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과 미국 간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3라운드가 16일 워싱턴에서 시작된다.
지난 7월과 11월의 1, 2차 라운드에 이어 열리는 이번 협상에서는 양측의 규제와 기준을 통일하는 방안이 집중 논의될 예정이다.
브뤼셀에서 지난달 열린 EU와 미국 간 FTA를 포함한 범대서양무역투자동반자협정(TTIP) 2라운드 협상에서는 서비스·투자·에너지·원자재 분야 개방 및 규제 완화가 논의됐다.
오는 20일까지 열리는 3라운드 협상에서는 양측 간 교역에서 비관세 장벽으로 인식되는 각종 규제와 안전 기준 등을 조율하고 공통의 기준을 마련할 것이라고 EU 소식통들이 전했다.
앞서 EU와 미국은 세계 최대 FTA 성사에 장애가 되는 양측의 각종 규제와 기준을 통일하는 작업에 박차를 가해 내년 1월 말까지 공통 규제안을 마련하기로 합의했다.
카렐 데 휘흐트 EU 통상담당 집행위원은 9월 말 마이클 프로먼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회담한 후 발표한 성명에서 식품, 항공 안전, 전기자동차, 금융 서비스 등의 다양한 부문에서 발생하는 규제와 기준의 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공통 규제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6월 북아일랜드에서 열린 주요 8개국(G8) 정상회의에서 양측 정상이 EU-미국 FTA 협상 개시를 선언한 이후 여러 장애 요인에도 불구하고 협상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으며 상당한 진전을 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지난 7월 1라운드 협상을 앞두고 미국의 불법 정보수집으로 EU와 미국 사이에 갈등이 불거져 협상을 취소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예정대로 협상이 열렸다.
2라운드 협상은 애초 10월에 열릴 예정이었으나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부분 업무정지)과 미국 정보기관의 불법정보수집 스캔들로 무기한 연기됐다.
잇단 FTA 위기론에도 불구하고 양측의 협상 체결에 대한 이해가 일치함에 따라 11월에 2라운드 협상이 재개됐으며 다시 1개월 만에 3라운드 협상이 열리게 됐다.
양측은 실무협상에서 합의되기 어려운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정치적 고려'를 통해 신속하게 합의를 도출할 방침을 밝혀 조속한 협상 타결 의지를 천명했다.
EU는 평균 3년이 걸리는 FTA 협상을 1년 혹은, 늦어도 1년 반 안에 마무리할 수 있도록 미국과의 협상을 서둘러 진행할 계획이다.
EU는 내년 중반으로 예정된 유럽의회 선거 이전에 미국과 FTA 협상을 마무리 짓기를 원하고 있다. 이보다 늦어진다면 새로운 EU 집행위가 구성되는 내년 11월까지는 완료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미국도 내년 중간선거 이전에 EU와 FTA 성사를 희망하고 있어 협상이 더욱 빠른 속도로 진행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미국의 불법 정보수집 스캔들로 인해 EU의 개인정보보호 규정이 강화되고 미국 기업들의 유럽내 활동에 제약을 받게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이 문제를 둘러싼 양측의 입장 차이가 협상에 장애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U 측은 개인정보보호 문제를 FTA 협상 의제로 포함시키지 않고 별도로 추진하려는 입장이다. 그러나 미국은 FTA 협상 의제로 포함해 미국의 입장이 반영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또한 유럽의 소비자단체 및 환경단체들은 규제 완화와 기준 통일로 유럽의 기준에 미달하는 위험한 상품들이 유럽시장에 범람할 것이라고 경고하는 등 FTA 협상 진행에 제동을 걸고 있다.
유럽 소비자들은 환경 규제 완화와 식품 안전 기준 후퇴로 유전자변형(GM) 곡물과 이를 원료로 만든 식품의 유입을 우려하고 있다.
(브뤼셀=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