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으로 출장 온 '바다와 경제 국회포럼'(이하 바다포럼) 소속 국회의원들의 일정에 '의원 외교' 행사가 하나도 없던 것으로 드러나 빈축을 사고 있다.
6일 새누리당 박상은 의원실과 현지 외교 소식통 등에 따르면 박상은·김무성·이채익·김성찬·김한표·함진규 등 바다포럼 소속 의원 6명은 지난 3∼6일 아랍에미리트(UAE)를 포함한 중동 순방에 나섰다.
3일 밤 UAE 두바이에 도착한 의원들은 4일 알아인의 아크부대 방문, 5일 오만 살랄라 항구의 청해부대 방문 등의 일정을 소화하고서 이날 하루 두바이에서 시내 관광 등으로 시간을 보낸 뒤 밤 항공편으로 귀국길에 올랐다.
UAE와 오만에 머무르는 3박4일간 2개의 해외 파병부대 위문과 문화탐방 일정만 소화했을 뿐 방문국 고위 인사 면담을 비롯한 의원 외교는 전혀 안 한 셈이다.
이에 행정부가 외교를 전담하던 과거와 달리 국회의 대외적인 역할이 더욱 중요해진 상황에서 '의원 외교' 일정이 전혀 없었던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중동 지역의 문화적 특성상 의원이나 정부 인사 등 고위 인사 교류는 현지에 진출한 우리 기업이나 국민의 활동에 큰 도움이 된다는 게 교민들의 전언이다.
두바이에 주재하는 우리 기업의 한 관계자가 "의원들이 출장 중 하루 정도 관광하는 것까지 비판하고 싶지는 않다"면서도 "일정 가운데 의원 외교 일정이 전혀 없다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된다.
아울러 바다포럼 일행에 한국선주협회 임직원 2명이 포함된 가운데 의원들이 숙박비와 교통비 등을 협찬 받은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방문단이 두바이에서 2박한 호텔은 이 시기에 가장 값싼 방이 1천255디르함(약 35만원)에 달하는 최고급 5성 호텔 가운데 하나다.
의원들을 수행한 합동참모본부 관계자 2명은 의원들이 머무르는 호텔 숙박료가 너무 비싸 애초 다른 숙소를 알아보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현지 공관의 한 소식통은 "이번 출장에 오기로 한 의원 8명 가운데 2명이 갑자기 못 오게 됐다"면서 "그 덕분에 합참 관계자 2명이 한국선주협회가 잡아 놓은 방을 이용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협찬이 사실이라면 이는 이익단체의 과도한 지원을 받게 되는 셈이어서 국회의원의 청렴의 의무와 배치될 수 있다.
의원들을 수행한 의원 보좌관은 이에 대해 "숙박비나 교통비 가운데 기본적인 부분은 우리가 지불하고 이를 넘어서는 부분은 (한국선주)협회 측의 도움을 받았다"면서 "국회와 협회가 함께 지불한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해명했다.
다만 익명을 요구한 서울의 한 법조인은 "국회의원이 공식 출장에서 이익단체의 지원을 받는다면 '직무와 관련해 직접 또는 간접을 불문하고 사례·증여 또는 향응을 받을 수 없다'는 헌법상 청렴의 의무 위반에 해당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두바이=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