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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소방관이 매몰됐다고? 양날의 검 SNS

인사동 화재, 소방관 매몰, 그리고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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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자들은 한달에 2-3번씩 철야근무를 합니다. 아침뉴스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인데요, 각 부서별로 철야근무 때 하는 임무가 다릅니다. 제가 속한 법조팀은 사회부여서 철야근무 동안에는 사건사고를 챙겨야 합니다. 아침뉴스에서 보시는 "밤사이 사건사고"가 주요 업무인 거죠. 1시간에서 2시간에 한번씩 서울과 수도권 지역의 소방서에 전화를 걸어 사건사고를 확인합니다. 그리고 일이 있으면 카메라 기자와 함께 현장으로 달려갑니다. 일이 있든없든 수시로 확인을 해야하니 의자에 기대 1-2시간 쪽잠을 청하는 것 말고는 밤을 꼬박 새야 합니다. '야근만 없어도 살겠다'는 푸념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고, '오늘만 무사히'를 외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비교적 한가로운 일요일 저녁이었습니다. 함께 야근하는 선후배들과 '오늘도 무사히'를 외치고 있는데 후배가 보고를 하더군요. 인사동에서 큰 불이 났다는 겁니다. 소방서에서 근무하는 분들이 제대로 응대할 틈도 없어 보이더군요. 일단 후배를 현장으로 보내놓고, 자세한 내용을 확인하기 시작했습니다. 30대 넘는 소방차가 출동을 했더군요. 가스폭발이 있다는 소식도 들렸습니다. 도심 한가운데서 가스폭발이라니.. 눈앞이 캄캄했습니다. 인명피해가 있는지를 살피면서 저도 현장으로 향했습니다. 쉬고 있던 기자들이 추가로 불려나왔고, 인사동 현장에 총 4팀이 급파됐습니다.(보통 한 팀은 취재기자+카메라기자+오디오 보조+운전기사로 꾸려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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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불이 컸습니다. 수많은 소방인력들과 경찰들, 취재진들과 일반인들이 모여들었습니다. 현장 근처로 폴리스라인이 만들어졌고 불길은 쉽사리 가라앉지 앉았습니다. 화재 발생 2시간이 조금 지난 11시 13분, 뉴스특보가 결정됐습니다. 현장에 나가있는 기자 2명이 상황을 전하기로 했습니다. 특보 시간은 5분이었습니다. 이미 일부 보도채널과 SNS 등을 통해 화재 상황이 전달되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속보 경쟁은 의미가 없다는 말이지요. 최대한 정확한 정보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야 했습니다. 후배기자와 함께 그 때까지 들어온 사실관계들을 챙기기 시작했습니다.

그 무렵, SNS를 통해 화재진압 중이던 소방관 5명이 매몰됐다는 말이 돌기 시작했습니다. 현장에 있던 기자 한 명이 매몰 소식을 전한 거죠. 트위터를 통해 걷잡을 수 없이 퍼져나가더군요. 가뜩이나 도심 한복판에서 화재의 규모가 상당했던 터라 인명피해가 우려되던 상황이었습니다. 그런 와중에 소방관 매몰이라니. 만약 사실이라면 어마어마한 참변이었습니다. 속이 바짝바짝 타들어가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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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화재현장에는 화재진압을 지휘하는 지휘차량이 있습니다. 무전기를 통해서 실시간으로 상황을 보고받지요. 그리고 내용을 취합해서 상부로 보고를 합니다. 그리고 지휘차에서 1차적으로 보고서를 작성합니다. 여력이 되는 소방서의 경우는 직접 촬영요원이 촬영도 합니다. 따라서 소방관이 매몰된 것이 사실이라면, 지휘차로 가장 먼저 보고가 되어야 합니다. 지휘차에 있는 취재기자가 사실여부를 확인했습니다. 혹시 몰라 소방서와 불을 끄고 있는 현장에 추가로 확인을 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소문은 사실이 아니었습니다.

통제할 수 없게 퍼져나가는 SNS 내용을 정정해야 했습니다. SNS 특성상 최대한 자발적으로 이 내용이 퍼져나가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뉴스특보를 하는 내내 소방관 매몰이 사실이 아니라는 소식을 거듭 전했습니다. 다행히 방송 이후에 더 이상의 루머는 퍼져나가지 않았고, 추가 인명피해도 없는 것으로 최종 확인됐습니다.

현장에 나와있는 100여명의 소방대원들의 가족분들 심정이 어땠을까요. 처음 소식을 전한 기자가 조금만 더 신중을 기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지휘차에 확인을 하지 않은 걸로 봐서 경력이 많은 기자는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만) 속보경쟁도 좋지만, 속보보다 중요한 것은 정확한 소식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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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이 방송의 속보성을 따라갈 수 없듯, 이제는 방송이 SNS의 속보성을 따라 갈 수 없는 환경이 됐습니다. SNS가 재난이나 사고가 발생한 경우 톡톡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정확한 정보가 전해지지 않을 때 SNS는 순기능보다 역기능이 더 클 수밖에 없습니다. SNS를 사용하기 전에 모두 한 번쯤 돌아봤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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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요한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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