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프리카공화국 국민은 현대 남아공 건국의 아버지 넬슨 만델라가 타계하고 나서 맞는 첫 휴일인 8일(현지시간) 전국 각지에서 한마음으로 그를 추모했다.
제이콥 주마 대통령 정부가 만델라를 추도하기 위한 기도의 날로 정한 이날 남아공의 흑인과 백인, 컬러드(혼혈), 인도계 등 모든 국민은 교회나 이슬람 사원, 절 등지에서 또는 수도 프리토리아의 정부청사인 유니언빌딩, 요하네스버그의 만델라 자택 앞 등지에 모여 그의 헌신적인 삶과 화합의 정신을 기렸다.
특히 남아공의 다수인종 흑인과 소수이지만 과거 흑인 탄압정책을 폈던 백인들은 흑백 평화공존의 새로운 나라를 건설한 만델라를 추모하며 다시 한 번 무지개 나라를 굳건히 이어나갈 것임을 다짐하는 듯했다.
이날 정오께 프리토리아의 유니언빌딩 출입문 앞에는 국기게양대의 절반쯤에 달린 남아공 국기가 내려보는 가운데 수십 명의 시민이 줄지어 서 방명록에 마디바(만델라 존칭)에 대한 작별 인사를 남겼다.
행렬에는 날레디 판도(여) 내무부장관도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며 서 있는 모습이 목격됐다.
피사니 음템보(32)라는 이름의 흑인 여성은 연합뉴스에 "만델라에게 조의를 표하기 위해 왔다"며 "그는 우리에게 여러 기회를 줬다. 그가 없었으면 내가 여기(정부청사 앞)에 올 수도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청사 입구 건너편에는 시민들이 놓고 간 꽃다발 더미와 촛불, 만델라 사진 등이 한 동상 구조물 앞에 놓여 있었다.
남아공 정부는 오는 11일부터 13일까지 유니언빌딩 앞에 만델라 전 대통령 시신을 안치해 국민이 마지막 고별 인사를 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주마 대통령은 이날 요하네스버그의 브라이언스톤 감리교회의 만델라 추모 예배에 참석했다. 교회에는 만델라의 전 부인 위니 마디키젤라-만델라와 장손 만들라 만델라 등 만델라 가족이 참석했다.
주마 대통령은 이날 연설을 통해 "그(만델라)는 화해를 가르쳤고 실천했다"며 지난 1993년 노벨평화상 수상할 당시 만델라가 과거 그를 압제했던 사람들(백인)과 함께 걸어나갔다는 점을 들었다고 현지 뉴스통신 사파가 전했다.
만델라는 아파르트헤이트(흑인차별) 정권의 마지막 대통령인 F.W. 데 클레르크와 함께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주마 대통령은 그러면서 과거 흑인을 탄압했던 백인이 우리와 함께 뭉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지 라디오 702는 요하네스버그 하우튼의 만델라 자택 앞에 모인 추모 인파 중 한 백인 남자의 인터뷰를 통해 "지난 1995년 럭비 월드컵에서 남아공이 우승한 이래 이처럼 남아공 국민이 단합된 모습을 보이기는 처음"이라는 육성을 내보냈다.
이에 앞서 전날 하우튼 만델라 자택 앞에서 만난 흑인 남자 쟝-폴 카바소(31)는 만델라 타계 후 남아공의 분열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일축하며 "만델라는 '우리가 모두 평등하며 하나다'라고 가르쳤다. 만델라의 가르침은 그가 세상을 떠난 후에도 자자손손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이날 만델라의 고향 쿠누가 있는 이스턴케이프주 주도 음타타에서는 6천명의 주민이 한 경기장에 모여 추모 행사를 갖는 등 남아공은 이날 케이프타운, 더반 등 전국 주요 도시에서 추모 인파가 운집해 만델라를 애도했다.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