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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4층 건물에 웬 501호? 재테크 탈선 '다락 쪼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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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용카드사가 주는 혜택만 골라 받는 소비자를 '체리피커'라고 하죠. 소득 공제 혜택까지 고려하는 직장인은 체크카드 사용액수까지 신경을 씁니다. 경제 뉴스마다 저성장 시대의 그늘이 보이는 때, 효율적인 자산을 불리기는 영원한 관심거리일지 모릅니다.

  하지만, 재테크엔 탈선의 길도 있습니다. 원인을 지목하자면 "남들이 하니까", "나 하나쯤인데"라는 도덕적 해이입니다. 다가구주택을 가진 건물주가 흔히 보이는 '도덕적 해이'는 임대 부동산 '쪼개기'입니다. 그런데 최근엔 신종 쪼개기가 기승입니다. 경기도 광명과 안성, 평택은 물론, 충남 천안 등 신도시마다 다락을 따로 떼어내 임대 매물로 내놓는 경우가 많습니다. 엄연한 불법 증축입니다. 집주인은 방이 하나 더 생기고 4천에서 5천만 원대 전세용 매물을 하나 더 가질 수 있습니다. 이문이 쏠쏠지만, 소탐대실할 수 있습니다.

건물주의 '탈선'…하나씩 봐주다간

  충남 천안시 백석동엔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고 있습니다. 천안은 수도권 규제의 반사이익을 가장 크게 누리는 도시입니다. 백석동 일대엔 삼성전자 공장이 위치한 덕분에 인구 유입도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수요가 많다 보니, 아파트 단지 주변엔 소규모 다가구주택 촌도 들어서고 있습니다. 지역 건설업체는 토지를 매매하고, 수십 채의 다가구주택을 지은 뒤 건물주에게 일종의 분양을 합니다. 건물주는 새집을 산 뒤 다시 지역 부동산 중개업자에게 방을 내놓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지역은 대개 도시 개발 구역입니다. 급격히 인구가 느는 곳인 만큼 지방자치단체로부터 도시 계획상의 제재를 받는 곳입니다. 불법 주차 등 도로 과밀을 방지하고, 소방이나 수도 계획이 원활히 적용되도록 하려는 겁니다. 이런 지역에선 다가구주택 1곳당 4층까지만 거주가 허용됩니다. 집주인은 5층을 불법 증축해 허용 범위를 벗어난 세입자를 들여 놓을 수 없다는 얘기입니다.

  그런데 4층까지만 입주할 수 있는 다가구주택의 옥상마다 멀쩡한 집 하나가 더 올라가 있습니다. 꼭대기 4층 위에 불법으로 5층을 얹은 겁니다. 1층 우편함엔 501호 표시가 달린 우편함을 달아놓고 세입자를 받습니다.

  불법 501호의 정체는 다락입니다. 4층에 딸린 창고용 공간입니다. 다락을 지었다고 세입자가 느는 건 아니니까, 법을 어긴 건 아닙니다. 문제는 옥상 다락을 고쳐 501호를 만들 때입니다. 우선, 4층 거주민이 쓸 창고라며 준공 허가를 받습니다. 그런 다음 다락방으로 이어지는 내부 계단을 막습니다. 방 한쪽을 높이고 현관문과 외부 계단을 만들면, 그럴듯한 임대 매물이 되는 겁니다.

  이런 501호는 옥상 전체를 차지할 수도 있어서 정상적인 401호보다 면적이 더 넓고 방도 더 많을 수도 있습니다. 집주인은 이른바 '투룸'이라며 원룸보다 월세 몇만 원을 더 받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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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은 필수, 쪼개기는 옵션?

  다락 쪼개기는 일종의 '옵션'입니다. 건설업체가 건물을 지을 때, 대개 다락을 만들어 분양하기 때문입니다. 여기를 증축하는 건 건물주의 선택입니다. 이웃 따라 불법증축한다는 식으로, 다락 쪼개기가 유행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자체에 적발되면 '생돈'을 물어야 합니다. 우선, 시정명령을 받습니다. 원상 복구엔 수백에서 천 만원 넘는 건축비가 다시 들어갑니다.

  복구를 하지 않고 버티면 이행강제금이 책정됩니다. 다락 증축은 불법 증축에 해당하는데, 건물 표준시가의 50%가 이행강제금입니다. 대수선이라 불리는 기존의 수평적인 쪼개기는 10%를 강제금으로 물립니다. 정부 당국은 이행강제금 액수가 적어 강제성이 적다며, 지난해 말 3%이던 수평 쪼개기 이행강제금을 10%로 올렸습니다. 그린벨트처럼 혼잡이 적은 곳에선 이행강제금 부과를 유예하기도 하지만, 도시 계획이 적용된 지역에선 처벌을 강화하는 추세입니다.

  은퇴한 베이비부머를 중심으로 다가구주택을 산 뒤 임대 소득으로 은퇴를 꾸리는 가정이 늘고 있습니다. 그런데 취재를 하면서, 엉뚱한 피해가 걱정되는 건물주들을 만났습니다. 불법 증축한 건지도 모르고 다락을 쪼갠 주택을, 그것도 임대인이 있는 상태로 산 집주인이 의외로 많았습니다. 그들은 옛 주인이 문제없이 임대료를 받았고, 다른 집도 외관상 자신의 집과 비슷해 보인다는 이유로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생각지도 못한 단속에 집을 다시 고쳐야 할 수도 있습니다. 이문 앞에 따져봐야 할 건 이익률만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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