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림 자치공화국의 러시아 귀속을 묻는 주민투표에서 96% 이상이 귀속을 찬성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에 따라 크림 사태가 역내 '분리요구' 확산의 도화선이 될지 주목됩니다.
크림 주민투표일이었던 현지시간 어제 우크라이나 동부도시 하리코프와 도네츠크, 남부도시 오데사에서는 대규모 친러시아 집회가 일제히 열렸습니다.
각 도시마다 수천 명이 모여 "크림! 러시아"를 연호하며 크림의 주민투표를 지지했습니다.
친러시아 세력이 주류를 형성한 이들 도시에서는 빅토르 야누코비치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실각한 이후 친서방 세력이 중앙정부를 장악한 시점부터 반발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는 전통적으로 동부는 공산주의자와 친러시아계로, 서부는 민족주의자와 친우크라이나계로 나뉘어 이념적으로나 민족적으로나 오랜 기간 대립해왔습니다.
1991년 옛소련에서 독립 후 우크라이나어가 공식언어로 채택됐지만 지금까지 동부에서는 주민의 70%가 러시아어를 사용할 정돕니다.
서부에서는 10% 미만만 러시아어를 씁니다.
특히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계가 가장 많이 사는 크림은 극렬히 반발했습니다.
크림은 주민의 60% 이상이 러시아계입니다.
이 때문에 크림의 러시아 귀속 여부는 우크라이나 내에서 친러 세력의 분리주의 움직임이 잇따를지를 결정할 가늠쇠로 주목됩니다.
중요한 것은 러시아의 의집니다.
지난 15일 동부도시 하리코프에서 친러 세력과 반러 세력 사이에 총격전이 벌어져 2명이 사망하고 5명이 부상했습니다.
이에 앞서 도네츠크에서도 양측간 충돌로 1명이 숨지는 등 사상자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러시아 외교부는 첫 사망자가 나온 13일 성명을 통해 동포를 보호할 권리가 있다며 사태에 개입할 뜻을 비췄습니다.
덧붙여 우크라이나 과도정부에 현지 무장세력을 무장해제시키고 주민들의 안전을 보장하라고 촉구했지만, 과도정부가 상황을 통제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 드러났다고 비난했습니다.
잇따른 유혈충돌 원인을 무장한 반러 시위대 탓으로 돌리며 사태에 개입하려는 러시아의 정치적 포석으로 풀이됩니다.
크림이 결국 투표결과 대로 러시아에 병합될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습니다.
주민투표의 합법성을 놓고 우크라이나 중앙정부와 서방 대 러시아의 신경전이 뜨거운 탓입니다.
하지만 크림의 민심이 확인된 만큼 러시아가 또다시 움직인다면 우크라 내 주요 친러 지역에서도 분리요구가 거세질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