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원 민주당 지도부는 23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핵심 정책인 건강보험 개혁안, 이른바 오바마케어 폐지를 볼모로 공화당이 정부 폐쇄(셧다운)를 초래하려 한다고 맹비난했다.
공화당이 장악한 미국 하원은 지난주 오바마케어 관련 예산을 쏙 뺀 2014회계연도 잠정 예산안(CR)을 통과시켜 상원에 넘겼다.
해리 리드(네바다)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이날 오바마케어 예산 삭감과 같은 논란의 여지가 많은 '군더더기'를 포함한 잠정 예산안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하원 지도부는 앞으로 며칠 간 깔끔한 잠정 예산안을 통과시키든지, 연방 정부가 문을 닫도록 내버려둘 것인지 선택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른 상원 민주당 중진들도 일제히 공화당이 위험성 높은 `치킨게임'을 벌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맥스 보커스(몬태나) 상원 재정위원장과 패티 머레이(워싱턴) 상원 예산위원장은 이날 동료 의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존 베이너(오하이오) 하원의장을 비롯한 공화당 의원들이 정부를 폐쇄 직전까지 몰고 있다고 주장했다.
두 위원장은 "공화당 내 티파티(극우 보수주의) 의원들과 지도부가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을 위기 상황에 처박고자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 이들은 미국인 근로자와 미국 경제가 어떻게 되든 괘념치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근로자들과 경기를 또 다른 벼랑 끝 대결과 불확실성으로 이끄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이 다수 의석인 상원이 공화당 주도로 하원이 가결처리한 잠정 예산안을 그대로 통과시키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2016년 대권 주자 가운데 한 명인 테드 크루즈(텍사스) 상원의원은 민주당이 오바마케어 예산을 복원시킨 잠정 예산안을 짜면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 진행 방해)를 행사하겠다고 밝히고 있어 민주당 개정안의 상원 통과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상원의원 100명 중 민주당 소속(민주당 성향 무소속 포함) 의원은 54명이고 공화당 의원은 46명이다.
필리버스터를 막는 데 필요한 정족수는 60표다.
따라서 내년도 예산안은 상원 토론 및 심의, 표결에만 한 주를 다 허비할 공산이 크다.
또 상원이 오바마케어 관련 지출을 살린 잠정 예산안을 통과시켜 하원으로 보내고 다시 하원이 이를 검토하는 등 핑퐁 게임을 벌이는 사이 처리 시한인 이달 말을 넘겨 내달 1일부터 정부 폐쇄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점차 커지는 상황이다.
(워싱턴=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