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수진/사회자:
부산 외국어 대학교에서는 오늘 리조트 붕괴 사고로 숨진 학생들의 합동 영결식이 치러집니다. 청운의 꿈을 품고 대학생활을 그리던 우리 젊은 학생들, 새 봄을 앞두고 대학 생활의 첫발을 내딛는 신입생 환영회가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마지막 길이 되고 말았습니다. 이런 인재형 참사들이 잊을만하면 다시 터질 때마다 사회 일원으로서 우리는 참 황망한 마음 금할 수 없는데요. 이 시간 청취자 여러분과 함께 합동영결식이 열리는 부산외국어 대학으로 잠시 가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사고로 사랑하는 제자 셋을 하늘나라로 보내게 된 부산외대 미얀마어학과 김성원 교수 전화 연결되어 있습니다. 교수님, 나와 계시죠.
▶ 김성원 부산외대 미얀마어학과 학과장:
네.
▷ 한수진/사회자:
예, 지금 교수님께서는 미얀마어학과 학과장을 맡고 계신다고요.
▶ 김성원 부산외대 미얀마어학과 학과장:
예, 제가 한 2년 전부터 지금 학과장을 하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네, 근데 참 안타깝게도 이번 사고로 숨진 학생 9명 중에서 미얀마어과 학생들이 적지 않았다면서요.
▶ 김성원 부산외대 미얀마어학과 학과장:
네, 저희 학과가 3명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3명이나 희생이 됐다, 참 어떻게 위로의 말씀을 드려야 될지 모르겠는데요. 아, 그럼 이 3명 가운데 신입생은 몇 명이었습니까.
▶ 김성원 부산외대 미얀마어학과 학과장:
3명 중에 신입생이 2명이었고요, 나머지 한 명이 우리 과 학생장이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 학생장이 바로 양성호 군이었군요.
▶ 김성원 부산외대 미얀마어학과 학과장:
네, 네. 양성호 군이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교수님께서도 양성호 군을 잘 알고 계셨겠네요.
▶ 김성원 부산외대 미얀마어학과 학과장:
신입생일 때부터 양성호 군이 우리 학년 대표도 했고, 리더십도 뛰어나고 좀 그런 면을 많이 보여줬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음, 그래요. 양성호 군 뭐 다들 알고 계시겠지만 아름다운 희생에 대한 소식이 보도를 통해서 널리 알려졌습니다. 위험한 사고 현장을 무사히 빠져나갔다가 후배들 구조하기 위해서 다시 붕괴 현장을 찾았다는 거죠.
▶ 김성원 부산외대 미얀마어학과 학과장:
네, 그렇습니다. 건물이 무너지면서 그 우리 양성호 군도 다른 학생들하고 같이 탈출을 했었죠. 근데 탈출을 해서 나오는 그 순간 거의 반사적으로 다시 사고 현장 쪽으로 몸을 돌렸답니다. 그래서 안쪽에 후배들이 많이 있었으니까요. 그리고 들어가고 난 뒤에 다시 발견이 되지 않았던 겁니다. 그 때 같이 있던 학생들하고 바깥쪽으로 피해 나왔으면 그냥 그대로 있었으면 살았을 텐데 아마 성호 학생이 원래부터 후배들 잘 챙기고 하는 게 몸에 좀 밴 학생이라서 그 순간에도 그런 행동이 나왔던 게 아닌가 하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음, 그래요. 그 무너져 내리는 건물 속에 있던 후배들을 외면할 수가 없었던 거예요.
▶ 김성원 부산외대 미얀마어학과 학과장:
그렇죠.
▷ 한수진/사회자:
예, 지금 뭐 양성호 군이 원래 의협심도 강하고 후배들도 잘 챙기는 그런 친구였던 모양이에요.
▶ 김성원 부산외대 미얀마어학과 학과장:
그런 면을 잘 보였습니다. 학과 생활에 적극적이었고요. 아까도 얘기했지만 1학년 때부터 학년 대표도 했고 그 다음에 선후배들 사이에서도 늘 어떤 일을 좀 도울 수 있을까 하고 일했고 뭐 군대 휴학하거나 또 이번에 일반 휴학하고 복학을 했는데 그 휴학하는 과정에서도 학과 일에 자기가 도울 일이 있으면 바로 달려와서 적극적으로 자기 할 바를 하려고 했던 그런 학생이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렇군요. 후배들도 잘 챙기고 학과일도 잘 하고.. 지금 보면 학교 안팎에서 의사자로 지정하자 이런 움직임이 많이 일고 있는 모양인데요.
▶ 김성원 부산외대 미얀마어학과 학과장:
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저도 병원하고 빈소를 이렇게 왔다 갔다 하느라고 자세히는 못 들었는데요. TV를 통해서 알게 되었습니다. 참 고마운 일이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 부분에 대해서 제가 뭐 도울 일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도와드릴 생각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예, 혹시 교수님께서 성호 학생 부모님도 만나보셨습니까.
▶ 김성원 부산외대 미얀마어학과 학과장:
예, 경주 병원에서 그 날 사고 소식 듣고 바로 올라오셨죠. 그래서 병원에서 어머님이 너무 많이 우셔서 바로 말을 나누거나 할 그런 상황은 아니었습니다. 아버님도 그렇고 다른 가족들과는 잠깐 인사를 나누는 정도였습니다. 이전에 비해서 잘 있고 내일은 이제 뵙게 되는 거죠.
▷ 한수진/사회자:
음, 요즘은 또 매일 만나고 계시고요.
▶ 김성원 부산외대 미얀마어학과 학과장:
예, 뭐 처음에는 너무 많이 우시고 계셔가지고 뭐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는 말씀만 계속 하셨고요. 그리고 한 이틀 쯤 지나서 이제 그때부터는 진실로 받아들이시는 것 같았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어머니께서 제게 했던 말씀이 기억나는 게 성호라면 당연히 그렇게 했을 거라고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 한수진/사회자:
당연히 그렇게 할 아들이었다.
▶ 김성원 부산외대 미얀마어학과 학과장:
예, 그러면서 또 실제로 어머니께서 “제가 그렇게 키웠습니다,” 이렇게 말씀도 하셨습니다. 그래서 제가 그 말씀을 들으면서 성호가 부모님 영향을 참 많이 받았구나 하는 인상도 받았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예, 정말 훌륭하신 부모님이셨어요. 그 어머님도 원래 의용소방대원이었다고 들었는데요. 근데 어머니께서 그런 말씀도 하셨다 그래요. 평소에 성호 군에게 “남을 위해서 살아라,” 그렇기 늘 이야기를 했는데 이번 참사로 아들을 잃고 나서는 “내가 잘못 가르쳤다,” 뭐 이런 말씀을 하셨다고 하더라고요.
▶ 김성원 부산외대 미얀마어학과 학과장:
네, 동시에 저도 들었던 것 같아요.
▷ 한수진/사회자:
오죽하면 정말 그런 말씀을 하셨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요.
지금 또 양성호 군뿐만 아니라 다급했던 붕괴 현장에서 우리 학생들이 서로 위하고 돕고 격려하고 그러면서 희생을 줄인, 정말 감동적인 아름다운 일들이 많이 있었다는 그런 얘기가 전해지고 있는데요. 교수님도 좀 들으셨습니까.
▶ 김성원 부산외대 미얀마어학과 학과장:
뭐 경황이 없는 상황에서 선배들이 성호처럼 구조 현장에서 한 명이라도 더 구해보려고 뭐 이렇게 왔다 갔다 했다는 이야기들은 많이 들었습니다. 어제 제가 또 일산 병원에 있는 부상자 우리 신입생을 보고 왔는데, 그 학생 같은 경우에는 사고 나면서 그냥 기절을 했었다고 합니다. 근데 이제 너무 추워서 정신이 들었는데 뭐 뿌연 상황에서 남자 선배들이 “야 이리로 와” 하고 외치는데 무의식 쪽으로 가서 자기가 살게 됐고 그 선배가 누군지는 정확히 기억을 못하고 하여튼 그런 상황들 속에서 이제 그 친구도 그런 선배들 덕분에 길을 찾아서 살게 됐다는 그런 이야기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근데 교수님, 교수님도 그렇고요. 저도 그렇고 참 이런 사고가 나면 기성세대들이 참 미안하잖아요. 잊을 만하면 또 이렇게 기막힌 인재형 사고들이 일어나고 있는데, 이런 부분 때문에 교수님도 많이 괴롭고 힘드셨을 것 같은데요.
▶ 김성원 부산외대 미얀마어학과 학과장:
네, 그렇죠. 제가 뭐 건물을 그렇게 만들어서 뭐 사고를 만든 건 아니지만 어쨌든 기성세대로서 참 이런 일은 만들지 않게 했어야 하는 거 아닌가 하는 반성을 많이 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뭐 이런 논의할 기회가 있으면 저도 좀 더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정말 우리 학생들이 이런 사고를 안 당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할 수 있는 이런 조치를 해야 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정말 다시는 또 이런 사고가 없어야 될 텐데 말이죠. 지금 일주일 후 에 새 학기가 시작이 되는데 부산외대로서는 한동안 참 힘겨운 시기를 보내야 될 것 같아요.
▶ 김성원 부산외대 미얀마어학과 학과장:
네, 그렇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특히 많은 학생들이 이 사고에 대한 트라우마라고 해야 할까요. 상처가 남아서 많이 고생할 것 같은데 잘 좀 도와 주셔야겠죠.
▶ 김성원 부산외대 미얀마어학과 학과장:
네, 그래서 저희 학교 차원에서 외상 후 스트레스, 트라우마에 대한 심리치료를 준비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학생들을 상담하고 치료를 학생들이 함께 맞추어서 진행을 할 것 같고요. 앞으로 이 학생들이 학교생활을 하는 동안에 이번 사고로 더 이상 어떤 힘든 일이 생기지 않도록 저희도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다른 데 학생들보다 상담도 더 많이 하고 학교생활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는 희망적인 그런 일들을 더 많이 해야 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자 오늘 영결식 앞두고 경황도 없으실 텐데,
인터뷰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리조트 사고로 제자를 잃은 부산외대 김성원 교수와 말씀 나눴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