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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정국 혼란에도 '한국어 말하기 대회' 후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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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정국 혼란이 지속한 가운데 23일(현지시간) 오후 이집트 카이로 아인샴스대 알알순대(외국어대학) 대강당이 열띤 한국어 실력 겨루기로 후끈거렸다.

2013년 '한국어 말하기 대회'가 열린 이 강당과 복도는 이집트 시민과 학생, 교민, 한국대사관 관계자 등 400여 명의 청중으로 가득 찼다.

올해로 8회째를 맞은 이번 대회에는 예선을 거쳐 본선에 오른 이집트 대학생과 직장인 등 11명이 그동안 갈고 닦은 한국어 실력을 자랑했다.

예선에 37명이 지원한 만큼 평균 3대 1이 넘는 경쟁률을 뚫고 본선에 진출한 셈이다.

박재양 주이집트 한국대사관 홍보관은 "올해 비상사태가 선포되고 정국이 불안정해 한국어 말하기 대회를 소규모로 조용히 오전 일찍 치르려 했는데 오히려 신청자가 더 몰려 본선 진출자를 가리기가 너무 어려웠다"고 말했다.

지난해 대회 본선 참가자는 9명이었다.

첫 순서로 케이팝(K-POP) 공연에 이어 대회가 시작하자 각 참가자는 재치있고 유창한 한국어 말솜씨를 뽐냈다.

강당에서는 쉴 새 없이 박수갈채가 쏟아져 나왔다.

제1부에 나온 아인샴스대 한국어과 2학년 한나 고마아는 '니하오 니하오(중국어 인사)'란 제목의 발표에서 "한국어 공부를 하고 나서 외국인의 이집트 생활이 불편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녀는 이어 "이집트 사람이 한국인들에게 '니하오'라는 인사를 자주 건넨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한국인들이 이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이집트인을 대신해 사과드리고 싶다"고 말해 청중의 폭소를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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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아인샴스대 한국어과 3학년 나다 아흐메드는 '김치찌개' 발음을 터득하기까지의 성공담을 들려줘 주목을 받았다.

아흐메드는 "아랍어로 발음하기 어려운 '치'는 재채기할 때 나오는 소리를 흉내 냈고 '찌' 발음은 화장실에서 힘을 줄 때 쓰는 기합 소리에서 따왔다"고 설명했다.

그녀는 빼어난 한국어 솜씨로 이 대회 최고상인 대상을 탔다.

주이집트대사관 한국문화원에서 한국어를 공부하는 라바브 후세인은 "한국 사람들이 어떻게 살고 어떤 생각을 하는지 궁금해 한국 드라마에 관심이 높고 한국 음식도 알게 됐다"며 불고기, 떡볶이, 자장면이 먹고 싶다고 외쳐 시선을 끌었다.

유일한 직장인 참가자인 메리암 마그디는 '신기했던 한국 출장'이란 독특한 주제로 한국의 지하철, KTX 탑승 경험담을 예로 들며 "한국 사회는 노인과 임신부 등 노약자를 배려한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전했다.

한국어 말하기 대회 중간마다 열린 아인샴스대 학생들의 크레용 팝 '직렬 5기통 춤'과 사물놀이 공연, 한국 대중가요 부르기, 즉석 대형 그림 그리기, 기타 연주, 한국시 낭송 등의 행사는 분위기를 한층 더 띄웠다.

김현주 아인샴스대 한국어학과장은 "올해는 이집트의 불안한 사정 등으로 대회 준비가 쉽지 않았지만, 이번 참가자들의 뛰어난 한국어 실력과 열정으로 분위기는 더 뜨거웠다"고 말했다.

김영소 주이집트 한국 대사도 "이집트에서 한국어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아 기쁘다"며 "한류 붐이 더 확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집트에서는 8년 전 중동 지역 최초로 한국어학과가 개설된 아인샴스대 외에 헬완, 알렉산드리아, 룩소르 등지의 관광 고등교육원, 주이집트대사관 한국문화원 등 교육기관이 현지인들에게 한국어 교육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집트는 지난 7월 3일 이집트 군부가 무함마드 무르시 전 대통령을 축출하고 나서 무르시의 복권을 요구하는 시위대와 진압 경찰 간, 무르시 찬반 세력 간 유혈 충돌이 전국 각지에서 끊이지 않고 있다.

이 과정에서 1천명 넘는 사망자가 발생하고 이집트 최대 이슬람 조직 무슬림형제단의 간부들이 대거 체포됐다.

(카이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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