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내년 1월 1일 내놓을 신년사에 국제사회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12일 장성택 처형 이후 한반도 정세의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커진 상황에서 신년사가 북한의 전반적인 정책 방향을 판단할 기회이기 때문이다.
김 제1위원장은 올해 1월 김일성 주석 이후 19년 만에 육성으로 신년사를 발표하고 경제강국 건설과 남북공동선언 이행 등을 강조한 바 있다.
내년 신년사에는 집권 3년차를 맞은 김 제1위원장의 색깔이 좀 더 뚜렷하게 담길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 경제발전·주민생활 향상 강조할 듯
우선 전문가들은 내년 신년사가 올해에 이어 경제발전과 주민생활 향상을 강조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김 제1위원장이 권력 강화를 위한 주민의 지지를 확보하려면 무엇보다 '먹는 문제'를 비롯한 경제난 해결이 시급하다는 점에서다.
북한은 장성택 숙청 이후에도 경제적 성과를 부각하며 경제개발구 등의 개방적 조치들도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밝혀왔다.
이런 흐름으로 볼 때 내년 신년사도 주민이 체감할 수 있는 농업, 경공업, 건설 등에 힘쓰겠다는 경제적 비전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봉현 IBK기업은행 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북한은 내년 신년사에서 각종 건설물을 김정은 제1위원장의 업적으로 부각하며 인민생활 개선을 내세울 것"이라며 "기업소 등에서 실시하는 경제개선 조치와 과학기술에 대한 강조도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 유일 영도체계·'선군(先軍)' 언급 관심
대내 정치와 관련해 김 제1위원장의 '유일영도 체계'에 관한 내용이 신년사에 들어갈지도 관심거리다.
북한은 장성택을 숙청하고 나서 '백두혈통'과 김 제1위원장에 대한 충성을 부쩍 내세우며 권력 다지기에 힘쓰는 모습이다.
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장성택 숙청 이후 체제결속을 위해 신년사에서 유일영도 체계의 정당성과 확립을 강조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김 제1위원장은 또 노동당과 군대 등 권력 조직의 기능과 역할에 대해 어떤 언급을 할 것으로 보인다.
'온건파'로 평가돼온 장성택의 공백으로 군부가 득세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는 만큼 김 제1위원장이 '선군'이라는 표현을 얼마나 쓸지도 주목된다.
김 제1위원장이 올해 신년사처럼 당 조직의 기능과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고 역설할 수 있다.
◇ 획기적 대외정책 '카드' 나올까
남북관계와 핵 문제 등 대외정책도 눈여겨봐야 한다.
남북관계와 북핵 6자회담이 오랫동안 답보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북한이 장성택 숙청 이후 내부 수습에 힘쓰느라 대외적으로 획기적인 카드를 꺼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북한이 대화의 문을 열어둔 채 한반도 긴장의 책임을 남한, 미국 등에 돌리는 기본적 입장을 되풀이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핵 문제를 둘러싼 환경이 바뀌지 않은 상황에서 북한이 미국 등 국제사회에 적극적 태도를 보이라고 촉구할 수 있다"며 "남북관계에서도 남한에 대북정책 변화를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김 제1위원장이 남한과 국제사회를 향해 유화적 메시지를 던질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김정은 제1위원장이 신년사에서 한반도의 긴장 완화를 위해 전향적인 변화가 있어야 한다며 대화에 초점을 맞출 수 있다"고 예상했다.
장성택 숙청에 따른 북중 관계의 위축 가능성이 거론되는 상황에서 신년사가 중국과 친선관계를 특별히 부각할지도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