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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력감에 휩싸인 고3 교실…"학교 올 필요 못느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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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을 끝낸 고3 학생들은 지금 교실에서 무기력감을 배우고 있습니다"

4일 오전 경기도 수원 사립 A고등학교.

학교건물 1층에서 3학년 교실이 있는 4층으로 올라갈수록 학생들의 소란스러운 목소리는 커졌다.

수업이 진행되고 있어야 할 시간에도 교실엔 방치된 학생들뿐이었다.

칠판 옆 시간표에는 '4교시 화학'이라고 적혀 있지만 자리에 앉아 교과서를 보거나 혹은 관련 교육활동을 하는 학생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일부 학생은 교무실에서 담임교사와 진학상담을 받기도 했다.

그 외 학생들은 휴대전화 게임을 하거나 책상에 엎드려 잠을 자거나, 영화를 보거나 이렇다 할 목적 없이 시간을 소비했다.

"뉴스에 나오는 그대로예요. 오전 4시간 동안 아무것도 안 해요. 그냥 있어요"

조모(19)군은 "이게 왜 문제가 되는지 모르겠어요. 수능이 끝났으니 학교에서 더는 수업할 이유도 없고 올 필요도 없는 것 같다"며 "지금처럼 단축수업을 하거나 아예 안 왔으면 좋겠다"고 불만을 털어놓았다.

이 학교는 수능을 치른 지난달 7일 이후부터 지난 한 달간 오전 4교시 단축수업을 하고 있으며 방학하는 오는 31일까지 단축수업을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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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적인 수업계획은 '교과목 교사 재량활동'이지만 실제로 교육이 이뤄지는 수업은 거의 없다.

이 학교 외에도 공·사립을 불문한 많은 학교가 고3 학생들에 한해 수업을 일찍 끝내고 있다.

교육당국이 내린 '단축수업 금지' 원칙에는 어긋날 소지가 있지만 '도리가 없다'는 게 학교현장의 공통된 목소리다.

A고 3학년 부장교사는 "수능이 끝나면 무엇을 해도 학생들을 붙잡을 수 없기 때문에 원칙은 따르기 어렵다"며 "수업시수를 채우는 데 지장이 없어서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교사들은 수능시험 날짜를 늦추는 게 한가지 해결방안이 될 수 있다고 제시했다.

수원의 또 다른 사립고 3학년 부장교사는 "지금 수능이 너무 빠르다. 수능 후 학생 통제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현장에 있는 선생님들만 탓할 게 아니라 문제가 빚어진 근본적인 원인을 고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 학교는 교육적 철학 없이 학생들을 영화관에 데려가는 등 비교육적일 수밖에 없다"며 "수능을 고등학교 졸업 일에 맞춰 지금보다 3∼4주가량 늦추면 학교에서 학생을 가르칠 수 있는 기간이 그만큼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수원=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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