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KN-08을 배치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습니다. 미 국방부의 ‘2012 북한 군사안보상 동향’이란 보고서를 인용한 것인데 이 보고서는 북한이 KN-08뿐 아니라 단거리 미사일인 KN-02와 스커드 계열 미사일용 이동식 발사대를 100대 가까이 보유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북한이 군사행진 때마다 공개해 무력시위하는 미사일과 운반 차량이 미 국방부 보고서가 적시한 미사일들일텐데 종류도 많고 모양도 비슷비슷해서 KN 계열이 어떤 미사일이고 스커드, 노동, 무수단 계열이 뭔지 좀 헷갈립니다. 이름도 북한이 쓸리 만무한 영어식 KN 계열이라니... 북한은 자기네 미사일을 KN 계열, 스커드 계열이라고 부르지 않습니다. 우리와 미국이 제 편의로 부여한 명칭입니다. 이번 취재파일에서는 북한의 미사일이 어떤 것이 있고 제 이름과 특징은 무엇인지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이름부터 애매한 北 KN 계열 미사일
우리가 흔히 KN-08이라고 부르는 북한의 미사일의 북한 이름은 화성 13호입니다. 화성 13호 대륙간 탄도미사일의 외관상 특징은 발사대 겸 운반차량의 바퀴축이 8개이고 바퀴 수가 16개라는 겁니다. 8축 16륜입니다. 이런 큰 차량으로 이동하다가 자리 잡아 미사일을 발사하는 방식입니다. 차량형 이동발사대의 북한식 표현은 자행(自行)발사대입니다.
화성 13호의 길이는 미국쪽 자료에서는 17.5미터~19.75미터인데 북한을 옹호하는 측의 자료에서는 20미터 이상입니다. 평양의 무장장비관에 전시된 화성 13호의 길이는 무려 26미터라고 합니다. 추진체도 3단이란 설도 있고 4단이란 설도 있습니다.
모든 북한 인민뿐 아니라 외국 관광객에게도 공개하는 평양 무장장비관에 화성 13호가 전시된 걸 두고 화성 13호보다 진화한 화성 14호도 있을 것이란 관측도 있습니다. 가장 첨단의 미사일은 대중에게 공개하지 않을 것이란 논리가 추정의 근거입니다. 최신예 화성 14호는 뒤에 감춰두고 화성 13호만 공개했다는 것이죠. 그럴듯한 추리입니다.
툭하면 발사하는 KN-02
북한이 특히 동해안 쪽으로 자주 발사해서 우리를 놀라게 하는 미사일이 바로 KN-02입니다. 북한이 김정일 사망을 발표한 당일 오전에도 동해로 KN-02를 몇발 발사했습니다. KN-02의 발사 사실은 1년에 보통 10차례 내외씩 우리 군 당국에 포착됩니다. 이 미사일의 북한 이름은 화성 11호입니다. 사거리가 120킬로미터 정도로 휴전선 이북에서 발사하면 수원 이남 지역까지 닿습니다. 역시 이동식 발사대로 운반하다가 발사합니다.
무수단=화성 10호, 노동 1호=화성 7호, 스커드 C=화성 6호, 스커드 B=화성 5호
무수단, 노동, 스커드 모두 우리 귀에 익숙한 북한 미사일입니다. 그런데 우리 귀에만 익숙합니다. 북한 사람들은 이런 이름 잘 모릅니다. 우리와 미국이 무수단이라고 부르는 사거리 2000~3000킬로미터의 미사일의 북한 이름은 화성 10호입니다. 이보다 사거리가 짧은 노동 미사일은 화성 7호입니다. 우리가 스커드라고 부르는 미사일은 화성 6호와 5호가 북한식 명칭입니다.
어떻게 구분하느냐. 역시 이동 발사대의 바퀴를 보면 됩니다. 화성 10호 무수단은 6축 12륜, 즉 바퀴축이 6개이고 바퀴는 따라서 12개입니다. 화성 13호보다 축이 하나 적은 차량으로 운반합니다. 화성 7호 노동은 5축 10륜입니다. 화성 5, 6호 스커드 B, C는 바퀴축 4개에 바퀴 8개 짜리 이동 발사대에 실려 갑니다.
‘주체식 미싸일 및 요격 미싸일 종합체’
북한이 스스로 부르는 미사일 공격 및 방어 부대가 바로 ‘주체식 미싸일 및 요격 미싸일 종합체’입니다. 위에 서술한 ‘화성’ 계열은 주체식 미사일입니다. 북한이 적국의 영토를 공격하는 미사일이지요. 우리와 미국이 가장 두려워하는 북한의 공격 무기입니다. 그런데 ‘및’ 다음에 있는 요격 미사일이 거슬립니다. 요격 미사일도 갖췄다는 북한의 자랑이기 때문입니다.
취재파일 다음 편에는 주체식 요격 미사일을 소개하겠습니다. 적국의 미사일이나 전투기 등을 공중에서 요격하는 지대공 미사일 체계입니다. 북한이 미사일 방어체계, 즉 MD를 스스로 갖췄다는 주장입니다. 시험 발사 사실은 잘 확인되지 않지만 북한의 군사행렬에서 모습을 드러낸 것은 사실입니다. 북한은 이 미사일을 ‘번개’라고 부르며 다양한 버전을 준비해 놓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