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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위원칼럼] 우크라이나-친 러시아냐? 친 유럽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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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옆에 붙어 있는 나라, 우크라이나의 반정부 시위가 2주 넘게 계속되고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멀게만 느껴지는 나라이지만 지금 이 시위는 전 세계의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이미 2004년 한 차례 민중 시위로 인해 정권이 무너진 바 있습니다. 당시 이른바 '오렌지 혁명'으로 권좌에서 물러난 사람이 지금의 야누코비치 대통령입니다. 당시 시위는 전 세계인의 이목을 끌었지요.

이번 시위도 본질을 따지고 보면 당시 시위와 유사한 점이 많습니다. 우크라이나는 역사적으로 폴란드의 지배를 오랫 동안 받았습니다. '대장 불리바'라는 영화가 있지요. 고골리의 소설을 영화화 한 것인 데요, 폴란드 지배 하의 우크라이나에서 있었던 코자크 족의 반란이 그 배경이 된 영화입니다. 당시 독립 운동을 하던 이들이 의존한 나라가 이웃 러시아였습니다. 이후에는 소련에 흡수되기도 했고요. 역사적으로나 지리적으로나 유럽과 러시아를 잇는 가교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동부 지역은 친 러시아계가 우세하고, 서부 지역은 친 유럽계가 더 많다는 분석입니다.

그동안 선거에서도 이런 경향은 뚜렷하게 나타났습니다. '오렌지 혁명' 이후 집권한 빅토르 유센코 대통령은 친 유럽 성향을 보였습니다. 현 대통령인 야누코비치는 친 러시아계로 분류됩니다. '오렌지 혁명'으로 집권했지만 유센코 대통령의 실정으로 다시 정국이 혼란에 빠졌고, 2010년 선거에서는 야누코비치가 이겨 권좌를 되찾았습니다. 대통령이 된 뒤 야누코비치는 당시 선거의 라이벌이었던 티모센코 전 총리- 여성 총리로 유명한 사람이죠-를 비리 혐의로 구속했습니다. 친 러시아계가 친 유럽계를 억압했다는 원성을 들었습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 유럽 사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러시아의 가스관이 우크라이나를 통해 유럽으로 들어갑니다. 겨울철 유럽의 목줄을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유센코 대통령 시절 러시아는 거의 연례 행사 처럼 겨울철만 되면 우크라이나로 가는 가스관을 끊었습니다. 우크라이나가 가스값을 제대로 지불하지 않았다는 이유였는 데, 유럽 각국은 러시아의 이런 조치에 불만을 가졌습니다. 자칫 잘못하면 유럽행 가스가 끊길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입니다.

EU가 구 소련에 속했던 6개국, 우크라이나와 몰도바, 벨라루스,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 조지아와 EASTERN PARTNERSHIP을 체결하고자 하는 이유 중의 하나는 바로 에너지 문제입니다. 상대적으로 에너지 부국이지만 경제적으로 어려운 나라들을 EU 쪽으로 끌어오겠다는 것입니다. 이런 시도에 러시아가 발끈했습니다. 러시아로서는 안마당에 EU가 발을 들여놓는 것이라는 인식을 하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에 강한 압력을 행사했고, 야누코비치 대통령은 EU와 협정 추진을 중단했습니다.

EU는 경제적 지원이라는 당근을 내밀고 있습니다. 지금 시위의 근본 원인은 바로 친 러시아냐, 친 유럽이냐의 문제입니다. 반정부 시위대는 EU 쪽으로 가자고 정부를 압박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시위를 보는 눈도 유럽과 러시아가 상반됩니다. 유럽은 우크라이나 정부의 강경한 진압을 비난했고, 러시아는 시위를 비이성적 폭력이라고 비판했습니다. EU는 친 유럽계의 상징인 티모센코 전 총리 석방도 요구했습니다.

11월 29일과 30일 이틀 동안 EU는 라트비아의 수도 빌리우스에서 EASTERN PARTNERSHIP 회의를 가졌습니다. AFP 통신은 유럽의 지도자들이 실망감 속에 회의장을 떠났다고 표현했습니다. 대상 6개국 중 우크라이나와 아제르바이잔이 협정을 거부했고, 소국인 몰도바와 조지아만 협정에 적극적이었는 데, 러시아의 강한 경제 제재 위협 속에 불안에 떨고 있다는 것입니다. 현재 상황을 AFP는 '러시아의 단기적 승리'라고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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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기 논설위원 대

일부 언론에서는 2004년의 '오렌지 혁명'이 재현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우연인 지 몰라도 당시 물러났던 야누코비치가 또다시 똑같은 도전을 받고 있다는 점도 흥미롭습니다. 그렇지만 정권이 바뀐다고 우크라이나의 문제가 일거에 해결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갈등이 오랜 역사적 배경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러시아의 눈치도 봐야 하고, EU의 지원도 기대해야 하고, 어느 쪽이 이길 지는 결국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몫입니다. 사안이 터질 때 마다 사사건건 대립하는 우리에게도 남의 일로만 느껴지지는 않는 우크라이나의 현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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