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 주간 국제 뉴스 살펴보는 글로벌 업데이트 시간입니다. 미국 워싱턴을 연결합니다. 이성철 특파원. (네, 워싱턴입니다.) 미국이 이번 주 양적 완화 축소에 돌입했는데, 미국 경제가 출구 전략에 착수했다고 볼 수 있겠죠.
<기자>
'양적 완화를 축소한다', 말이 좀 어렵습니다만 한마디로 '그동안 돈을 풀어서 경기를 부양해오던 것을 이제 그만하겠다, 하지만 단번에 중단하는 건 아니고 조금씩 줄여나가겠다', 이런 의미입니다.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 연준은 지난해 9월 3차 양적 완화를 시행하면서 재무부 채권과 주택담보부채권을 매달 850억 달러, 우리 돈 약 90조 원씩 사들여 왔습니다.
여기서 매입 규모를 100억 달러 줄이겠다는 것이 이번 조치의 핵심입니다. 양적 완화는 침체된 경기는 살려야겠는데, 이자율이 워낙에 낮아 통화정책 수단으로서 기능을 상실하자 중앙은행이 채권을 사들여 돈을 시중에 뿌려온 것입니다.
버냉키 의장은 이 때문에 '헬리콥터 벤'이라고 불렸는데 내년 1월 말 퇴임을 앞두고 이제 천천히 헬기의 고도를 낮춰야겠다, 이렇게 보고 연착륙에 착수한 셈입니다.
경제 전문가들은 후임으로 지명된 옐런이 내년 초 연준을 맡더라도 비슷한 규모로 꾸준히 양적 완화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앵커>
최근 지표들을 보면 미국 경제는 괜찮은 것 같은데,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조금 복잡해 보이는데, 어떻습니까?
<기자>
'미국 경제가 감기에 걸리면 세계 경제는 몸살을 앓는다', 이런 말이 있죠. 그런데 미국 경제가 좀 회복돼서 이번 조치가 나온 건데, 신흥국 경제는 또 이 때문에 또다시 몸살을 앓을 처지가 됐습니다.
뉴욕 증시에서 다우지수와 S&P500, 나스닥 모두 양적 완화 축소 발표 이후 견조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오늘(21일) 다우지수는 장 후반에 상승폭이 다소 꺾이긴 했지만 42포인트, 0.26% 상승했습니다.
미국 상무부가 오늘 발표한 3분기 GDP 성장률은 4.1%로, 2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양적 완화 축소 시점인 그제(19일) 성장률 예상치가 3.6%였는데 이를 0.5%P나 뛰어넘은 것입니다. 실업률은 7%로 5년내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결국, 양적 완화 축소에 착수한 것도 미국의 뚜렷한 경제 회복세가 바탕이 된 것입니다.
하지만 취약한 신흥시장은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는 진단입니다. 태국과 인도, 인도네시아, 남아공, 브라질 이들 5개 나라가 5대 취약국으로 꼽힌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습니다. 태국의 경우, 미국 양적 완화 축소로 내년도 경제 성장률이 당초 예상보다 1.2%포인트 정도 떨어질 거라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환율 시장도 요동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원화를 비롯해 일본 엔화, 인도네시아 루피화, 태국 바트화 등의 통화가치는 약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다소 복잡한 양상입니다. 미국에 대한 수출은 늘겠지만, 신흥국에 대한 수출이 줄어들 수 있고, 일본 엔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수출 시장에서 힘겨운 경쟁을 벌이게 됐습니다.
신흥국들도 웬만한 외풍은 이겨낼 수 있는 체질 개선이 시급한 실정입니다.
하지만, 미국 경제가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규모가 워낙 크고 또 그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보니 말처럼 쉽지는 않아 보입니다.
<앵커>
다른 이야기 들어보죠. 장성택 처형 이후 북한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지고 있다고요?
<기자>
이곳 워싱턴을 중심으로 한반도 정세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장성택 처형 이후 미국 고위 당국자들이 '불안정성', '불확실성', '불가예측성' 같은 단어를 계속 언급하고 있습니다.
미국이 애초에는 인권 문제로 접근했습니다만, 시간이 지나면서 북한의 상황을 정리한 것으로 보입니다.
케리 국무장관이 먼저 북한 사태를 읽는 키워드로 '불안정성'을 제시했습니다.
지금 인터뷰 모습이 나오고 있는데요. '김정은 정권이 잔인하고 무모한 것을 넘어서 불안한 상태에 있다', 이렇게 진단했습니다. '지난 한 달 동안 북한에서 꽤 많은 처형이 자행된 것으로 알고 있다, 이는 불안정성과 위험이 실재한다는 불길한 징조'라고 언급했습니다.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또 정례 브리핑에서 이례적으로 '컨틴전시'라는 말을 언급했습니다. '북한 붕괴에 대비한 계획이 있느냐', 이런 질문이 나왔는데, 미 행정부는 역대 어느 행정부와 마찬가지로 여러 가지 우발사태를 검토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고 답했습니다.
'북한과 관련해 백악관에서 공개적으로 우발사태를 언급한 것만으로도 매우 이례적이다'라는 해석이 나왔습니다.
어제(20일)는 헤이글 국방장관이 '예측불가능성'이라는 말을 던졌습니다.
"현실적으로 불확실성이 커지면 긴장이 높아진다", 특히 북한지도부의 예측불가능한 행태로 긴장이 고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입니다. 함께 참석한 뎀프시 합참의장은 "독재자들의 정적 숙청은 도발의 전조가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펜타곤, 미 국방부의 지난 한해를 결산하는 기자회견이었는데 한반도 정세에 관한 질문이 나오자 거침없이 평가를 쏟아냈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도발할 수 있다는 구체적인 증거를 내놓은 건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백악관과 국무부, 국방부, 미 고위 당국자들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가가 정책에 반영될 수 있기 때문에 유심히 살펴봐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