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5세대 전투기이자 우리 공군이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미국 록히드 마틴사의 F-35에 핵 미사일 탑재가 계획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공대지 핵 미사일 탑재는 우리 공군의 차세대 전투기 소요에는 없던 항목입니다. F-35에 핵 미사일을 탑재하려는 계획이 있었다는 사실은 군사 전문가들, 우리 방사청도 금시초문이라는 반응입니다.
F-35의 핵 미사일 탑재 계획은 미 공군 전 참모총장과 네덜란드 안보 관계 장관들의 발언을 통해 드러났습니다. 이 사람들의 말은 “F-35에 핵무기를 탑재키로 했고 그러니 계획대로 하자”와 “예산 문제가 있으니 핵 미사일을 장착하면 안된다”로 요약됩니다. F-35는 무장창이 전투기 안에 설치돼 무장 공간이 비좁아 핵 미사일을 달 수 없는 구조여서 이런 발언들의 진의가 궁금해집니다. 일본에 파는 F-35에는 현존 최강 공대공 미사일로 평가받는 미티어 미사일을 장착하게 하면서도 우리나라에 팔겠다는 F-35에는 이를 불허하고 있는 미국이 F-35의 내부무장창에 굳이 핵 미사일까지 매달 계획을 하고 있어서 이들의 발언이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 전 미 공군 총장, “F-35 핵무기 탑재 반대”
미 공군 전 참모총장(2008년~2012년) 노턴 슈바르츠는 최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한 모임에서 “유럽 연합국들로부터 투자가 없다면 펜타곤(미 국방부)은 F-35에 핵무기 탑재하려는 계획을 포기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해외 군사 사이트들이 보도했습니다. 그의 말은 미 국방부가 F-35에 핵무기 탑재를 시도하고 있는데 예산이 모자라니 F-35 사업에 참여하는 유럽 국가들이 돈을 더 내든지 핵무기 탑재 계획을 접어야 한다는 겁니다. 슈바르츠는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F-35 핵무장에 앞으로 10년간 3억 5천만 달러가 필요하다는 미국 의회 예산처, CBO의 작년 12월 보고서도 공개했습니다.
또 오바마 행정부의 2010년 핵태세 검토보고서가 F-35의 재래식 무기 및 핵무기 장착 기능을 요구했지만 슈바르츠는 대형 전폭기의 핵 전술을 선호한다고 밝혔습니다. 슈바르츠는 “F-35 핵 무장에 소요되는 예산은 장거리 폭격기 쪽으로 돌려야 한다”고 역설했습니다. 미군은 그동안 B-2 같은 전폭기를 통해 핵 무기 투하를 선호했고 그런 전술을 고수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F-16에 핵 미사일을 장착하기도 했지만 이는 제한적인 활용에 불과하다고 슈바르츠는 꼬집었습니다.
슈바르츠는 마지막으로 F-35에 들어갈 돈을 전용해야 한다는 과감한 의견도 내놓았습니다. F-35 예산의 일부를 핵무기 개발과 장거리 폭격기 개발에 써야 하는 것이 옳은데, 반대로 핵무기와 폭격기 예산이 F-35로 흘러들어가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비좁은 내부무장창에 무시무시한 핵 미사일을 싣고 날아가는 F-35, 생경합니다. 그런데 F-35에다 핵 미사일을 매달기 위한 액션이 미국에서 오래전부터 진행됐다고 하니 놀라울 따름입니다. 굳이 왜 핵 미사일을 F-35에 매달려고 할까요? 우리 공군의 차세대 전투기 후보기종인 유로파이터 타이푼의 경우 기체 외부에 무기를 장착하는 외부 무장창 방식이어서 핵 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습니다.
● 和 국방외무장관 “F-35에 핵무기 탑재해달라”
네덜란드 정부가 F-35에 핵미사일 장착을 원하고 있다고 유럽 매체들이 최근 보도했습니다. 네덜란드의 자닌느 헨니스-플랴샤트 국방장관과 프란스 팀머만스 외무장관의 발언을 인용한 보도인데요. 두 사람은 “F-35에 반드시 핵무기를 탑재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슈바르츠의 발언에 대한 반응 같기도 합니다. 핵 미사일 달면 안된다니까 깜짝 놀라서 탑재해야 한다고 대거리를 하는 모양새이지요.
두 장관은 네덜란드가 NATO 회원국이고 이에 따라 핵 임무를 수행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선 F-35의 핵 무장이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현재는 폭격기 외에 제한적으로 F-16이 핵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데 F-16이 F-35로 대체되니 F-35에도 핵 미사일을 장착해야 한다는 논리입니다. 네덜란드는 F-35 37대를 구매할 계획이고 계약은 내년쯤 체결될 전망입니다. 자국이 구매할 전투기의 사양에 ‘핵 미사일 장착’을 요구하는 것입니다.
● 한국 F-35에 미티어 미사일은 안된다면서
F-35에 핵 미사일을 단다는 소식이 더 뜬금없어 보이는 이유는 우리 공군이 구입하려는 F-35에 미티어 미사일 장착을 불허하는 미 당국의 억지입니다. 미티어는 현존 최강으로 평가받는 공대공 미사일입니다. 유럽제로 마하 4 속도와 100킬로미터 이상의 사거리를 자랑합니다. 미 당국은 일본에 파는 F-35에는 이 미티어 미사일 장착을 허용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록히드 마틴과의 협상에서 미국 무기만 장착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티어는 유럽제이니 장착 불가입니다. 우리나라와 일본이 독도 근처에서 F-35로 교전을 벌인다고 상상해봅시다. 우리 공군은 일본 항공자위대에 백전백패입니다. 우리나라에게는 F-35에 장착할 수 있는 미사일을 유럽제라고 불허하면서, 탑재가 힘든 핵 미사일은 굳이 달려고 하는 미국의 의도가 비상식적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