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두원/사회자:
검찰이 어제 CJ그룹 이재현 회장에 대해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습니다. 수사결과 수십억원에 이르는 탈세를 미술품을 이용해서 해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미술품을 이용한 자금세탁이나 로비가 가장 이슈가 되었던 것은 지난 2008년 삼성 특검 기억나시죠. 그리고 한상률 국세청장의 로비 사건 때도 마찬가지이었습니다. 그리고 저축은행 로비 사건 때도 미술품이 등장했는데요. 재벌들의 비자금 세탁단골 메뉴는 왜 미술품일 수밖에 없는지 홍경한 미술평론가(경향 아티클 편집장)와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홍경한 미술평론가(경향 아티클 편집장):
안녕하십니까.
▷ 서두원/사회자:
재벌가 수사에서 미술품은 이제 빠지지 않는 단골 수사대상이 되었는데요. 그만큼 미술품이 자금 세탁에 용이하다. 이렇게 봐야할까요.
▶ 홍경한 미술평론가(경향 아티클 편집장):
미술계가 원한 것은 아니지만 결과적으로 모양새가 그렇게 되었습니다. 자금 세탁이 쉽다고 말하기 보다는 미술 시장 보호를 위한 법의 맹점. 이것을 이용하는 한 두 명의 미꾸라지 같은 사람들이 문제가 되는 것이고요. 미술품이 그런 사람들 때문에 자금세탁용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것이 문제의 핵심이라고 봅니다.
▷ 서두원/사회자:
그런데 그림이나 조각품, 미술품들. 주로 화랑에서 거래하지 않습니까. 미술품을 거래하면 현행법으로는 세금이 어떻게 책정되죠.
▶ 홍경한 미술평론가(경향 아티클 편집장):
화랑은 도소매업이기 때문에 판매할 때 가격의 10% 부가세를 내야 하고요. 소득에 관한 소득세, 법인세도 내야 하죠. 그 다음에 작가도 심지어 3.3% 원천징수를 하고요. 또 지난 1월 1일부터는 6,000만 원 이상의 작품을 매매할 때는 차액의 20% 양도세도 내야 하도록 법이 시행되었습니다.
▷ 서두원/사회자:
여기는 다운계약서 같은 것 없습니까.
▶ 홍경한 미술평론가(경향 아티클 편집장):
그런 것이 있기 때문에 비자금 조성의 원천이 되고 있고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죠.
▷ 서두원/사회자:
그리고 해외 유명 미술품들을 재벌들이 사서 들어오는 경우가 있는데 관세 대상이 아니죠. 그런 것도 매력적인 부분인 것 같은데 말이죠.
▶ 홍경한 미술평론가(경향 아티클 편집장):
그렇죠. 그들은 일반인들보다 훨씬 잘 알고 있죠. 맞습니다.
▷ 서두원/사회자:
합법적 거래를 할 경우에는 그럴 테고 불법적인 거래를 할 경우에는 어떨지 궁금한데 말이죠. 대기업들이 비자금 조성하는데 투명하게 사는 것이 전부는 아닐 것 같아요. 어떻습니까.
▶ 홍경한 미술평론가(경향 아티클 편집장):
아니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데요. 과세를 회피하거나 비자금 용도로 미술품 사는 것. 이게 가장 대표적이겠죠. 특히 비자금 조성 용도의 의혹. 이게 많은데요. 그게 가능한 것이 미술품은 등기 등 공적 등록 대상이 아니에요. 또 누가 어떻게 언제 어떤 경로로 누구에게 얼마에 구입했는지 밝히지 않으면 모릅니다. 또 가격이 정해져있지 않아서 그야말로 부르는 것이 값입니다. 매매한 당사자들끼리만 아는 것이죠. 외국 작가 같은 작품은 작품성도 있고 인지도도 있기 때문에 뭉칫돈이 움직이기 커요. 더군다나 이런 사람들은 신용카드나 과세징수가 될 수 있는 근거를 남기지 않기 때문에 현금으로 거래를 하죠. 그런 것들도 다 미술품 비자금용도. 이런 식으로 쓰이는 이유가 되는 것이죠.
▷ 서두원/사회자:
그런데 해외의 유명작가의 그림을 엄청난 돈을 주고 사려면 여기서 현금을 가지고 나가야 하지 않습니까. 그러면 외환관리법 위반이 되죠.
▶ 홍경한 미술평론가(경향 아티클 편집장):
외환관리법. 이것도 문제가 되는데요. 예를 들어서 외국 옥션이 열리면 낙찰을 받습니다. 그러면 거기서 누가 낙찰 되었는지 모르기 때문에 외국에 나가 있는 돈은 자기 돈이 되는 것이고요. 외국 갤러리와 짜고서 일정한 거래 이상으로 다운계약서를 작성하는 것이죠.
▷ 서두원/사회자:
대기업들은 미국, 유럽 할 것 없이 지사나 자회사가 있으니 돈을 가지고 나갈 필요가 없겠네요.
▶ 홍경한 미술평론가(경향 아티클 편집장):
네. 그렇죠.
▷ 서두원/사회자:
그런데 이번 사건에서도 어김없이 서미 화랑이 등장했습니다. 홍송원 대표가 또 다시 검찰에 소환되었는데 서미 갤러리. 왜 많이 거론되고 있는가.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요.
▶ 홍경한 미술평론가(경향 아티클 편집장):
그런 질문 자주 받는데요. 몇 몇 갤러리 역시, 제가 아는 갤러리도 소위 큰손이라고 하는 사람들과 거래를 합니다. 그러나 탈법을 일삼지 않아요. 세금 낼 것 내고 합니다. 이 부분은 청취자분들께서 오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는데요. 다만 서미 갤러리는 특징상 프라이빗 갤러리이고 유독 재계와의 관련성이 많아 보이는 것이 사실이죠. 그래서 저희는 가급적이면 이런 일이 없기를 바라고 서미 만의 문제로 인식되기를 바라고 있기는 한데 저희 기대일 뿐이죠.
▷ 서두원/사회자:
대부분은 합법적 거래를 한다. 원래 불법은 딱 한 가지만 걸려도 걸리는 겁니다.
▶ 홍경한 미술평론가(경향 아티클 편집장):
맞습니다.
▷ 서두원/사회자:
프라이빗 갤러리 라는 것이 어떤 것인가요. 특정 고객들만을 위주로 상대한다는 건가요.
▶ 홍경한 미술평론가(경향 아티클 편집장):
네. 맞습니다. 특정한 목적 아래 구성되는 공간이고요. 일반 갤러리처럼 일반인들, 항상 오픈되어있고 일반인들 들락거리는 갤러리가 아니라 어떠한 특정 계층이나 목적에 의해서 열리는 갤러리이죠.
▷ 서두원/사회자:
이 같은 암시장 거래를 막을 방법은 현행법에서는 쉽지 않다고 봐야 할까요.
▶ 홍경한 미술평론가(경향 아티클 편집장):
사실 부가세, 법인세, 화랑 소득세 등 과세 원칙만 지켜도 불미스러운 일 없을 겁니다. 그런데 사실 원칙, 양심, 직업 윤리적 측면. 이런 것 제외하면 법을 악용해서 비자금 조성하는 이들을 처벌하는 근절할 수 있는 것이 마땅히 없어요. 제아무리 견고한 법을 만들어도 그 법을 찾아내는 부류가 있고 미술에서도 그럴 수 있다는 것이죠. 저는 이것을 법의 문제로 자꾸 법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결국 사람의 문제라고 봅니다.
▷ 서두원/사회자:
미국과 유럽같이 미술품의 수집과 경매의 역사가 깊은 선진국에서는 이 부분에 대한 규제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나요.
▶ 홍경한 미술평론가(경향 아티클 편집장):
그들은 오랜 역사만큼이나 미술품을 투기로 보거나 하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적어요. 이런 현상은 사실 개발도상국이나 문화후진국에서 벌어지는 일이에요. 그들은 그런 것이 발각되면 도덕적 법적으로 상당히 치명적이고 일단 옥션 같은 제도가 아주 활성화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미술품 등기 제도라든가, 거래 실명제라든가 영국처럼 미술품 부정 방지법, 미국, 영국, 프랑스, 일본 같은 경우는 미술품 양도 거래 차익을 자본이득으로 간주해서 합산한 과세원칙을 편다든지. 이렇게 촘촘한 편이에요. 우리도 그렇게 하면 거래 투명성은 어느 정도 확보되겠죠.
▷ 서두원/사회자:
그런데 선진국 같은 제도를 도입하면 열악한 국내 미술 시장에는 큰 타격이 되지 않을까요.
▶ 홍경한 미술평론가(경향 아티클 편집장):
그게 문제입니다. 우리나라 미술 시장이 아무리 다 합쳐도요. 4천억 원이 안 됩니다. 이것은 영국 유명한 작가 한 명이 작품 몇 점파는 것과 똑같아요. 그만큼 열악하기 때문에 지금 현재 법이 부족한 부분은 있지만 여기에 투명성을 위해서, 부정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서 법을 자꾸 만들면, 만들면 좋은데 문제는 그림을 사는 사람이 아무도 없을 거라는 말이에요. 지금 현재도 중산층이 다 떨어져나간 상태이거든요. 거기에 대한 부양책이 마련되지 않는 이상 문제가 심각하다는 이야기이죠.
▷ 서두원/사회자:
음악은 들어주는 청중이 있어야 존립이 가능하고 미술품은 사는 사람이 있어야 미술이 존립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 홍경한 미술평론가(경향 아티클 편집장):
그렇습니다. 우리 정부는 그것에 대한 대안책은 미비하고요. 자꾸 이런 점만 부각시키고 부각시키기 때문에 법만 자꾸 만듭니다. 좋죠. 그러나 그것을 만들면 우리나라 실정상 과연 누가 그림을 사겠는가. 하는 것도 고려를 해달라는 말입니다.
▷ 서두원/사회자:
네. 알겠습니다. 지금까지 홍경한 미술평론가(경향 아티클 편집장) 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