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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중국의 독서강제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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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마음의 양식' 등등은 말하면 입 아픈 소리입니다. 따라서 국가가 국민에게 독서를 권장하고 이를 위한 환경을 조성해주는 것은 당연한 의무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국민이 독서를 하도록 강제하는 법을 만드는 것'은 어떨까요? 고개를 갸웃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최근 중국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이달 초 중국 정부가 국민의 독서를 촉진하는 '전국민독서촉진조례'를 제정하겠다며 초안을 만들었습니다. 이를 두고 중국의 언론과 인터넷에 논란이 뜨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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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이 조례에 어떤 내용의 법규가 포함됐는지 세세히 공개되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대강을 밝혔는데요. 이를 통해 법규가 어떤 모습일지 추측해볼 수 있습니다.

우선 국민의 독서 수준을 세계 문화 강국에 필적할 만큼 끌어올리겠다고 밝혔습니다. 조사 결과 지난 한 해 18~70세의 중국인들이 읽은 책의 양은 일인당 평균 6.7권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 해 15권을 읽은 미국인의 반에도 못미치는 수치입니다. 그러니까 법규의 취지를 볼 때 국민들의 독서량을 지금보다 2배 넘게 늘리도록 만들겠다는 것입니다. 어떻게? 현재로서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국민들이 책을 읽도록 강제해야겠죠. 극단적인 예를 들면 한 해 몇 권 이상의 책을 보지 않으면 처벌하는 등의 방법으로 말입니다.

미성년자들이 책을 멀리하는 상황을 개선해야 한다는 내용도 있습니다. 미성년자라면 대부분 학생들일테니 책을 읽은 실적을 성적에 반영하는 등의 방법이 가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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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들이 책을 읽을 수 있는 시설이나 자원이 부족하고 지역적인 격차도 크기 때문에 이를 개선하겠다고 합니다. 도서관을 비롯해 책을 공급해주는 체계나 설비를 강화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또 좋은 책과 좋지 않은 책이 혼재돼있는 점을 지적하면서 적극적으로 양서를 지원하고 널리 읽히도록 유도하겠다고 합니다. 중국 정부가 양서를 지정해 각 지역 도서관에 대량으로 공급하거나 학생들에게 필독서로 제공하는 등의 방법을 상정해볼 수 있겠습니다.

이밖에 독서를 촉진하는 조직과 재정 기금을 더욱 효율적으로 정비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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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법을 추진하는 정부 당국이나 이에 동조하는 측의 주장은 이렇습니다. 국민들에게 독서를 권장한다는 취지 자체가 좋다는 점을 앞세웁니다. 16세기 유태인 사회가 이와 비슷한 법을 실시했다고 예를 듭니다. 특히 당시 유태법에서는 좋은 책의 경우 반드시 이웃과 돌려보도록 강제했다고 설명합니다. 일본 역시 아동독서활동법을 통해 어린이의 독서를 유도하고 있는 사실도 근거로 듭니다. 나아가 일부 학자는 이 법을 통해 국민들이 좋은 내용의 책을 선택해서 읽도록 안내, 지도하는 효과를 거둬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관망파, 중립파의 의견도 있습니다. 이들은 법 자체의 취지와 필요성에는 천성하지만 부작용을 피할 수 있도록 제정되고 운용돼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독서를 권장하고 양서를 읽도록 의식 계몽을 하는 수준에 머물러야지 이를 넘어 강제적인 작용을 시도하려다가는 부작요이 더 클 것이라고 경고합니다. 특히 특정한 책을 강제적으로 읽히려는 것은 위험한 행위라며 문화대혁명 시절의 부조리를 상기시킵니다.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습니다. 법으로 책을 읽도록 강제하는 것이 과연 가능하냐고 묻습니다. 수많은 국민들이 얼마나, 어떤 책을 읽었는지 무슨 수로 일일이 파악할 것이며, 이를 어겼다고 어떻게 처벌하겠냐고 따집니다. 또 독서를 법으로 강요하는 것이 바람직하냐는 의견도 많습니다. 중국 인터넷에는 '어느 나라가 법으로 독서를 강제하냐'고 비난하는 네티즌들의 목소리가 넘쳐납니다. 학교 교육을 통해 독서를 하도록 유도하고 바른 독서 방법을 교육시키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지적합니다. 굳이 독서와 관련된 법을 만들겠다면 '독서촉진지원법' 정도를 만들어 도서관의 수와 규모, 운영 체계를 개선하는 것만 바람직하다고 목소리를 높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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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이 세가지 가운데 어떤 의견에 동의하십니까? 제 개인의 의견을 물어보신다면 저는 반대쪽에 기웁니다. 우선 국민의 모든 생활을 법으로 규율하겠다는 태도 자체가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중국 정부는 얼마전에도 '효도법'이라는 것을 만들었다가 큰 논란을 부른 적이 있죠. 부모를 자주 찾아가고 금전적인 봉양을 하도록 법으로 규제한데 대해 법이 윤리의 영역을 침범했다며 반대하는 목소리가 들끓었습니다. 한 중국 네티즌은 "효도도 법으로 하고 독서도 법으로 하면, 밥 먹고 볼일 보는 것도 법에 따라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비꼬았습니다. 그렇습니다. 법은 도덕의 최소한에 머물러야 한다는 법철학 논리까지 따지지 않더라도 '입법 만능주의'는 국가가 국민들 위에 군림하려는 태도로 보여 마뜩지 않습니다.

저는 특히 '양서와 악서를 구분하고 양서를 읽도록 유도하겠다'는 부분이 걸립니다. 양서와 악서를 누가 판단하죠? 국가가 나서서 한다면 국가의 생각에 반대되는 내용의 모든 책은 악서가 되는 것 아닐까요? 국민의 사상을 통제하겠다는 불순한 의도가 있지 않나 의심하게 됩니다. 중국 진시황의 분서갱유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어떻든 16세기 유태 사회가 제정한 이후 사상 처음으로 만들어지는 중국의 '전국민독서촉진법'이 어떤 모습일지, 어떻게 운용될지 몹시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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