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북부지역을 꽁꽁 얼어붙게 한 기록적 한파의 영향으로 오대호 표면 대부분이 얼음으로 뒤덮이면서 수중 조류(물새)가 치명적 영향을 입었다.
12일(현지시간) 시카고 언론 보도에 따르면 시카고의 유명 자연사박물관 '필드뮤지엄'의 조류학자들이 지난 이틀간 미시간호변에서 물새 사체 수거작업을 벌였다.
이들은 "박물관 인근 호변에서만 붉은가슴 비오리와 흰날개 검둥오리 등 물새 30마리 사체를 수거했다"며 "모두 영양실조 상태였다"고 밝혔다.
호수 표면 90% 이상이 얼음으로 뒤덮여 물속 물고기나 연체동물을 잡아먹을 수 없게 된 것이 물새 떼죽음의 주원인이다.
필드뮤지엄 조류학자 더글러스 스토츠는 "미시간호수 남서부인 시카고 인근에는 매년 겨울 알래스카와 캐나다에서 날아온 수만마리의 겨울 철새들이 서식한다"고 말했다.
조류학자들은 이 지역에서 떼죽음을 당한 물새가 수백마리에 이를 것이라고 추정했다.
일리노이 조류학회 밥 피셔는 "대개의 경우 철새들은 주어진 환경에 잘 적응한다"며 "하지만 이번 겨울은 강추위가 오래 지속되면서 얼어붙은 면적이 워낙 방대해 물새들이 물 밑의 먹이를 찾기가 극히 어려웠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시간주 앤아버 소재 오대호 환경연구소는 지난 6일 기준 오대호 전체 표면의 92.2%가 얼어붙은 상태라며 1979년 94.76% 이후 35년 만의 기록이라고 전했다.
특히 미시간호수는 지난 8일 현재 표면의 93.29%가 얼어 있는 상태다.
조류전문가 윌리엄 뮬러는 "금주 말부터 날씨가 풀리면서 미시간호수의 얼음도 빠른 속도로 녹겠지만 지금 기아 상태에 있는 많은 새는 그대로 죽어갈 것"이라며 "또 일부는 체력을 회복하겠지만 일부는 다시 북쪽으로 이동할 수 없을 만큼 약해진 상태"라고 부연했다.
(시카고=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