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주간의 워싱턴 정가 소식을 알아보는 워싱턴 인사이드입니다. 신동욱 특파원 연결합니다. 신동욱 특파원.(네, 안녕하십니까. 워싱턴입니다.) 먼저 시리아 사태 소식부터 알아볼까요? 지금 미국과 러시아가 시리아의 화학무기 문제를 외교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협상 중이지요. 어떻게 되가고 있습니까?
<기자>
네, 며칠전만 해도 이 문제가 금방 해결될 것 같았습니다만 역시 어려운 문제입니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제네바에서 이틀째 회의를 했지만 아직 구체적 해결 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미- 러 두 나라는 따라서 유엔 총회 기간가 열리는 오는 28일 뉴욕에서 다시 만나서 시리아의 화학무기를 어떻게 폐기할 지 논의하기로 했습니다.
당장 이렇게 성과는 없습니다만 일단 이렇게 협상이 진행되면서 시리아 공습을 둘러싼 미국 내 논란도 수면아래로 가라 앉은 상태입니다.
당초 미 의회는 이번 주중에 백악관이 제출한 시리아 군사 개입 결의안을 논의하고 표결에도 부칠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시리아가 러시아의 중재로 화학무기 공개와 생산 중단, 그리고 화학무기 금지 조약 가입을 약속하면서 시리아 사태는 외교적 해결 쪽으로 방향을 급선회하게 됐습니다.
이런 가운데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오늘(14일) 기자회견을 통해 시리아 정부군이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압도적인 내용을 담게될 유엔보고서를 다음주 내놓겠다고 밝혀 시리아 사태의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입니다.
<앵커>
이 와중에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시리아 문제와 관련해 미국을 직설적으로 비판하는 기고문을 뉴욕 타임즈에 실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매우 미묘한 시기에 매우 직설적인 비판이어서 파문이 적지 않습니다.
푸틴 대통령 복귀 이후 미국과 러시아는 사사건건 부딪혀 왔는데 시리아 사태를 둘러싸고 두 나라사이의 갈등이 최고조에 달한 상태기 때문입니다.
뉴욕타임스 기고문의 내용을 보면 이렇습니다.
'다른 나라의 내부 갈등에 군사적으로 개입하는 것이 미국의 일상적인 일이 되고 있다. 러시아는 시리아가 스스로 미래를 결정할 수 있도록 평화적 대화를 지지해 왔으며, 러시아가 보호하려고 하는 것은 시리아 정부가 아니라 국제법이다.'
시리아의 화학무기 사용을 강력히 비난하며 공습 의사를 보인 미국을 정면으로 비판한 것이죠.
이에 대해서 백악관이 터무니없는 주장이라며 발끈했고 미국 정치권에서도 "토할 것 같다"는 등의 격한 반응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틀린 말은 아니지 않느냐는 상반된 평가도 나오기도 했습니다.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는 이 논평이 매우 시의적절하고 강력했으며 푸틴 대통령 역시 단숨에 현실정치의 대가로 탈바꿈했다고 높게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어쨌든 국제 외교무대에서 한동안 소외돼 있었던 러시아가 미국과 정면으로 각을 세우면서 존재감을 다시 확인한 것만은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앵커>
네, 그렇게 본다면 이번 시리아 사태를 둘러싼 외교전의 승자는 결국 러시아다, 이런 평가가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니네요.
<기자>
네, 지금까지는 그렇습니다.
일단 미국내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외교정책에 대한 비판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곧바로 공습을 할 것처럼 하다가 의회 승인을 받겠다고 시간을 끌었고, 그것도 어려워지자 외교적 해결로 방향을 트는 모습이 미국인들에게 불안하게 보인다는 것이죠.
러시아가 제시한 외교적 해법을 지켜보겠다고 한 만큼 또 당분간은 러시아가 하자는 대로 따라갈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 대해 워싱턴 포스트는 미국이 결국 러시아에 휘둘리게 됐다고 비판했고 워터게이트 사건을 특종보도해서 유명해진 밥 우드워드 기자는 오바마 대통령이 아무 계획없이 즉흥적으로 움직이는 것 같다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으로서는 당장 새로운 전쟁을 시작해야 하는 부담은 피할 수 있게 됐지만 결단력 부족한, 우유부단한 대통령의 이미지를 얻게 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앵커>
이번에는 경제 이야기 좀 해보겠습니다. 미국 경제의 회복세는 뚜렷한데, 아직도 많은 미국인들이 "여전히 금융위기의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 생각을 하고 있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지난 2008년 가을이었으니까 금융위기가 일어난지 벌써 5년이 됐군요.
미국 경제는 그동안 최악의 터널을 지나 분명한 회복새로 접어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한동안 부진했던 제조업 경기가 살아났고 뉴욕 증시 역시 연일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주택 차압건수가 2005년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부동산 시장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객관적인 수치에도 불구하고 많은 미국인들은 '여전히 금융위기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이런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월 스트리트 저널과 NBC방송이 1천 명에게 물어봤더니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52%가 '아직 금융위기와 주택시장 붕괴의 영향을 받으면서 살고 있다', 이렇게 대답했다고 합니다.
실제 경제의 움직임과 미국인들이 피부로 느끼는 체감 경기가 상당히 차이가 난다고 볼 수 있겠는데요.
무엇보다 빈부격차가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지난해 미국 상위 1% 부자가 전체 가계소득의 19.3%를 차지해 지난 100년 사이에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는데요.
이런 빈부격차가 갈수록 확대되면서 미국 경제에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