꽉 막힌 도로에서 속이 불편할 때 주유소 화장실은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반갑고 고마운 존재다.
하지만, 주유소 화장실을 주인 허락 없이 사용해도 되는지 운전자들은 잠시 고민에 빠지게 된다.
결론부터 말하면, 석유 및 석유 대체연료 사업법은 주유소 화장실을 일반에 개방하는 공중 화장실로 규정하고 있다.
이런 사실을 일반인이나 주유소 사업자가 잘 몰라 서로 옥신각신하는 사례가 부지기수다.
얼마 전 추석을 쇠고 집으로 돌아가던 주부 황모(32.전주시 덕진동)씨도 주유소 화장실을 이용하다 난처한 상황과 맞닥뜨렸다.
사고가 났는지 도로가 매우 막힌 순간 속이 불편해졌고, 참을 수 없어 갓길에 차를 세우고 주유소 화장실을 이용했기 때문이다.
황씨는 "너무 급해서 일단 볼일을 보러 들어갔는데, 주인이 화장실 문앞에서 계속 '나오라'고 재촉하는 바람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다 허겁지겁 나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주인은 '기름을 100원어치도 안 넣고 화장실을 쓰는 몰상식한 사람'이라고 욕을 했다고 한다.
무안해진 황씨는 결국 5만원어치를 주유했지만, 추석 연휴 내내 불쾌해서 행정기관에 주유소 화장실을 이용해도 되는지 확인했다고 한다.
주인도 할 말이 많기는 마찬가지다.
주유소를 경영하는 김모(58)씨는 "주유소 진입로에 딱하니 차를 받쳐놓고 화장실을 이용하는 고객들 때문에 영업에 지장이 많다"고 하소연했다.
또 화장실 안에 있는 물건들이 없어지거나 파손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전기나 수돗물을 함부로 사용하는 것은 물론 심지어 밀폐된 공간에서 담배까지 피우는 바람에 다음 손님들이 이용하기 힘든 때도 있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최근 화장실 변기가 막혔지만 이런 번거로움 때문에 수리를 미루고 아예 '고장'이라는 문구를 붙이고 문을 잠가놨다고 덧붙였다.
전주시가 이 같은 불편함이 없도록 관내 모든 주유소와 가스충전소에 공중화장실임을 알리는 안내 표지판을 부착하기로 했다.
아울러 주유소 업주들에게 공문을 보내 일반인이 주유소 화장실을 사용할 때 협조토록 당부할 계획이다.
전주시는 "주유소 화장실은 관광객이나 일반인의 편의를 위해 개방된 공중화장실"이라면서 "이용자나 주인이 청결하게 화장실을 이용하고 관리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주=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