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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자주 빗나가는 장마예보, 안 하나 못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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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4시 반부터 하루 일과를 시작한 지 10년이 넘었습니다. 10년 넘게 조근을 하면서 몸에 밴 습관이 하나 생겼는데요. 그것은 일어나자마자 창문을 열어 밖을 내다보는 것입니다. 현재 날씨 상황을 살피는 것이죠. 이른바 직업병입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 습관에 변화가 생겼습니다. 눈을 뜨자마자 제일 먼저 하는 일은 스마트폰을 보는 것이죠. 전에는 문을 열어 하늘상태나 바람 정도만 살폈지만 지금은 스마트폰 안에 전국의 날씨상황이 잘 정리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다양한 정보를 얻게 되면서 오히려 피곤함은 더 커졌습니다. 분석하고 종합해야 하는 정보의 양이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정보가 많아지면서 그 날 날씨의 중심을 잡는 시간도 조금 길어졌는데요. 생각해 보니 창문을 열고 받는 첫 느낌보다 분석이 정확해지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100% 만족할 정도는 못 되는 것 같습니다.

기상청이 최근 신문이나 방송 등 여러 매체에게서 많은 꾸중을 받고 있습니다. 올 장마철 예보가 빗나간다는 지적이죠. 결과만을 놓고 보면 맞는 지적이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습니다. 능력이 부족한 측면이 있지만 어쩔 수 없는 측면도 있기 때문입니다.

기상청이 장비보강에 나서면서 정확한 예보를 위한 조건이 많이 좋아진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관측 망도 상당히 조밀해져 슈퍼컴퓨터로 얻는 수치예보 결과도 많이 좋아졌습니다. 이 결과를 참조해 발표하는 기상청의 예보도 물론 과거보다는 많이 정확해졌습니다.

하지만 슈퍼컴퓨터의 계산능력이 좋아진 것과 자연현상을 족집게처럼 예견해 내는 것은 성격이 조금 다릅니다. 기계가 좋아지고 관측 망이 조밀해졌다고 해서 예보가 기대만큼 100% 정확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기본적으로 날씨예보라는 것은 자연의 법칙을 이해한 뒤 내 놓은 공식에서 답을 얻는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수년간의 연구를 거쳐 "A + B = C"라는 공식을 얻었다고 가정하면 관측 등을 통해 A와 B를 구한 뒤 C를 예보하게 되는 것이죠.

하지만 문제는 A와 B가 고정된 값이 아니고 시간에 따라 변하는 값이라는 점입니다. A가 A'으로 B가 B'으로 바뀌면 C도 C'이나 C"으로 바뀌어야 하는데 자연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C'이나 C"을 정확하게 알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오차가 생긴다는 것이죠.

최근 지구온난화가 대세로 인정되고 있지만 지역에 따라서는 기온이 오히려 낮아지는 지역도 있고 또 지구가 더워진다고 하는데 겨울은 오히려 추워지는 역설적인 결과가 나타나기도 하니 말입니다. 그만큼 자연에 대한 완벽한 이해는 불가능하고 그 결과 100% 정확한 예보 역시 가능하지 않습니다.

장마철 예보는 일 년 가운데 가장 정확도가 떨어지는 예보입니다. 장마전선을 움직이는 변수들에 대한 이해가 아직 완전하지 않기 때문이죠. 일반적으로 우리나라와 같은 중위도에서는 기상현상이 대부분 서쪽에서 동쪽으로 이동하지만 장마전선은 남북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더욱 갈피를 잡기가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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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최근 지적을 많이 받고 있는 국지성 호우의 경우는 더욱 정확한 예보가 어렵습니다. 물론 국지성 호우가 쏟아질 가능성에 대한 분석은 상당한 수준까지 가능하지만 어느 지역에 어는 정도의 비가 쏟아질 지를 정확하게 예보해내는 것은 쉽지 않은 작업입니다.

예보가 어려운 것은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마냥 핑계만을 댈 수는 없습니다, 최선을 다해 국민들에게 정확한 예보를 해야 하는 것이 기상청의 사명이니까요. 정확도를 조금이라도 높이기 위해 노력한다면 국민들에게 믿음을 얼마든지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장마전선은 금요일(19일)까지 북한에 머물 것으로 보이는데요. 주말에는 다시 남하하면서 중부지방부터 비를 뿌릴 가능성이 큽니다. 이후에도 상당기간 중부와 남부를 오르내릴 가능성이 높은데요. 올 장마가 길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기상청의 고민도 커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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