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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중국 경제 '빨간불' 붕괴의 서곡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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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세계 최대 경제대국인 미국이었습니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양적완화 축소' 시간표를 제시하면서 세계 경제는 요동치기 시작했습니다.

이미 충분히 예견됐던 상황임에도 세계가 느끼는 충격의 강도와 폭은 생각보다 커보였습니다. 하지만 초기에는 대부분의 전문가가 조정을 위한 일시적인 진동이라고 받아들이는 분위기였습니다.

그런데 이후 사태가 진정되기는 커녕 지금까지의 양상은 오히려 갈수록 악화되는 모습입니다. 환율은 요동치고 세계 주요 증시가 연일 폭락하며 개발도상국들은 아우성입니다. 특히 무역을 경제의 주동력으로 삼는데다 해외 자본시장의 이른바 '장난질'에 취약한 우리나라는 더더욱 휘청거리고 있습니다.

무슨 이유일까요? 세계 두번째 경제대국인 중국까지 이번 위기를 거들고 나섰기 때문입니다. 중국 역시 '조용히' 양적완화를 축소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공교롭게 미국발 충격과 맞물려 드러난 것입니다.

 워낙 미국의 '양적완화'가 부각돼서 그렇지 사실 중국 역시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때부터 어느 나라보다 공격적으로 '양적 완화'를 해왔습니다.

 초기에는 매년 20%씩, 이후에도 15% 가깝게 통화량을 늘려왔습니다. 이런 선제적이고 과감한 대응은 중국이 금융위기 국면에서도 10%에 육박하는 고성장을 유지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됐습니다. 다만 중국의 속담처럼 '끝나지 않는 잔치'는 없었습니다.

중국 경제는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낮은 이자율을 유지하며 적극적인 투자를 유도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중국판 양적완화도 시간이 흐를수록 기대하던 효과보다는 부작용이 커지기 시작했습니다. 시중에 풀린 돈이 실물경제로 전달되지 않고 머니게임에 머무르는 양상이 빚어졌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문제는 부동산 거품입니다. 시중에 넘치는 돈은 투자나 생산활동, 소비로 연결되지 않고 부동산으로 몰리면서 땅값만 끝없이 올렸습니다.

중국이 2010년 이후 내놓은 중요한 부동산 대책만 7개, 그중에 3개는 기존 부동산 관리 체제를 뒤엎는 수준의 전면적인 조치였지만 백약이 무효였습니다. 부동산만큼 안전하면서도 고수익을 올릴 수 있는 투자처가 없었기 때문이죠.

또다른 치명적인 부작용은 바로 '그림자 금융'입니다. 시중은행들은 이자율이 낮아져 예대마진이 줄어들자 새롭게 고수익을 올릴 수 있는 곳으로 눈을 돌렸습니다. 증권사나 신탁회사, 자산유동화회사 등 이른바 '그림자 금융'의 고수익 상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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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과 비슷한 자금 중개기능을 하면서도 금융당국의 관리를 받지 않는데다 취급하는 상품의 구조가 워낙 복잡해 손익 상황을 파악하기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 '그림자'라는 음험한 별칭이 붙었습니다.

 이들의 금융상품은 위험도가 높지만 쉽게 짭짤한 수수료를 얻을 수 있다보니 시중은행들은 너도나도 돈을 쏟아부었습니다. 파이낸셜타임스가 중국의 그림자금융 규모는 20조 위안, 우리 돈 3천7백조 원으로 중국 GDP의 40% 가까이를 차지한다고 추산할 정도입니다.

아직은 이들 '그림자 금융'이 전면적으로 부실해졌다는 징후는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부동산 PF의 연쇄부실이 저축은행 부실 사태를 불러온 것처럼 위험성은 상존합니다. 게다가 앞서 말한 대로 그 규모가 어마어마해 세계가 걱정스러운 눈길로 보고 있습니다.

중국 경제 당국 역시 이런 문제점을 느꼈고 더 이상 돈을 푸는 것은 득보다 실이 크다는 점을 인식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상술한 대로 '조용히' 양적완화 축소에 나섰습니다.

2008년 이후 중국은 경제성장률이 떨어진다 싶으면 돈을 풀었습니다. 특히 5월에는 중국 기업들이 법인세를 내기 때문에 6월은 어김없이 통화량을 늘리는 것이 관례화되다시피 했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달랐습니다. 성장률이 떨어지는데도, 6월이 됐는데도 돈을 풀기는 커녕 걷어들였습니다. 시중은행들은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돈이 풀릴 것이라 믿고 유동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여기저기 자산상품에 돈을 묶어놨는데 돈의 흐름이 꽉 막힌 것입니다. 여기에 버냉키 폭풍으로 중국에 대거 들어와있던 핫머니까지 썰물처럼 빠져나가자 중국의 은행들이 유동성 위기로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습니다.

한때 은행간 초단기 자금거래 이자율, SHIBO(시보)가 14%까지 치솟은 이유입니다. 결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당일 4백억 위안을 금융시장에 풀어 자금경색 고비를 넘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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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이런 중국 금융권의 유동성 경색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앞서 설명한대로 중국 금융 당국은 지나친 유동성 공급의 부작용을 우려해 신중한 자금운용을 유지하면서 미세조정을 하겠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 예전처럼 성장률을 높이기 위해, 기업이나 금융권이 우는 소리를 한다고 쉽게  돈줄을 풀어주지 않겠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시중은행들이 이런 상황에 적응해 새로운 방식의 자금 운용에 나설 때까지는 돈이 모자란 현상이 계속될 전망입니다. 나아가 더 장기적으로 과거와 같이 손쉽게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은 돌아오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부동산 과열 등 앞서 말한 부작용을 완화시키는데 효과가 있겠지만 투자나 소비 등도 함께 줄어들 수 밖에 없습니다.

세계의 제조공장으로, 또 세계 경제성장의 추진 동력으로 역할을 해온 중국이 기대했던 만큼의 성장을 이루지 못한다는 것은 세계 경제의 침체를 의미하기 때문에 세계 증시가 폭락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예견됐던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보다 생각지 않았던 중국의 '양적완화 축소'가 세계경제의 발목을 더욱 확실히 잡게 된 셈입니다.

그렇다면 중국 경제는 서방의 평가회사나  경제 전문가들이 우려하는 것처럼 허물어지고 있을까요? 여기에 대한 대답은 '아니요'가 더 많습니다. 우선 중국 경제가 새로운 성장의 모멘텀, 경제의 업그레이드를 이룰 발판으로 경제 체제, 체질의 개선과 개혁에서 찾는 방향 자체가 맞다는 점입니다.

새로운 중국 경제의 수장인 리커창이 취임 이후 지속적으로 이런 뜻을 분명히 밝히면서 그 바탕이 될 조치들을 내놓고 있습니다. '그림자 금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중은행의 대출 관리에 나섰고 공시 체제도 강화한 것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가장 최근에는 지난 19일 국무원 상무회의를 소집해 신용대출 자금 지원을 통해 실물경제를 활성화 하는 방안 추진을 요구했습니다. 돈이 실제 생산과 소비에 쓰이도록 적극적인 행동에 나선 것입니다.

아울러 민간금융, 즉 '그림자금융'을 공식 금융업에 유입되는 통로를 만들어 제도권내로 끌어들이기로 했습니다. 아직 대강을 내놨을 뿐 이런 조치들이 어떻게 실효성을 가지도록 세부조정을 해나갈지는 확실치 않습니다. 다만 병이 무엇인지 알고, 그 치료법을 아는 만큼 공권력이 여전히 위력을 발휘하는 중국에서 강력한 치료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무엇보다 중국 중앙은행의 유동성 공급 능력에 의문을 갖는 사람은 없다는 점입니다. 세계 최대의 외환 보유고를 비롯해 아직까지 경제적 조치를 위해 쓰지 않은 카드들을 무궁무진하게 가지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마음만 먹으면 현재의 유동성 경색은 가볍게 처리할 수 있다는 믿음이 경제주체들에게 있습니다. 즉, 심리적 공황으로 경제가 허물어질 가능성이 없다는 것입니다.

미국을 비롯한 세계 경제의 소비 위축으로 인한 충격도 중국에는 제한적이라는 분석입니다. 중국은 이미 올해 경제성장의 방향을 무역의 확대가 아니라 내수소비의 진작으로 잡고 있습니다. 도시화를 비롯해 내수시장을 확대할 수 있는 수단과 여지도 여전히 많습니다. 물론 그 과정에서 중국 경제 당국의 탁월한 지도력과 추진력, 경제주체들의 협조가 필수적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리커창 총리를 중심으로 한 중국 경제 수뇌부들이 산적한 과제들을 얼마나 슬기롭게 풀어갈지 세계가 주목할 수 밖에 없습니다.

결론적으로 중국 경제는 상당히 힘든 국면을 맞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또 그런 어려움이 실제 여기저기서 신음소리가 돼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다만 위기를 맞아 경제가 그대로 풀썩 쓰러진 역사적 사례들과 달리 중국은 여전히 이를 극복해나갈 수 있는 무기, 또는 치료제를 풍부하게 갖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이번 위기를 기회로 경제를 한 차원 도약시킬 수도 있다는 기대마저 제시하는 학자들도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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