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수진/사회자:
전국 대학 병원의 산부인과 의사들이 청진기 대신에 피켓을 들었습니다. 오는 7월부터 시행되는 포괄수가제에 반대해서 복강경 수술을 거부하겠다는 내용인데요. 관련해서 <대한산부인과학회> 신정호 사무총장 (고대구로병원 교수)과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신정호 사무총장님 안녕하십니까.
▶ 신정호 사무총장 (고대구로병원 교수) / <대한산부인과학회>:
안녕하십니까.
▷ 한수진/사회자:
먼저 이 포괄수가제가 어떤 제도인지부터 알아야 할 것 같은데요.
▶ 신정호 사무총장 (고대구로병원 교수) / <대한산부인과학회>:
포괄수가제라는 것은 값을 정해놓고 어떤 상황이 발생해도 그 값만 받으라고 하는 제도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누구에게 어떤 치료를 받던 무슨 검사를 몇 번이나 받던 입원을 어떻게 하던 같다는 건가요.
▶ 신정호 사무총장 (고대구로병원 교수) / <대한산부인과학회>:
제일 문제가 되는 것이 아무리 중증이라도 똑같은 값을 받으라는 것이죠.
▷ 한수진/사회자:
이렇게 포괄수가제가 적용되는 진료 과목이 있는 것이죠.
▶ 신정호 사무총장 (고대구로병원 교수) / <대한산부인과학회>:
네. 7개 질환이 있습니다. 백내장, 편도, 치질, 탈장, 맹장. 그리고 산부인과의 제왕절개 수술과 자궁과 자궁 부속기 전체가 들어가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산부인과 말고 다른 과목도 있네요.
▶ 신정호 사무총장 (고대구로병원 교수) / <대한산부인과학회>:
이비인후과 같은 경우는 편도 수술만 하는데 산부인과는 거의 다 들어가 있는 것이죠. 제왕절개와 자궁, 자궁 부속기라고 하는데 산부인과 수술이 다 자궁 관련 수술 아닙니까. 저희는 다 들어가 있는 것이죠.
▷ 한수진/사회자:
특히 산부인과 과목에서 관련이 많이 된다는 말씀이시고요. 이미 지난해부터 일부 시행이 되고 있는 것이죠?
▶ 신정호 사무총장 (고대구로병원 교수) / <대한산부인과학회>:
그 동안 해 왔던 곳은 병원과 의원급 이었습니다. 종합병원, 대학병원까지 해본 적은 한 번도 없고요. 그 동안 대학병원에 까지 시행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말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무리하게 강행하려는 것이죠.
▷ 한수진/사회자:
사실상 모든 의료기관으로 확대가 되는 거네요. 지금 보면 말이죠. 일단 이런 포괄수가제. 과잉 진료를 막겠다는 것이 보건당국 입장이죠?
▶ 신정호 사무총장 (고대구로병원 교수) / <대한산부인과학회>:
그렇긴 한데 과잉진료라는 것이 불필요한 검사나 이런 쪽을 적용하는 것은 저희도 불만이 없을 텐데 수술하는 것을 적용하는 것이 문제라는 것이죠. 아무래도 위험한 환자나 어려운 환자들은 더 고가의 재료들을 쓸 수밖에 없는 것인데, 그런 것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것이고 새로운 시도도 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새로운 장비가 도입이 되면 처음에는 다 비싸기 마련인데, 가격이 다 정해져 있으면 오래된 재료, 저렴한 재료를 쓸 수밖에 없는 것이죠.
▷ 한수진/사회자:
의료품질이 떨어지게 된다. 그래서 결국 피해가 환자에게 돌아간다는 입장이시고요.
▶ 신정호 사무총장 (고대구로병원 교수) / <대한산부인과학회>:
그렇습니다. 최선을 진료를 항상 시도를 해야 하는데 이제는 그런 것이 아니고 가장 적정한 만큼만 하라는 것인데요. 만약 전국에 있는 비빔밥 값을 다 똑같이 받으라고 하면 누가 고급재료를 쓰려고 노력하겠습니까. 누구나 욕먹지 않을 정도의 재료만 쓰려고 하겠죠.
▷ 한수진/사회자:
환자 입장에서는 진료비도 상당히 중요한데 말이죠. 포괄수가제를 적용하면 대학병원에서 진료비가 30% 정도 싸진다. 이런 주장이거든요.
▶ 신정호 사무총장 (고대구로병원 교수) / <대한산부인과학회>:
하지만 이 세상에 싸면서 좋은 것은 없습니다. 싸지는 만큼 예전에 쓰던 고급 재료들을 거의 안 쓰게 될 것이라는 말이죠. 사실은 자기 배안에 어떤 재료가 들어가는지 눈으로 확인할 길이 없지 않습니까. 그 동안은 그리고 자기가 필요하면 영양제를 넣어달라고 할 수 있고 요구하면 저희가 해드릴 수 있었지만 이제는 병원에 입원해서 이것저것 해달라고 하셔도 해드릴 수 없고요. 또 동시에 수술을 하는 것도 어려워서, 자궁 수술하면서 요실금 수술도 같이 해달라고 이야기해주실 경우 그런 것을 같이할 수도 없기 때문에 두 번 나누어서 수술하는 경우도 생길 겁니다.
▷ 한수진/사회자:
보건 복지부 보면요. 편차가 크고 비용이 많이 드는 수술이 있다는 사실을 자료로 입증하면 적용대상에서 제외할 수도 있다. 그런데 산부인과에서 아무 자료도 재출하지 않았다. 이런 이야기를 하던데요.
▶ 신정호 사무총장 (고대구로병원 교수) / <대한산부인과학회>:
아닙니다. 저희가 여러 차례 자료를 제출했고요. 하지만 그런 전국적인 규모의 데이터들은 대학에 있는 교수들이 일일이 분석하고 모으고 하는 것은 어렵죠.
▷ 한수진/사회자:
산부인과 학회 차원에서도 그렇고요.
▶ 신정호 사무총장 (고대구로병원 교수) / <대한산부인과학회>:
저희가 일단 취합할 수 있는 만큼 해서 보내긴 했지만 그 정도로는 부족하다는 것이죠. 지난 2년 간 저희가 많은 자료를 제출하려고 노력해 왔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복강경 수술을 7월 1일부터 거부하겠다. 이런 말씀이신데요. 어쨌든 이게 환자에게는 큰 피해가 가는 것 아니겠습니까. 요즘 복강경 수술 받으시는 분들 많으시잖아요.
▶ 신정호 사무총장 (고대구로병원 교수) / <대한산부인과학회>:
그 복강경 수술을 저희가 왜 이야기하게 되었냐면 포괄수가를 했을 때 가장 문제가 되는 상징적인 것이 복강경 수술입니다. 복강경이라는 것이 계속 의료기술들과 장비들이 발전함에 따라서 환자의 배를 열지 않고 작은 모니터와 조명장비, 기계들이 들어가서 수술을 하게 되는 것인데 포괄수가를 해서 가격을 정해놓으면 계속 새로운 장비나 재료를 도입하기 어려워지죠. 90년대 중반만 해도 우리나라에 복강경 수술이라는 것이 거의 없었습니다. 15년 사이에 장비들이 워낙 발전하다보니까 옛날에는 생각하기 어려웠던 수술이 가능하게 되었던 것인데요. 핸드폰이든 TV이든 새로 나오면 좋고 그만큼 비싼 것이 사실인데 가격을 정해놓으면 다 구형핸드폰 쓰는 것이 훨씬 싸니까 5~10년 전 장비 쓰는 것과 똑같아 지는 것이죠. 그러면 현재는 가능한 수술을 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이고요.
▷ 한수진/사회자:
복강경 수술 거부라는 초강수를 내놓으셨는데 한마디로 포괄수가제의 폐해를 가장 단적으로 보여줄 수 있다. 이런 말씀이시군요.
▶ 신정호 사무총장 (고대구로병원 교수) / <대한산부인과학회>:
90년대부터 했으면 오늘날 산부인과 환자들이 복강경 수술을 이렇게 받고 있지 못했을 것이거든요. 의료라는 것이 불완전해서 환자들이 좀 더 나은 치료법을 갈구하시는데 포괄수가를 하게 되면 우리는 계속 그런 발전의 기회를 놓치게 되는 겁니다. 가벼운 환자들을 다루는 병, 의원에서는 피해가 별로 없지만 사실 대학병원이 있는 이유가 계속 새로운 치료법을 연구하고 도입하고 시도하라고 하는 것이 대학병원인데 대학병원이 있는 존재 자체와 포괄수가는 너무 안 맞는 것이죠.
▷ 한수진/사회자:
80년대 외국에서 포괄수가제가 도입될 당시에도 의료의 질 저하논란이 있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은 것으로 결론이 났다. 보건 당국의 주장에는 이러한 내용도 있습니다. 우리 대학병원이 다른 결과를 보일 특수성이 있는 건가요.
▶ 신정호 사무총장 (고대구로병원 교수) / <대한산부인과학회>:
그렇습니다. 외국은 대단이 많이 보완이 되어서요. 10만 원 이상이 되는 고급 재료를 쓸 때는 그것은 별도로 보상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러니까 어떤 환자가 중증환자이거 어려운 수술일 경우에 고급재료를 쓰더라도 그것은 다 별도로 인정해주기 때문에 그런 것이 가능한 것이고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는 것이죠. 우리나라는 예외가 전혀 없어요.
▷ 한수진/사회자:
그러면 포괄수가제로 나아가면서 보완책을 찾는 방향은 어떤가요.
▶ 신정호 사무총장 (고대구로병원 교수) / <대한산부인과학회>:
저희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불 보듯 뻔 한 문제점들이 보이는데 그것을 고치고 시행하자는 것이죠. 시행해서 환자들이 실제 피해를 보게 된 다음에 고치겠다는 것인데, 전문가적인 입장에서 환자 피해가 발생한 후에 고치겠다고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죠.
▷ 한수진/사회자:
산부인과 의사 쪽도 그렇고 보건 당국도 그렇고 모두 환자를 내세우고 있는데 말이죠. 충분히 의사를 서로 논의하고 조율했으면 이렇게까지 수술 거부. 이런 사태는 빚지 않을 것 같은데 말이죠. 충분한 협의는 된 건가요.
▶ 신정호 사무총장 (고대구로병원 교수) / <대한산부인과학회>:
그 동안 2년 전부터 많이 정부와 협의를 하고 요구하고 문제점을 지적했는데 제대로 받아들여진 것이 별로 없습니다. 이제는 실제로 피해를 보게 될 환자분들이 문제를 알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고요. 그렇기 때문에 그 문제점을 제일 단적으로 나타내는 복강경을 이야기하면서 국민들이 이 제도의 시행을 막아주셔야 한다고 말하고 있는 겁니다.
▷ 한수진/사회자:
지금까지 시행되고 있는 병, 의원급은 그대로 두고 추가로 대학병원 급만 반대하시나요. 아니면 전면 폐지를 주장하시나요.
▶ 신정호 사무총장 (고대구로병원 교수) / <대한산부인과학회>:
저희는 선택적으로 하도록 해달라는 것이죠. 그 동안 그렇게 해 왔습니다. 병원이 포괄수가제도를 원하면 시행하고 원하지 않으면 시행하지 않았는데 그런 식으로 유지를 해도 병원, 의원급의 70%는 이미 하고 있었거든요. 그 동안처럼 놔두어도 이미 가벼운 환자를 보는 병, 의원은 하고 있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지만 대학병원까지 하는 것은 대학병원 취지와도 맞지 않고 우리나라 여성들 건강에 나중에 큰 문제가 된다는 겁니다. 왜냐하면 다른 과는 이렇게 전면적으로 하지 않거든요. 이비인후과는 편도선 수술 하나만 하는데 사실 대학병원 이비인후과에서 편도선 수술이 그렇게 크게 많은 부분을 차지하지는 않지만 산부인과는 거의 모든 수술을 하기 때문에 형평성에도 맞지 않는 것이죠.
▷ 한수진/사회자:
전국의 많은 산부인과가 그야말로 문을 닫게 생겼다. 이런 이야기들도 많이 나오고 있는데요. 이번에 반발도 그와 관련이 있는 것 아닐까요.
▶ 신정호 사무총장 (고대구로병원 교수) / <대한산부인과학회>:
사실 그렇겠죠. 산부인과가 요즘 어려워서 분만실이 10년간 반으로 줄고 새로 나오는 산부인과 전문의는 1/3로 줄어들었는데 안 그래도 어려워하는 산부인과에게 또 하나의 족쇄를 채우는 것이거든요. 산부인과 의사들이 다 없어진 다음에는 그 피해가 국민들에게 가지. 누구에게 피해가 가겠습니까.
▷ 한수진/사회자:
네. 알겠습니다. 지금까지 <대한산부인과학회> 신정호 사무총장(고대구로병원 교수) 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