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독자신당의 꿈을 접고 민주당과 '제3지대 신당'을 창당키로 하면서 지난 대선 당시 '불완전한 단일화' 이후 관계회복을 이루지 못한 문 의원과 안 의원이 '어색한 동거'를 하게 됐습니다.
문 의원이 지난 연말 차기 대선 재도전 의사를 시사했고, 안 의원의 최종 시선도 2017년을 향해있는 만큼, 두 사람간 '라이벌 경쟁' 제2라운드의 막이 오르게 된 것입니다.
두 사람은 지난 대선 후 단 한차례도 별도의 만남을 갖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이번 신당 합의가 그동안 친노와 대척점에 서온 김한길 대표와 안 의원의 합작품이라는 점에서 '김한길+민주당내 비노 +안철수세력'을 한축으로 하고, 문 의원을 정점으로 하는 '친노+구주류'의 또 다른 축이 긴장관계에 들어가면서 야권의 리더십 확보를 둘러싼 경쟁이 조기 점화할 조짐입니다.
두 사람의 차기경쟁이 조기 가시화할 경우 전체적인 야권의 차기 대선 시계도 빨라질 공산이 커졌습니다.
문 의원을 비롯해 민주당의 최대 세력이었던 친노 진영은 안 의원의 '합류'로 일단 전체 파이는 줄어들게 된 상황입니다.
현재로선 당분간 김 대표와 안 의원이 신당 창당 이니셔티브를 쥐고 정국을 주도해 갈 가능성이 큰 만큼, 일정부분 입지 위축이 불가피하다는 전망도 일각에서 나옵니다.
문 의원이 양측 통합에 환영 입장을 공개 표명하긴 했지만 친노 진영의 속내는 복잡할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문 의원과 안희정 충남지사 등 '인물'을 내세우는 한편으로 여전히 탄탄한 바닥세를 토대로 당내 주도권을 탈환하겠다는 계획에 자칫 차질이 빚어질 수 있어서입니다.
그러나 친노 진영의 향후 당내 위상은 '호랑이굴'로 들어온 안 의원이 신당 내에서 지지기반을 구축, 존재감과 구심력을 어느 정도 입증해느냐에 달려 있다는 분석도 적지 않습니다.
이 과정에서 문 의원과 안 의원을 양대 축으로 당내 의원들간 분화가 가속화될 공산도 꽤 있어 보입니다.
당장 양측의 주도권 경쟁의 향배는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 결과가 분수령이 될 전망입니다.
다만 지방선거 전 당내 분란 요소를 막기 위해 3월말로 예정된 신당창당 전대에서는 '김한길+안철수' 공동체제를 추인할 가능성이 커 양측이 본격적으로 맞붙는 '진검승부'는 지방선거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이 큰 상황입니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경우 '동지적 관계'를 맺어온 안 의원이 제3지대 신당에 합류함에 따라 재선 고지의 목전에서 안 의원측 독자후보와의 '야권내 경쟁'을 피하게 됐다는 측면에서 '최대 수혜자'라는 시선도 있습니다.
다만 경우에 따라 2017년 대선의 길목에서 '경쟁자'로 안 의원을 맞닥뜨릴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없다는 관측도 제기됩니다.
지난해 9월말 독일에서 귀국한 뒤 재기를 엿보던 손학규 상임고문으로선 예상외로 조기에 급물살을 탄 야권 통합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역할의 공간이 적어졌다는 분석이 일각에서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손 고문은 그동안 안 의원측에도 우호적 태도를 취하며 야권 통합의 역할론을 모색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손 고문이 지난 대선 경선 과정에서 친노 진영과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사이인만큼, 결국 안 의원 등 비노 진영과 제휴하며 활로 모색을 시도하지 않겠느냐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