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셧다운'(부분업무정지)으로 드러난 미국 정계의 만성화된 기능 장애가 미국에 대한 국제사회의 신뢰를 무너뜨릴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제럴드 세이브 워싱턴 지국장은 이날 '워싱턴 기능장애 속 국제사회의 위험'이라는 기명칼럼을 통해 이같이 지적하고, 이는 불편하지만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세이브는 특히 미국의 적들이 미국의 마비사태를 이용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은 여전히 '슈퍼파워'이지만 정부예산조차 제대로 조달이 안되고, 시리아 사태와 관련해 최고통수권자인 대통령의 결정과 관련해 여당 의원들마저 찬성하지 않고 있다는 것.
이런 상황은 미국이 복잡한 글로벌 현안 해결을 주도해 가는데 결코 유리한 여건이 아니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실제로 '셧다운'으로 인해 미국을 찾는 외국인들이 비자신청에 애를 먹을 수 있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에 앞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과 관련된 협상 타결을 위해 노력하던 당사국들도 방관하는 분위기로 돌아서는 등 외교 분야의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것.
더욱 심각한 것은 실제적이지만 일시적인 이런 영향보다는 미국에 대한 신뢰성에 대한 광범위한 회의가 제기되는 점이라고 세이브는 지적했다.
대통령과 의회가 이 문제에 합의하지 못해 장기간 '워싱턴 기념탑'의 문을 열지 못한다면 미국 정계가 더 어려운 국제현안을 놓고 합의에 도달할 수 있다는 신뢰를 국제사회에 줄 수 없게 된다고 그는 부연했다.
이스라엘의 경우 시리아 화학무기 사용과 관련해 미국 의회가 오바마 대통령의 조치를 지지하지 않는 상황에서 미국 정부가 이란 핵문제와 관련해 일련의 군사적 행동을 할 수 있을지에 의구심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반대로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핵무기 프로그램과 관련해 외교적 노력이 진행되는 가운데 오바마가 의회를 설득해 이란에 대한 경제적 제재를 풀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에 대해 의심을 가질 수 있다는 것.
심지어 북한의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자신의 대량살상무기에 대한 미국의 위협이 실제인지에 대해 의심할 수 있다고 그는 추측했다.
또, 이런 의심이 북한의 오판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세이브는 주장했다.
세이브는 그러나 "과거 미국 내 문제가 발생했을 때도 미국 정치시스템의 근본적인 경쟁력은 그대로 유지됐다"며 "정치권 갈등은 심각한 상황으로까지 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여전히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