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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진의 SBS 전망대] 세상을 바꿀 힘? 인권변호사가 본 '변호인'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권영국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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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수진/사회자:

영화 <변호인>이 누적관객 1천만을 돌파했습니다. 개봉 33일 만에 이룬 기록인데요. 이 영화의 힘, 뭘까요. 많은 분들이, 공감을 그 이유로 꼽습니다. 현실을 담은 듯한 영화, 정의에 대한 목마름, 이런 것들이 영화 <변호인>을 보게 하는 이유다, 이런 말인데요. 약자 편에 서서 권력과 싸우는 주인공 송우석 변호사 참 매력적이었죠. 이 사람과 꼭 닮은 사람이 현실에도 있습니다. 이 시간에는 그 분 만나보도록 하겠습니다. 관련해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노동 위원장을 맡고 있는 권영국 변호사와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권영국 변호사 :

안녕하십니까. 반갑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영화 변호인 보셨죠?

▶ 권영국 변호사 :

네, 제가, 성탄절 날 가족들과 봤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어떠셨어요, 변호사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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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영국 변호사 :

사람이 변해가는 모습들을 보면서 매우 진한 감동을 받았었습니다. 눈물도 꽤 많이 흘렸던 것 같고요.

▷ 한수진/사회자:

사람이 변해가는 모습, 특히 주인공 송우석 변호사를 말씀하시는 거죠?

▶ 권영국 변호사 :

네, 맞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래요. 주인공 송우석 변호사 보면서 아마 누구보다 많은 공감하셨을 것 같은데 권영국 변호사를 두고 늘 이런 말씀하시던데요. “용산 참사, 쌍용차 사태, 뉴스에 나오는 사건 현장, 노동 현장에는 늘 권영국 변호사가 있다.” 이런 이야기가 있는데 지금 어떤 사건을 맡고 계세요.

▶ 권영국 변호사 :

네, 방금 말씀하신 것처럼 쌍용차 정리해고 해고 무효 확인 소송 항소심 진행 중인데 소송을 대리하고 있고요. 그 다음에 얼마 전에 크게 문제가 되었던 삼성전자 서비스 협력업체의 위장 도급에 대해서 역시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을 하고 있고요. 그리고 또 얼마 전에 전교조를 법외 노조화 처분을 했었는데 그 취소소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기타 여러 가지 불법 파견 문제라든가 또는 국가가 일반 노동자들이나 또는 회사가 노동자를 대상으로 한 손해배상 소송, 이런 것들을 맡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말씀만 들어도 저희가 뉴스에서 다 만날 수 있는 이런 사건들인데요. 이런 사건들 선뜻 맡겠다고 손드는 변호사들 많이 없을 것 같은데요?

▶ 권영국 변호사 :

그런데 저는 어차피 지금 피해자, 대체로 제가 맡고 있는 사건들을 보면 대기업이나 국가에 의해서 피해를 받고 있는 사람들이, 여러 억울함을 호소하는 사건들이 다수입니다. 그래서 지금은 매우 적응이 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국가 공권력에 의한 피해, 그 사건이 다수다, 라는 말씀이시고 그래서 인권 변호사라고 말씀들 하실 텐데요. 그런데 어떻게 이 길을 걷게 되셨는지 궁금한데요?

▶ 권영국 변호사 :

네, 저는 원래 학교는 공대 금속 공학과를 나와서 제가 금속회사에 취업했었습니다. 거기에서 노조 민주화 투쟁과 노조 설립을 주도적으로 했었는데 그 때 해고되고 구속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한 두 차례 해고되고 나니까 결국은 더 이상 취업하기가 힘들어졌고 그래서 더 이상 취업은 어렵다고 생각하고 자격시험을 찾게 되었죠. 그래서 자격시험을 찾다 보니까 선배가 있었는데, 사법시험을 한 번 시도해보는 것이 어떻겠느냐. 권유를 받고 시험 공부를 하게 되었던 겁니다.

▷ 한수진/사회자:

대학시절에도 원래 사회 문제에 대해서 관심이 많으셨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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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영국 변호사 :

관심은, 제가 81학번이기 때문에 당시 전두환 정권이 막 들어선 이듬해였죠. 학교 전체가 매우 억압적인, 학교 내에 경찰 병력이 계속 진주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 때는 학생들이 대부분 매우 사회적인 관심이나 저항의식들을 갖고 있었던 시기였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랬군요. 그래서 변호사가 되셨고요. 변호사가 되신 다음에도 좀 더 편한 길을 가실 수 있으셨을 것 같은데요.

▶ 권영국 변호사 :

글쎄, 저는 제 아버님이 한 30년을 광산 노동자로 생활하셨고 제가 생활하는 과정에서 보니까 주로 관심이 갔던 부분은, 잘 살고 잘 하고 이런 게 관심이었다기보다는 상당히 사회적인 약자라든가 또는 피해를 받는 사람들, 사회 구조적인 문제, 이런 것에 훨씬 관심이 많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러다보니까 변호사가 되면서도, 물론 시기상으로는 언제 시작할까 고민을 했었는데 제가 노동조합을 회사 다니면서 했던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노동 변호사를 해야 하겠구나, 하는 생각은 하고 있었죠.

▷ 한수진/사회자:

가족들로서는 참 어려운 일이죠, 같이 하기가.

▶ 권영국 변호사 :

네, 집 사람이 고생을 많이 했죠, 제 대신에.

▷ 한수진/사회자:

가족들 잘 살게 하려고 사법 시험을 보셨다, 이런 이야기도 어디에 하셨던데.

▶ 권영국 변호사 :

제가 해고되고 또 시험 합격할 때 까지 한 10여년 정도 걸렸던 것 같아요. 그 동안 제가 집에 대한 경제적인 책임도 다 하지 못했기 때문에 일단 사법시험 합격하고 변호사가 되면 초기에는 집에 대해서 돈도 좀 벌어주고 어떤 책임을 해야 하겠다, 가장으로서. 이런 생각을 했던 적이 있었는데 결국은 제가 변호사가 되는 해에 민주노총 법률원을 만들면 어떻겠느냐는 제안을 동시에 받게 되었죠. 고민하다가 결국은, 좋다, 그러면 민주노총 법률원을 만들어서 한 번 제대로 노동 사건을 변론을 해보자, 이렇게 되게 된 것이죠.

▷ 한수진/사회자:

유명 법률 사무소에 가기로 한 면접날 그런 제안을 받으셨다는, 공교롭게도 같은 날이었다, 이런 이야기를 제가 인터뷰에서 봤습니다. 그야말로 인생의 갈림길에 섰던 그 날일 것 같은데, 자, 영화 이야기 좀 해볼게요. 영화 <변호인> 어떤 장면이 가장 인상적이셨어요.

▶ 권영국 변호사 /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저는 몇 장면이 있는데요. 송우석 변호사가 동창회, 국밥집에 가서 자기가 쏜다, 해서 동창들 데려가서 자기 돈도 잘 벌고 자랑도 하는데 기자 친구가 보고 있다가, 왜 그렇게 사느냐, 라고 매우 비난성 있게 질문을 던지죠. 그랬더니 송 변호사가, 아니 우리가 잘 먹고 잘 살면 되는 것이지, 왜 그런 시국 문제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거기서 우리가 무얼 해야 한다고 하느냐. 이렇게 하다가 주먹다짐 까지 하는 장면이 나오죠. 그리고 나서 보면 국밥집 아들이 어디 행방불명이 되었고 그 때 선배 변호사가 찾아와서 송우석 변호사에게 맡아달라고 했는데 처음엔 거절을 하죠. 뭐, 요트인가 소개 하면서요. 그랬다가 나중에 엄청난 고문을 했던 이런 사실을 알고, 이 선배 변호사를 찾아가서 자신이 사건을 맡겠다고 이야기를 했는데 그 때는 선배 변호사가 거절을 하죠. 그 때 송우석 변호사가, 왜 나는 안 되느냐고 강하게 항의하던 그 장면이 쭉 연결되면서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왜 이 장면이 그렇게 인상적이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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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영국 변호사 /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송 변호사가 처음에는 매우 속물적인 사람처럼 그려지고 있잖아요. 이 사람이 현실의 부조리, 또는 매우 폭압적인 현실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그 현실을 외면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자기 문제로 받아들이고 직접적으로 싸움을 시작하게 되는 그 변화되는 장면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또 하나는, 다른 분들은 고문경찰 차동영을 법정에서 몰아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고 하는데 저는 처음에 보면 피고인들이 법정에 들어왔는데 포승하고 수갑을 그대로 찬 채로 재판장에 입장해서 재판을 기다리고 있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런데 송우석 변호사가 벌떡 일어나서 재판장에게, 이 피고인들은 무죄 추정의 원칙에 따라서 재판을 자유롭게 받아야 한다, 그러면서 포승과 수갑을 풀어줄 것을 요구하죠. 당시에는 매우, 이것은 일반 변호사가 이야기할 수 없는 것이었던 것으로 저는 기억하는데, 저는 그걸 보면서 아, 이 송우석 변호사가 정말 인권적인 의식이 뛰어났구나, 재판에 임하는 모습을 보면서 매우 감동을 받았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법정 장면에서, 사실 참 인권을 말 할 수 없던 그런 시대였죠. 또 송우석 변호사의 변화하는 장면도 인상 깊었다고 하셨는데 세상의 불의를 봤다고 해서 기득권에 들어갈 수 있는 사람이 반대편에 선다는 것, 우리 사회에서는 쉬운 일은 분명 아니죠. 그래서 아마 감동적인 장면으로 꼽으신 것 같은데요. 근데 변호사님 어떠세요. 영화 속 시대와 지금은 좀 많이 달라졌을까요? 어떻게 보시나요.

▶ 권영국 변호사 /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저도 80년대 대학생활을 했고 지금까지 쭉 경험을 해왔는데요. 정말 질적으로 우리 사회가 변했을까 하는 것에 대해서는 동의가 안 됩니다. 외형만 달라져있지 않느냐, 하는 생각을 자꾸 하게 됩니다. 우리가 5공 시절 때 보면 군부 독재 시절이었기 때문에 직접적인 물리적 폭력이나 고문이나 이런 것들이 자행되었던 것이죠. 그리고 언론 보도지침 이런 걸해서 실제로 직접적으로 언론을 장악했었죠. 지금 현실로 와서 보면 이 직접적인 통제 방식이 간접적인 통제 방식으로 변화되어 있을 뿐이지 그 본질은 여전히 우리가 국정원 사건에서 보면 대선 개입 사건을 물타기하기 위해서 여론을 조작한다던가, 또는 내란 음모죄 수사 사건을 터뜨린다던가, 또는 종북 몰이, 이념 공세 이런 것을 통해서 사실상 국민들의 자유롭고 민주적인 그런 의사 표현이라든가, 제대로 된 의사, 여론의 형성들을 실제로 권력이 다 차단하거나 왜곡시키고 있다는 측면에서 보면 실질적인 본질의 측면에서는 이게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생각을 자꾸 하게 됩니다.

▷ 한수진/사회자:

직접적인 방식에서 간접적인 방식으로만 바뀌었지, 그 때와 크게 다르지 않다. 이런 말씀이시네요.

▶ 권영국 변호사 /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특히나 시위 현장에도 가보면 예전에는 직접 곤봉으로 시위자들을 구타한다던가, 또는 최루탄을 바로 발사를 했는데 지금도 보면 대규모 병력을 집회 장소 주변에 늘 배치하고 차벽으로 집회 장소를 통제하고 관리를 하고 또 사람들이 모이는 것을 매우 위압적으로 모이지 못하게 하는 방식은 지금도 여전히 그대로 쓰는 방식이라서 정말 우리나라가 집회 시위라든가 민주주의가 질적으로 진전된 것이냐, 라는 것에 대해서는 여전히 5공 때와 보면 크게 진전이 되지 않았다는 느낌을 자꾸 받게 되는 것이죠.

▷ 한수진/사회자:

특히 노동 문제를 변론하시다보면 그 벽을 더 많이 느끼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 오늘이 용산 참사 5주기인데 용산 참사 변호인으로 참여하시면서 보니까 당시 법정에서 검사와 설전을 벌이시기도 했고 그런 사실이 보도도 되었기도 해서, 그런 점을 많이 느끼실 것 같고요. 자, 결국 세상을 바꾸고 기득권 잘못 바로 잡는 일 누가 할 수 있을까요?

▶ 권영국 변호사 /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송우석 변호사가 외치잖아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라고 하면서 국가는 국민입니다, 라고 외치는 장면이 있죠. 저도 마찬가지로 결국은 국민이 이 세상을 바꿀 수밖에 없는데 그것은 국민의 자각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나 우리 사회에서 그 기득권 세력으로부터 피해를 받고 있는 사람들의 자각이 매우 필요하고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주위 사람들이 힘들게 하고 배신해도 극복 하려면 또 다시 사람이 희망이다, 결국 사람이 희망이다, 이런 말씀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 권영국 변호사 /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네. 그렇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말씀 잘 들었습니다. 영화 <변호인>의 1천만 돌파를 맞아서 이 시대 대표적인 인권 변호사인 권영국 변호사 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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