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정부가 유럽연합(EU)과의 협력협정을 무산시키자 협정 체결에 찬성하는 민심이 들끓고 있다.
야권 시위가 약 1주일째 지속되는 가운데 29일(현지시간) EU와의 협력협정 체결이 끝내 불발되자 평소보다 더 많은 인원이 거리로 몰려나와 빅토르 야누코비치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했다고 이타르타스 통신 등 외신이 전했다.
당초 협정 체결 예정일이던 이날 밤 수도 키예프 중심가에는 1만여 명이 모여 협정 체결 중단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이 중 400여 명은 30일 새벽까지 남아 시위를 이어가다 진압 경찰과 충돌했다.
키예프 경찰은 이날 동트기 전 시위진압 특수부대 '베르쿠트' 요원 2천 명을 투입, 최루탄을 쏘고 경찰봉을 휘두르며 시위대 강제 해산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33명이 경찰에 체포되고 시위대 다수가 부상한 것으로 전해졌다.
키예프 시내 독립광장 곳곳에서 머리와 팔에 피를 흘리는 부상자들의 모습이 목격됐다. 시위에 참여한 한 시민은 "우리는 평화적인 시위를 열었을 뿐인데 경찰이 우리를 공격했다"며 "그들이 우릴 쓰레기처럼 내던졌다"고 반발했다.
시위대 측은 내달 1일에도 대규모 집회를 열 것이라고 예고해 EU와의 협정 체결 중단에 따른 항의 시위가 2주차로 접어들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야누코비치 대통령에 대한 제재를 요청하는 목소리도 커져 관심을 끌고 있다.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26일 백악관 홈페이지에 처음 올라온 야누코비치 대통령과 내각에 대한 제재를 촉구하는 탄원서의 지지서명이 현재 10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협정 지지 우크라이나 시민이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탄원서에는 "야누코비치와 현 정부는 서방과 가까워질 수 있는 우크라이나 시민의 권리를 무시하고 있다"며 이들의 자산동결 및 미국과 EU 회원국에 대한 입국금지를 요청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미국은 이에 대해 아직 공식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옛 소련권 핵심국인 우크라이나는 탈 러시아를 꿈꾸며 유럽과의 경제협력을 추진해 왔다.
지난 28~29일 EU 순회의장국인 리투아니아의 수도 빌뉴스에서 열린 'EU-동부파트너십' 정상회의에서 우크라이나는 EU와 자유무역지대 창설을 골자로 한 협력협정을 체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정부가 21일 러시아 및 옛 소련권 국가들과의 관계를 이유로 돌연 EU와의 협정 준비를 중단하겠다고 발표하면서 협정 체결을 기대해온 국민의 반발이 거세졌다.
(알마티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