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군의 심각한 부패가 시진핑 국가주석과 군부의 돈독한 관계에 시험대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6일(현지시간) 중국 매체가 최근 보도한 구쥔산 전 인민해방군 총후근부 부부장(중장)의 자택 수색 결과를 전하면서 시 주석이 군의 부패 척결과 군부 장악이라는 문제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시 주석과 군의 관계는 이전의 집권자들에 비해 돈독한 편이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아버지가 혁명 원로인 시 주석은 당의 원로와 군부의 지지를 받고 있다.
또 시 주석은 중국을 다시 세계 강국으로 키우겠다는 자신의 통치이념인 '중국꿈' 실현을 위해 군부의 역할이 필요하다. 그는 취임 이후 중국 장성들에게 전투태세에 집중하고 싸워서 이길 수 있는 준비를 하라고 말했다.
하지만 구 전 부부장 사건으로 군부의 심각한 부패가 부각되면서 시 주석의 고민은 커지게 됐다. "호랑이와 파리를 함께 잡는다"며 고위관료와 하급관리 등 직급을 가리지 않고 부패를 척결하겠다고 선포한 만큼 군이라고 봐줄 수는 없는 것이다.
시 주석은 지난달 외제차 등 고가 차량에 대한 군용 번호판 사용 금지, 군 관련 건물과 사무실의 면적 제한 등 군내 부패 척결 조치를 발표했다.
그러나 '고궁'으로 불렸던 구 전 부부장의 집에서 순금으로 된 마오쩌둥 조각상, 금 세면기, 금으로 만든 모형 배 등이 쏟아져 이 정도의 조치로 군부 비리 척결에 대한 자신의 의지를 입증할 수 있을지에는 의문이 있어 보인다.
WSJ는 시 주석이 '부패와의 전쟁'을 선포한 이후 중국 당국이 10여명의 고위 공무원을 체포했다고 발표했지만 군 장교에 대한 공식적인 발표는 없었다고 전했다.
미국의 싱크탱크인 랜드코퍼레이션의 중국 전문가 앤드루 스코벨은 "시 주석이 이전 중국 지도자들에 비해 군부와 더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군의 부패 문제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군의 부패는 고질적이다.
중국은 공산혁명 때 스스로 물자를 조달했던 관행 때문에 많은 군 기업을 운영했다. 지난 1998년 장쩌민 당시 국가주석이 군에 기업에서 손을 떼라고 지시한 이후 줄어드는 듯했지만 최근 군이 보유한 주택과 땅의 가격이 급등하면서 다시 만연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군의 부패는 군사기 등을 이유로 거의 공개되지 않고 있다. 중국 국방대학 교수를 지냈던 류밍푸대령은 "중국의 최대 적은 영토와 세계 영향력을 다투는 일본, 필리핀, 미국이 아니라 내부의 부패다"라고 지적했다.
(뉴욕=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