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런던 칼부림 테러'의 여파가 계속되는 가운데 지중해의 한 섬으로 1주일간 휴가를 떠나 구설에 올랐다.
일간 데일리메일 등 영국 언론에 따르면 캐머런 총리는 공휴일을 맞아 지난 25일(현지시간) 오전 가족과 함께 스페인의 휴양지 이비사 섬으로 제트기를 타고 떠났다.
런던 동남부 울위치에서 이슬람 극단주의자로 추정되는 남성들이 영국군 소속 리 릭비(25)를 흉기로 잔인하게 살해하는 사건이 일어난 지 약 사흘 만이다.
언론과 야권 등에서는 현재 당국의 사태수습이 한창이고 테러 경계도 고조된 시점에 총리가 휴가로 자리를 비워야 했느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영국 언론들은 캐머런 총리가 부인 서맨사와 함께 해변 레스토랑에서 커피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거나 반바지 차림으로 걷는 사진을 26일 일제히 보도했다.
언론재벌 루퍼트 머독의 타블로이드 일간지 '더 선'은 총리의 휴가를 보도하는 기사에 "위기라고? 나는 이비사로 떠나"라는 제목을 달았다.
노동당 소속의 세라 챔피언 하원의원은 총리의 결정이 "완전히 현실에서 동떨어진 것"이라며 "국민은 더 나은 대접을 받아야 한다"고 질타했다.
런던 테러 사건에 대한 캐머런 총리의 대응이 도마위에 오른 것은 이뿐만이 아니다.
캐머런 총리는 울위치의 사건 현장을 찾고 나서 국내정보국(MI5) 본부를 방문해 수사를 맡은 요원들을 치하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MI5와 경찰이 주 용의자를 수년간 주시해왔고 체포한 적도 있는 등 당국의 '부실대응' 의혹이 일고 있다는 점에서 부적절한 행동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영국 총리실은 핵심 참모 일부가 휴가지로 동행했고 총리도 화상회의 등을 통해 진행 상황을 계속 보고받고 있다고 해명했다.
총리실 대변인은 "캐머런 총리는 이번 주 가족과 휴가를 보내고 있다"고 확인하고 "멀리 있지만 늘 그렇듯 상황을 계속 책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캐머런 총리를 향해 쓴소리를 도맡아 해온 보수당의 나딘 도리스 하원의원도 이번에는 "총리도 가족과 함께 휴가를 보낼 권리가 있다"며 두둔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