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의 비밀주의와 조세회피처로 유명한 스위스가 국제사회의 압력에 굴복해 조세회피 방지협약에 서명할 예정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넷판이 15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스위스 정부는 가입국이면 어느 나라라도 타국 정부로부터의 세금 관련 정보제공 요청에 적극 협력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다자간 조세회피 방지협약에 서명하기로 했다.
스위스 정부의 이 같은 태도 변화는 지난달 초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렸던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가국들이 모든 이해 당사국들에게 지체없이 협약에 서명하도록 촉구한 데 따른 것이다.
스위스의 경우 오랜 기간 유지해온 독특한 은행 비밀주의로 인해 전 세계에서 몰려든 '검은 자금'의 집합처로 알려져 있던 터라 이번 협약 서명은 큰 의미가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보스턴컨설팅그룹에 따르면 스위스에서 운용되고 있는 역외자산의 규모는 2조 2000억 달러(약 2천 30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위스 정부 관계자는 "이번 조세회피 방지협약 서명은 세금 사기와 조세회피를 방지하기 위한 국제적 노력에 동참함으로써 금융 중심지로서의 스위스의 평판과 청렴성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국제조세협력 부문 책임자인 파스칼 생타망은 "지난 5월 협약에 서명한 룩셈부르크와 싱가포르에 이어 스위스까지 서명에 동참한 것은 매우 중요한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G20은 그러나 한층 효율적인 조세회피 방지를 위해 구속력이 약한 다자간 협약에 그치지 않고 이해당사국 간에 자동적으로 조세 관련 정보를 교환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양자 협정으로까지 발전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시드니=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