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조사부(양호산 부장검사)는 종중(宗中)이 만든 비영리 재단의 공금 10억여원을 횡령하고 100억원대 배임을 저지른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로 이모(55)씨를 구속기소했다고 15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는 조선조 양녕대군의 후손들이 모여 만든 재단 '지덕사'의 상임이사로 지내면서 2010년 6∼7월 재단 공금 15억 2400만원을 빼돌려 개인 사업 채무 변제 등에 쓴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부동산 개발 사업에 손을 댔다가 사업 부진으로 부지가 공매로 넘어가고 자신의 집까지 가압류되는 상황에 처하자 지덕사에 빚을 지고 있던 김모씨에게 사업 부지를 떠넘기는 식으로 일을 꾸몄다.
정상적이라면 김씨가 돈을 내고 사업 부지를 매수해야 하지만 김씨의 자금사정이 여의치 않아 이씨가 지덕사 돈 8억 2400만원을 내 줘 계약금으로 쓰게 했다.
이씨는 7억원을 추가로 빼돌려 부동산 개발사업 시공사에 지고 있던 채무도 갚았다.
이씨는 이 같은 자신의 범행을 숨기고 부동산 사업과 관련한 채무 관계를 정리하기 위해 재단이 김씨에게 100억원을 대여하는 것으로 서류를 만들어 재단에 84억 7600만원의 손해를 끼쳤다.
그러다 대여금 변제일이 다가오자 이번엔 김씨에게 150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다시 꾸며 재단에 추가 50억원의 손해를 입혔다.
이씨는 또 2010년 3월 당시 재단 이사장을 지내던 이모(70)씨와 공모해 재단 공금 4억 8000만원을 빼돌려 이 전 이사장의 개인 투자금 지급 명목으로 쓴 혐의도 받고 있다.
회계상으로는 지덕사 고유목적사업에 지출한 것처럼 꾸몄다.
이들은 이 전 이사장 개인채무 변제를 위해 공금 5500만원을 빼돌리기도 했다.
검찰은 이 전 이사장이 이씨를 고소해 수사를 시작했으나 이 전 이사장의 범행도 드러나자 함께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씨가 실질적으로는 150억원을 빼돌린 것"이라며 "형식적으로는 서류를 다 갖춰 놔 재단 내부에서도 이씨의 범행을 아는 사람이 거의 없다"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