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가 나가고 태권도 도장을 운영하는 많은 분들께 메일을 받았습니다. "심사비에는 특별 수련비와 간식비 등이 다 포함되어 있는 거다. 제대로 알고 기사를 써라."는 내용과 "태권도에 대해서 뭘 안다고 태권도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느냐?"는 것이 주를 이뤘습니다.
2분 남짓한 방송 기사에서 많은 내용을 전달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일부 경우에는 전하고자 하는 내용을 충분히 전달되지 않는 경우가 있고, 그것 때문에 의도가 충분히 전달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메일을 보냈던 많은 분들의 첫 번째 지적은 기사를 제대로 보지 못 했던 것이 아닌가 싶어서 아쉽습니다.
지난 화요일에 방송된 기사의 주제는 공인심사비와 특별 수련비, 교통비, 사범 인건비 등을 포함한 심사 부대비용을 분리해서 청구를 해야 하고, 세부내역도 공개를 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2003년에 이미 국기원을 통해서 권고한 사항이지만 아직 개선되지 않고 있는 현실을 지적한 것이지요.
결국은 비용 청구에 있어서 '투명성'을 기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야 비용을 지불하는 부모들이 수긍할 수 있고, 자신들이 필요하지 않은 부분은 비용 지불을 거절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기게 됩니다. 예를 들어 국기원에서 승품 심사를 보는데, 해당 학부모가 직접 자녀를 데려가겠다고 한다면 교통비 등의 부분은 지불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지요.
대한태권도협회도 투명성 담보를 위해서 주기적으로 계도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태권도 도장이 개인사업자이다 보니 강제할 수 있는 부분이 사실상 없다고 토로합니다. 대한태권도 협회의 파악으로는 전체 도장을 절반 정도는 내역을 공개하고 있다고 합니다. 바꾸어 말하면 공정위 권고가 있은 지 10여 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절반은 개선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지요.
메일의 주된 내용 2번 째 이야기는 더 아쉽습니다. 태권도를 모르는 사람은 태권도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서는 안 될까요? 그럼 어느 정도까지 태권도를 알아야 태권도에 대해서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요? 태권도 심사비용과 관련된 이야기는 학부모들이 직접적으로 관계된 부분인데, 직접 관계자들도 태권도를 모르기 때문에 이야기를 하지 말아야 할까요?
기사 분량의 제약 때문에 방송된 기사에서 전하지 못 한 내용이 있습니다. 공인 심사비도 지역마다 차이가 난다는 것입니다.
위 표는 각 시도협회가 받는 공인심사비 내역입니다. 이상하지 않나요? 공인 심사비도 지역마다 많게는 만 원 이상 차이가 납니다. 서울의 경우엔 서울시태권도협회가 받는 돈에서 각 구의 태권도 협회가 수수료로 1~2만원을 덧붙입니다. 토익이나 공인중개사 시험 같은 다른 공인 시험의 경우 지역마다 시험비가 차이가 나지 않는데, 태권도는 왜 차이가 나는 걸까요?
◈지역별로 다른 공인 심사비, 이유는?
대한태권도협회의 설명은 이렇습니다. 각 시도에서 시험의 심사 시행 규모에 차이가 나기 때문에 비용 차이가 난다는 것입니다. 시험에 응시하는 사람이 많은 곳은 1인당 심사 단가를 낮출 수 있기 때문에 심사비를 낮출 수 있지만, 응시자가 적은 곳은 심사비 단가가 올라간다는 것이지요.
일견 맞는 말 같기는 합니다. 하지만, 응시자의 입장에서는 문제가 있습니다. 동일한 승품 심사를 받는데 자신이 어느 특정 지역에 산다는 이유만으로 공인심사비가 비싸다는 것을 학부모들이나 수련생들이 이해할 수 있을까요? 자신이 사는 지역은 왜 더 비싼 돈을 내는지 정확하게 알기 어렵기 때문에 더 그렇습니다.
한 가지 의문이 생깁니다. 이런 문제가 있다면 학부모들이 항의를 했을 것이고, 그렇게 됐다면 이미 개선됐어야 하는데 왜 이렇게 변화의 속도가 더딜까요? 자식이 걸려 있는 문제에서는 소극적일 수밖에 없는 학부모들의 마음 때문에 그렇습니다.
취재를 하면서 만난 많은 학부모들은 얼굴을 드러내고 인터뷰를 하기를 꺼려했습니다. 심사비가 비싸다고는 생각하지만, 자기가 얼굴을 드러내고 이야기를 했을 때 혹시나 자식에게 돌아갈지도 모를 불이익을 걱정한 것 때문입니다. 또 다른 사람들도 다 그 정도의 돈을 내다보니 비싸다는 생각도 무뎌진다고 이야기합니다.
태권도 심사비 문제는 잊을 만하면 불거집니다. 이는 어느덧 태권도 심사비 문제가 태권도의 고질적인 문제가 된 것은 아닐까 의심하게 되는 부분입니다. 공정위 권고를 제대로 이행하는 태권도 관장님들은 억울할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여전히 상당수의 도장은 권고안을 이행하지 않고 있고, 많은 학부모들이 태권도 자체에 불만을 가지고 있다는 것도 현실입니다.
덧붙여 심사비의 거품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 도장을 운영하는 일부분들이 이것저것 들어가는 돈이 얼마나 많은데 이것을 거품이라고 하느냐고 메일을 보내 주셨습니다.
◈역시 투명성 확보가 가장 시급
하지만, '이것저것'이 어떤 내용인지를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총액만 고지 받는 부모들은 '왜 이렇게 비싼가? 거품이 있는 것 아닌가?'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습니다. 또, 공인 심사비 외에 다른 비용이 심사비라는 이름으로 되어 있다면 심사비는 분명 부풀려진 것이 표면상의 현실입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가장 중요한 것은 투명성입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통일된 수수료 체계의 마련입니다. 통일된 수수료 체계는 투명성이 이루어지면 자연스럽게 이루어 질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태권도 심사비에 대한 보도가 다시는 나오지 않도록 빠른 개선이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