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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얼굴'의 미국…日 과거사-안보 협력 분리

아베 참배는 '실망'…후텐마 이전은 '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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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가 대(對) 일본 정책을 놓고 '엇갈린 신호음'을 보내고 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를 놓고 '실망'을 표시한 지 하루 만에 일본 오키나와현의 후텐마 기지이전 승인을 놓고는 즉각 '환영'한다는 성명을 발표한 것이다.

물론 두 사안은 근본적으로 별개의 성격과 배경을 갖고 있어 동일한 접근을 하기는 어렵다는 게 워싱턴 외교가의 대체적 시각이다.

그러나 아베 총리의 신사참배에 대해 극도의 반발과 분노심을 보이는 한국과 주변국들로서는 일말의 당혹감을 느낄 수밖에 없어 보인다.

과거사 이슈를 뛰어넘어 전략적 이익으로 똘똘 뭉쳐진 미·일관계의 현주소를 확인해주는 대목이기 때문이다.

사실 아베 총리의 신사참배에 대한 미국 측의 공식 반응은 전례 없는 강도였다.

과거 '내부문제'로 치부해왔던 미국이 동맹관계에 있는 국가에 대해 '실망'을 표명한 것은 분명히 평가할만하다는 시각이 나온다.

그러나 엄밀히 '형식'을 따져본다면 이번 사안에 대한 미국의 입장표명은 국무부 대변인의 이메일 성명에 그쳤다.

그나마도 주일 공관에서 처음 발표한 내용을 되풀이했다.

이에 비해 오키나와현의 후텐마 기지 승인결정에 대한 미국 측의 환영 입장은 척 헤이글 국방장관의 성명으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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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일동맹이 역내에서 차지하는 중요성과 양국관계의 격상까지 거론하며 이례적으로 긴 환영논평을 내놨다.

이는 그만큼 후텐마 기지 이전이 미국의 숙원사업이었음을 보여주는 측면이 있다.

미·일 양국이 2006년 기지이전에 합의한 이후 7년째 끌어온 이번 사안은 주민들이 반대한데다 2009년 민주당 정권까지 동조하면서 이전 계획이 지연됐다.

그 과정에서 미·일 동맹에 커다란 균열이 생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따라 이번 사안은 미국이 떠안고 있는 최대 숙제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워싱턴의 한 외교소식통은 "미국으로서는 앓던 이가 빠진 느낌일 것"이라고 말했다.

주목할 점은 두 사안에 대한 미국의 상이한 접근이 개별적 사안의 성격을 넘어 미·일동맹을 바라보는 워싱턴의 시각, 그리고 철저히 '이익'을 중시하는 쪽으로 미국 대외정책의 초점이 맞춰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점이다.

과거사 문제를 놓고는 일본이 전향적 태도를 보이도록 '독려'하는 수준이지만 전략적 이해가 달린 동맹이슈를 놓고는 일본을 적극적으로 '견인'하는 접근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후텐마 기지 이전은 주일미군 재배치를 넘어 아·태지역, 나아가 미국의 전(全)지구적 군사전략과 연결돼 있다는 게 군사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후텐마 기지이전을 고리로 주일미군 재배치를 통해 일본 본토와 오키나와를 아·태지역과 그밖의 지역까지 아우르는 전략운용의 '허브'로 활용하려는 구상을 갖고 있다는 분석이다.

큰 틀에서 해외주둔미군재편(GPR)의 일환이라는 시각이다.

최근 미국이 '집단자위권'을 용인하며 일본의 안보역할 확대를 허용하는 흐름은 미·일동맹의 틀과 역할을 근본적으로 바꾸려는 전략과 관련돼있다는 풀이가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아베 총리의 신사참배는 미국으로서도 불쾌한 사안임에 틀림없지만 안보현안에 비하면 그 중요도가 떨어질뿐더러 '지나가는 이슈'로 인식할 공산이 크다는 분석이다.

워싱턴 외교가에서는 아베 총리가 지난 25일 나카이마 히로카즈 오키나와현 지사와 기지이전 협상을 매듭짓고 미국 측의 반응을 타진해본 이후에 신사참배를 결정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일동맹의 난제를 풀어줌으로써 미국으로부터의 비판이 최소화될 수 있는 시점을 겨냥해서 신사참배를 강행했다는 얘기다.

워싱턴 소식통들은 "미국이 자국의 이익에 따라 사안별로 대응한다는 점을 일본 측이 외교적으로 활용한 측면도 있어 보인다"며 "워싱턴으로서도 난감한 상황일 것"이라고 말했다.

후텐마 기지이전을 놓고 미국 정부의 환영입장이 나오자 아베 총리의 신사참배 이후 미·일동맹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벌써부터 잦아드는 느낌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정부가 워싱턴 무대에서 과거사 문제를 놓고 일본을 압박하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보인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일본의 '과거사 도발'이 한일관계 훼손을 넘어 자유와 평등, 인류의 보편적 가치에 기초한 미국의 동맹전략에 반하고 미국 주도의 안보협력 흐름에도 배치된다는 점을 적극 공론화하고 공감대를 넓혀나가는 외교적 노력이 긴요하다는 지적이다.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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