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선은 돼지로 치면 60㎏, 재선은 80㎏이고, 3선이 딱 먹기 좋고 맛이 좋은 100㎏입니다. 4·5선은 비계가 껴서 맛이 없습니다. 잠만 자고…"
지난 2012년 19대 총선 당시 3선에 도전한 A씨는 예비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과거 자신의 지역구에서 5선 의원을 지낸 경쟁자 B씨를 겨냥한 발언이었습니다.
A씨는 B씨의 고등학교·대학교 후배였습니다.
한 때 B씨의 보좌관으로 일한 경력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치열한 선거전에 선후배는 없었습니다.
"때만 되면 마지막이다, 마지막이다 하면서 사기치고 거짓말하고. 그러면서 아직도 정신 못차려서 또다시 국회의원 하려는 후배 짓밟으러 나온 그런 후보 아닙니까, 여러분"
A씨의 발언은 수위가 높았습니다.
그는 공개 유세에서 B씨를 `구악의 대명사'라 지칭하며 거듭 비판했습니다.
결국 A씨는 지난 총선에서 B씨를 누르고 3선에 성공했습니다.
A씨의 극적인 역전승이었습니다.
득표율 차이는 5%포인트 미만이었습니다.
그러자 B씨가 후배인 A씨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습니다.
B씨는 A씨가 자신을 모욕했고 허위 사실을 적시해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하며 1억여원을 청구했습니다.
B씨는 지지율 역전으로 낙선한 이유가 A씨의 발언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현직 의원인 A씨 손을 들어줬습니다.
재판부는 "A씨의 발언은 B씨의 평가를 저하시키려는 사적 이익 못지않게 유권자들에게 각 후보자의 자질 등을 알리려는 공공의 이익도 상당한 동기가 됐다고 볼 수 있다"고 판시했습니다.
재판부는 "A씨가 일부 발언에서 허위 사실을 적시했다 하더라도 B씨의 사회적 평가가 저하됐다고 볼 수 없다"며 "건전한 사회 통념에 비춰 사회 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표현"이라고 덧붙였습니다.
(SBS 뉴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