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학습지산업노동조합 재능교육지부 소속 노동자 2명이 농성 1천875일만인 6일 서울 종로구 혜화동성당 종탑에 올랐다.
2007년 12월부터 해고자 복직과 단체협약 체결을 요구하며 성당 맞은편에 있는 재능교육 앞에서 농성을 벌여온 이들은 비정규직 투쟁사업장 중 최장기 투쟁 기록을 20일 남겨놓고 있다.
그동안 비정규직 최장기 투쟁으로 기록된 기륭전자의 파견 근로자들은 2005년 7월부터 해고자 복직과 직접 고용 등을 요구하며 1천895일간 투쟁을 벌인 바 있다.
재능교육 노사의 진통은 200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특수고용노동자'라는 조건 속에서도 1999년 결성된 재능교육 노조는 매년 사측과 단체협약을 맺어오다 2007년 사측의 임금삭감안에 반발해 파업에 들어갔다.
사측은 이에 '학습지 교사는 법적으로 노조를 결성할 수 없는 개인사업자로 분류되는 특수고용노동자'라는 이유를 들어 이듬해 노조 활동을 한 조합원들을 해고했다.
이후 노사 양측은 천막농성과 천막 철거, 조합원 구속, 업무방해금지 가처분, 3억여 원의 손해배상 소송 등을 거치며 갈등의 골이 깊어질 대로 깊어졌다.
싸움이 끝날 기약없이 계속되자 해고자 여민희(41·여), 오수영(40·여)씨는 "장기투쟁의 종지부를 찍겠다"며 이날 오전 8시30분께 15m높이의 성당 종탑 위로 올라갔다.
가로, 세로 약 3m 넓이의 종탑 위에는 눈이 쌓여있고 난간의 턱이 낮아 위험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서울행정법원에서 학습지 교사는 노동조합법에서 인정하는 노조에 해당한다는 판결을 내렸는데도, 회사는 아직 문제해결을 위해 나서지 않고 있다"며 "회사가 해고자들을 원직복직하고 단체협약을 체결할 때까지 내려오지 않겠다는 결의로 올라갔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국회에도 특수고용노동자들의 노동기본법을 보장하는 법률 개정안이 상정돼 있고, 최근 국회 입법조사처가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의 노동법적 보호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지만 뚜렷한 움직임이 없다"며 "특수고용노동자들의 기본권 보장은 시급한 현안인 만큼 정치권의 관심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노사는 지난해 8월 교섭을 재개했으나 고(故) 이지현 조합원의 명예복직, 단체협약 체결 여부 등을 두고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회사 측 관계자는 "해고자 11명에 대한 복직과 복귀시 단체협약 협상 진행 등이 우리의 최종 제안"이라며 "성당 관계자를 통해 노조측과 대화를 시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