재로서는 올봄에 강한 저기압이 발원지를 얼마나 많이 통과할지 정확히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 신의 영역이다. 다만 평균적인 상태가 어떨지 계절 예측 자료에서 일부 추정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기상청은 월간 예보 기초 자료에서 올 3월에는 내몽골과 몽골 남동부의 월평균 500헥토파스칼 고도(geopotential height)가 평년보다 조금 낮을 것으로 보고 있다. 내몽골과 몽골 남동부에는 저기압이 평년보다 자주 또는 강하게 만들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또 다른 황사 발원지인 고비사막의 500헥토파스칼 고도는 평년과 비슷할 것으로 기상청은 예측하고 있다. 예측대로라면 고비사막에는 평년과 비슷한 정도의 저기압이 통과한다는 뜻이다. 4월에는 몽골과 고비사막 모두 평년과 비슷한 고도가 예상된다. 발원지에 평년과 비슷한 정도의 저기압이 통과할 수 있다는 뜻이다. 슈퍼황사가 발생할 수 있는 두 번째 조건은 잘 갖췄다고 주장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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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사 캡쳐_539

마지막으로 중요한 것은 발원지에서 황사가 발원했을 때 먼지를 한반도로 실어 나르는 바람이 불 것이냐 하는 것이다. 하지만 황사가 발원했을 때 때맞춰 한반도를 먼지를 실어 나르는 바람이 불 것인지를 정확하게 알기 또한 쉽지 않다. 이 역시 신의 영역이다. 다만 월평균 바람(wind field) 예측 자료로 일부 추정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기상청은 3월에는 황사 발원지에서의 바람은 평년보다 북풍계열이 강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발원지에서 황사가 발원할 경우 평년에 비해 황사가 중국 대륙 남쪽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4월 발원지 바람은 평년보다 서풍이나 남서풍 계열이 강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4월에는 황사가 발원할 경우 발원지의 동쪽인 만주나 만주 북쪽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뜻이다. 결국 바람 예측대로라면 올봄 3월과 4월 황사 발원지에서의 바람은 황사를 한반도로 실어 나르는 바람이 다른 해보다 강하다고 주장하기 어렵다.

올봄 한반도에 슈퍼황사가 찾아올 것인가? 아니면 오지 않을 것인가? 발원지가 평년보다 건조하다고 슈퍼황사가 올 것이라고 주장할 수 있을까, 그것도 3월 말에 온다고 주장할 수 있을까? 발원지를 통과하는 저기압이 평년보다 강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거나 황사를 한반도로 실어 나를 바람이 평년보다 약하거나 한반도가 아닌 중국 남부나 만주를 향하는 바람이 평년보다 강할 가능성이 있다고 해서 슈퍼황사 절대 오지 않는 다고 주장할 수 있을까? 울트라슈퍼 저기압이 발원지에서 황사먼지를 일으켜 한반도로 직접 실어올 가능성은 없을까? 어느 경우든 가능성은 ‘zero'가 아닌 만큼 혹시라도 올지 모르니 일단 슈퍼황사가 온다고 주장하면 안 온다고 했다가 오는 경우 보다는 낫지 않을까?

2010년 발원지에서 슈퍼황사가 발생했을 때 한반도에는 관측사상 최악의 황사가 몰아쳤다. 하지만 2012년 발원지에서 슈퍼황사가 발생했을 때 한반도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었다. 2012년 봄철에는 황사가 단 한 차례도 한반도를 찾아오지 않았다.

올봄 슈퍼황사가 온다? 안 온다? 어느 한 면만 보고 쉽게 단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여러 가지 조건이 맞아야 슈퍼황사가 한반도로 온다. 아무리 황사 발원지가 건조해도 강한 저기압이 발원지를 통과하지 않거나, 심지어 발원지에서 슈퍼황사가 발생해도 바람이 한반도로 불어오지 않으면 황사는 한반도로 오지 않는다. 여름 태풍 철이 되면 늘 나오는 말이 있다. 슈퍼태풍이 온다는 것이다. 슈퍼황사, 100년 내에 아니 10년 내에, 아니 당장 3월말에 한반도를 찾아올 지도 모른다. 하지만 막연한 먼 미래의 가능성에 대한 전망이 아니라 지금 당장이나 오늘, 내일, 또는 이번 주나 다음 주(3월 말)처럼 가까운 미래에 슈퍼황사가 온다고 주장할 때는 가까운 만큼 충분한 근거가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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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영인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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