엿새째 이어지던 동해안의 폭설이 고비를 넘겼습니다. 화요일(11일) 아침부터 눈발이 가늘어지고 있는데요. 동풍이 약해지면서 저녁부터는 눈이 점차 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일주일 가량이나 지루하게 이어진 폭설이 드디어 멈추는 것입니다.
그러면 도대체 얼마나 많은 눈이 내린 것일까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알려면 기상청이 관측한 적설량을 살펴야 합니다. 화요일(11일) 오전 9시 기록을 보겠습니다. 기록으로 남게 되는 공식 관측소의 적설량 가운데 가장 많은 곳은 북강릉으로 107cm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다음은 속초로 80.4cm, 대관령 71.6cm 순입니다.
그런데 1시간 전인 8시 적설량을 보면 이상한 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북강릉 관측소의 경우 8시 적설량은 109cm로 9시 적설량보다 2cm가 많습니다. 눈이 계속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적설량이 오히려 준 것입니다.
눈이 계속 내리는 상황에서 적설량은 줄고 있다니 이것을 어떻게 봐야 할까요? 눈이 내린 양을 제대로 관측할 수 있기는 한 걸까요?
사실 내리는 눈을 정확하게 관측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위의 경우처럼 눈은 내린 상태 그대로 있는 것이 아니라 녹거나 눌려 그 양이 줄 수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세계 모든 기상관측소에서는 눈이 얼마나 내렸는지 보다는 현재 얼마나 쌓여 있는지를 측정합니다. 눈이 내린 양을 강설량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고 적설량이라는 표현을 쓰는 이유이기도 하죠.
기상청에서는 눈이 내린 뒤 지면에 쌓여 있는 수직 깊이를 재 적설량으로 기록합니다. 하지만 앞서 전한 대로 이 적설량이 내린 눈의 절대값은 아닙니다. 기온이 높아 눈이 내리는 대로 녹는다면 실제로 관측된 적설량은 0이 될 수도 있고, 쌓이는 눈보다 녹는 눈이 많으면 시간이 지날수록 적설량이 줄어들 수도 있습니다.
이런 불합리한 점을 해소하기 위해 도입된 개념으로 최심적설량을 들 수 있습니다. 관측된 적설량 가운데 최고값을 말하는데요. 눈이 가장 많이 쌓였을 때 잰 값을 말하는 것이죠. 이 최심적설량은 나중에 기후 기록으로 남게 됩니다.
그렇다고 해도 최심적설이 눈이 얼마나 내렸는지를 다 설명해주지는 못합니다. 그래서 전 세계 기상관측소에서는 내린 눈을 녹인 물의 양 즉, 강수량을 측정합니다. 눈이 내리는 즉시 녹든 나중에 녹든 하늘에서 떨어진 물의 양을 재면 절대량을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기록된 강수량은 어느 정도일까요? 지난 주 목요일(6일)부터 화요일(11일) 오전 10시까지 누적강수량은 북강릉 관측소가 139.9mm로 가장 많고 속초 110.5mm, 대관령 68.6mm로 뒤를 잇고 있습니다.
눈치가 빠른 분은 바로 느끼셨을 테지만 적설량은 cm단위인데 강수량은 mm단위입니다. 그러니까 눈의 상태에 따라 조금 다르기는 하지만 대략 눈 1cm를 녹이면 1mm가량의 물을 얻게 된다고 할 수 있죠.
기록적인 이번 폭설은 이제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하지만 올 겨울 동해안의 눈이 끝난 것은 아닙니다. 목요일(13일)부터 금요일(14일)까지 또 한 차례 눈이 예보되어 있는데요. 이번 폭설 정도는 아니더라도 대설특보가 내려질 만큼 많은 눈이 내릴 가능성이 있는 만큼 대비는 철저하게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