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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위기의 가족…한파보다 더 차가운 주변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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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주소가 몇 동, 몇 번지가 아니라 OO 여관인 가족이 있습니다.

임대주택에서 살다가 매달 20만 원 가까운 관리비를 감당하지 못해 결국 여관 생활을 시작한 게 어느덧 4년째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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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 두 딸을 둔 아버지는 사업 실패 이후 택시 기사일을 시작했는데, 음주운전 차량에 사고를 당한 뒤 그 때 후유증으로  핸들을 오래 잡을 수 없게 됐습니다. 밤새 어린 딸들을 여관방에 남겨둬야 한다는 걱정에 근무시간도 줄였고, 결국 수입도 줄어 여관에 자리를 잡게 됐습니다. 사춘기인 딸들을 위해 주소지는 아버지 회사 쪽으로 옮겨놨습니다. 딸들은 친구를 집에 데려오지 못하는 게 가장 안타깝다고 했습니다.

일정한 주거 공간이 없어 여관이나 여인숙 같은 숙박업소에서 생활하는 분들을 취재하면서 걱정이 많았습니다. 이 분들을 방송에 내보내도 괜찮을까 하는 고민도 있었습니다. 아직 어린 아이들이 마음의 상처는 받지 않을까 혹시 다시 일어서려는 분들께 오히려 왜곡된 시선을 비추게 되는 건 아닐까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래도 생각보다는 가족분들께서 취재에 잘 응해주신 덕택에 안타까운 사연을 잘 담을 수 있었습니다.

생각보다 어려웠던 것은 오히려 사회복지시설에 대한 취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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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서울시에 이른바 '주거 위기 가정'을 수용할 수 있는 복지시설은 7곳입니다. 과연 그 시설은 생활 환경이 어떤지, 또 그곳에 머무는 분들은 어떻게 찾아가게 됐는지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시설을 취재하려 했는데 많은 곳에서 공개를 꺼렸습니다. 좋은 일을 하고 계신데 왜 숨기는 건지 궁금했습니다.

이유가 놀라웠습니다. 복지시설이란 사실이 주변에 알려지면 안 된다는 겁니다.

만약 복지 시설이란게 드러날 경우 '집값이 떨어진다' '자녀들 교육에 문제가 생긴다' '지저분해서 냄새 난다' 는 주변 민원이 쏟아져 시설 운영이 힘들어 질 수 있다는 겁니다. 

실제로 어렵게 찾아간 한 가족형 자활 복지시설 건물의 간판은 '어린이 집'이었습니다. 밖에서만 봤을 땐 정말 말끔한 4층 건물의 어린이 집이었습니다.  어려운 분들을 돕는 사회 복지 시설이 주변에 숨기고 쉬쉬하며, 무슨 나쁜 일이라도 저지르는 사람 마냥 몰래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이런 문제 때문에 서울시가 추진 하던 주거 위기 가정 수용 시설 건립 계획은 3군데가 이미 취소됐고, 지난해 말 문을 열 예정이던 한 곳도 일단 연기된 상태입니다. 이런 주변의 차가운 시선들이 주거 취약 계층 분들을 더 차가운 곳으로 내몰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서울시는 최근 임대주택 공급을 늘리고 맞춤형 공공주택 사업을 확장하기로 했습니다. 당장 지낼 곳이 없는 가족들에게는 주택의 질 보다도 일단 안심하고 정착할 수 있는 공간이 더 필요하단 점에서 환영할 만한 정책입니다.그리고 임대주택의 월 임대료에 비해 턱없이 높은 관리비를 낮추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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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 착한 성장...요즘 따뜻한 말들은 참 많습니다.

그 따뜻함이 더 낮은 곳과 더 어두운 곳까지 비춰지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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