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파업 종료와 관련해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이 미루고 미루다 31일 입장을 발표했지만 담화문은 26시간이나 기다려 나온 것치고는 형식적이고 내용이 빈약했다.
서 장관은 많은 직장인이 종무식을 마치고 평소보다 일찍 퇴근했을 오후 6시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 들어섰다. TV 카메라 앞에서 담화문을 읽고 브리핑실을 나가는 데는 3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이날 그가 읽은 내용은 수서발 KTX 운영회사 계획, 코레일 경영혁신, 파업 엄정 대처 등 대부분 파업 기간에 정부나 코레일이 여러 차례 밝혀온 것이거나 언론에 보도된 것으로 딱히 새로운 것이라고는 없었다.
서 장관은 전날 오후 4시에 발표 일정을 잡았으나 이를 연기했다가 몇 시간 만에 결국 취소했다. 그랬다가 이날 담화문 발표 일정을 다시 잡은 것이다.
노조가 전날 오전 복귀 방침을 밝히고 나서 하루가 훌쩍 넘어서야 나온 담화문은 발표를 취소했다가 굳이 다음날 재개할 만큼 꼭 국민에게 알려야 할 내용이 있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서 장관은 더군다나 바쁜 국회 일정을 이유로 예정된 질의응답도 취소하고 브리핑실을 서둘러 떠날 정도였는데 억지로 서울 여의도에서 세종로까지 와서 의례적인 담화문을 발표할 필요가 있었느냐는 의문이 나온다.
그는 정부 입장을 설명하고 설득하려 하기보다는 일방적으로 할 말만 하고 사전에 약속한 질의응답도 하지 않고 떠나 빈축을 사기도 했다.
국토부는 "국회 출석 일정상 질의응답을 생략한다"는 군색한 변명뿐이었다. 장관이 부득이하게 질문을 받지 못하면 차관이나 철도국장이라도 나왔어야 하나 그러지도 않았다.
서 장관은 지난 29일 서울 구로차량기지를 방문했을 때도 예정된 질의응답을 건너뛰고 차에 오르려다가 기자가 따라붙자 마지못해 답변하기도 했다.
그는 이날 담화문 발표 후 "이틀 연속 (질의응답을) 기다렸는데 질문 몇 개는 받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기자의 말에 "바쁘고 그래서 나중에…"라면서 "죄송합니다"라고만 하고 눈도 잘 마주치지 않고 황급히 떠났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