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지마' 폭격 논란을 일으킨 무인기의 운영 방식을 개선하려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의회의 반대에 부딪혔습니다.
워싱턴포스트는 의회가 이번 주 정부 예산안에 비밀조항을 넣어 중앙정보국 CIA가 가진 무인기 작전권을 모두 국방부로 옮기는 정부 조처를 막았다고 정부 당국자들을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이 조항은 CIA 무인기 작전권을 국방부로 이관하는 작업과 관련해 예산 지원을 전액 끊는 내용을 포함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런 결정은 의회 지도부가 무인기 이관의 효과가 불확실하다고 봤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됩니다.
미국 상원 정보위원회의 다이앤 파인스타인 위원장은 지난해 "군이 CIA만큼 대민피해를 잘 예방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파인스타인 위원장은 이번 예산안 조항과 관련해 논평을 거부했습니다.
그러나 의회 소식통들은 정보위원회가 최근 이 문제를 논의하면서 파인스타인 위원장의 견해를 폭넓게 공유했다고 전했습니다.
예산안을 담당하는 바버라 미컬스키 상원 세출위원회 위원장은 상원 정보위원회의 위원을 겸직하고 있습니다.
세출위원회 대변인은 이 사안에 대해 침묵을 지켰습니다.
현재 국외 무인기는 CIA와 국방부가 함께 운영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오바마 대통령은 CIA가 무인기 공격 현황을 극비에 부쳐 오폭 논란 등이 커진다며 해당 작전권을 국방부에 100% 맡기는 방안을 추진했습니다.
그러나 이 방안은 지난달 군의 무인기가 예멘에서 결혼식 하객의 차량 행렬을 폭격해 민간인들이 대거 숨지면서 입지가 대폭 좁아졌습니다.
미군이 무인기 작전을 전담해도 무고한 시민의 희생 없이 알카에다 등 테러조직을 소탕할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는 반론이 커진 겁니다.
의회가 넣은 비밀조항은 국방부 예산안의 기밀 첨부문서에 속해 내용 자체는 대외에 공개될 수 없습니다.
예산안에 정통한 한 전직 미국 당국자는 의회가 국방부에 폭격 목표 선정법 등의 인증을 까다롭게 요구하면서 무인기 작전권 이양을 막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 조항이 포함된 정부 예산안은 이번 주 상원을 통과해 이르면 모레 백악관에 넘어가 대통령 서명 절차를 밟을 예정입니다.
백악관과 CIA, 국방부는 이번 보도와 관련해 논평하지 않았습니다.
무인기는 애초 미군 희생 없이 국외 테러세력을 쉽게 제거할 수 있다는 이유로 주목을 받았습니다.
미국 무인기 공격은 대다수 파키스탄과 예멘에서 이뤄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