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에 위치한 명문 사립 컬럼비아대학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 기념 도서관 유치 경쟁에 뛰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9일(현지시간) 경제전문 웹진 '시카고 비즈니스'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 컬럼비아대학이 오바마 대통령 측근에게 "기념도서관 유치 경쟁에서 이길 준비가 됐다"는 의지를 전달했다고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옥시덴탈 칼리지를 2년간 다니고 컬럼비아대학에 편입, 1983년 정치학사 학위를 받았다.
졸업 후에는 시카고 남부에서 시민운동을 하다 하버드 로스쿨에 진학했고 일리노이 주상원의원과 일리노이 연방상원의원을 거쳐 백악관에 입성했다.
백악관 고위관계자는 "아직 아무것도 보장된 것은 없다. 그러나 컬럼비아대학이 노력을 쏟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라고 밝혔다.
로버트 혼스비 컬럼비아대학 부총장은 이 매체의 사실 확인 요구에 대해 "확답을 줄만한 위치가 아니다"라며 답변을 거부했다.
시카고 비즈니스는 "컬럼비아대학 리 볼링어 총장이 직접 개입돼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컬럼비아대학에서 약간 남쪽으로 떨어진 맨해튼 어퍼웨스트사이드 지구 등이 도서관 건물 설립지로 제안됐다"고 밝혔다.
이어 "도서관 건립 자금 모금에 관한 이야기도 이미 나온 상태"라면서 "어디에 세워지든 건축과 운영자금 등으로 최소 5억 달러(약 5천300억원)는 소요될 것"이라고 추정했다.
컬럼비아대학은 세계 정상급 명성과 오바마 대통령이 이 대학의 동문이라는 점, 뉴욕이 도서관 입지에 좋을 뿐 아니라 젊은 오바마 대통령 내외가 2017년 퇴임 후에 살기 좋은 곳이라는 점, 뉴욕이 진보 성향의 도시인데다 갑부들이 많이 살고 있어 도서관 건립을 위한 자금 모금에 유리하다는 점 등을 내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도서관 건립지 최종 결정은 오바마 대통령이 하며 현재 이 책임을 대신 맡고 있는 이들은 밸러리 재럿 백악관 선임고문과 오바마의 단짝 친구 마티 네스빗이다.
도서관 건립지 결정은 중간선거가 치러지는 11월 이후에나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컬럼비아대가 경쟁에 뛰어들면서 오바마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이자 '홈타운'으로서 유리한 고지에 서있던 시카고는 "만만치않은 경쟁 대상이 나타났다"며 긴장하는 분위기다.
지금까지 시카고대학과 일리노이대학-시카고캠퍼스(UIC), 시카고스테이트대학(CSU), 시카고 남부 지역사회, 하와이대학 등이 오바마 기념도서관 유치에 공을 들여왔으며 시카고대학이 유력 후보지였다.
시카고대학은 오바마 대통령이 헌법학 강사로 일한 곳이고 대통령 부인 미셸이 부속병원 부원장을 지내는 등 오바마 측근들과 인연이 깊다.
오바마의 2008년 대선과 2012년 재선 캠페인 수석전략가로 활약한 데이비드 액설로드가 지난해 시카고대학에 정치연구소를 설립하고 초대 소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시카고 비즈니스는 "오바마 대통령이 태어나 어린시절을 보낸 하와이도 물망에 오르고는 있으나 유치 경쟁에서 이길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평했다.
그러면서 "컬럼비아대학이 오바마 기념도서관 유치에 관심을 두고 있다는 사실은 지난달 뉴욕타임스를 통해 처음 흘러나왔다.
그러나 세부 내용 없이 '뉴욕이 목청을 가다듬고 있다'는 투의 보도에 그쳤다"고 설명했다.
일부 인사들은 "백악관이 의도적으로 유치 경쟁에 불을 지피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통해 시카고 기업가들이 도서관 건립 자금모금에 열성을 갖게 하려는 것"이라는 해석이다.
하지만 다른 일각에서는 "그건 사실이 아니다. 컬럼비아대학이 실제 유치 경쟁에 나섰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행정부 초대 백악관 비서실장이자 오바마 대통령의 측근인 람 이매뉴얼 시카고 시장은 이 소식에 대한 언급을 거절했다.
그러나 그는 "관광객을 불러모아 도시 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는 대통령 기념도서관 유치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는 입장이다.
(시카고=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