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발생한 여수 금고털이 공범 이름이 6년전 검찰 고소사건에서 거명됐으나 검찰이 제대로 수사를 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광주지검 순천지청은 23일 지난해 12월 9일 발생한 여수우체국 금고털이 사건의 공범인 경찰관 김모(45·파면)경사와 박모(45)씨를 지난 22일과 지난 16일 각각 구속기소하는 등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김 경사는 금고털이 범행을 주도했고 특히 여수서 본서에 근무할 당시인 2011년 김모씨가 운영하는 사행성 게임장 바지사장으로 있던 황모(45)씨로부터 300만원을 받은 혐의도 드러나 추가 기소됐다.
황씨는 2011년 3월 17일 김 경사의 전화를 받고 나간 뒤 지금까지 소식이 두절됐다고 가족들이 주장, 경찰이 실종여부에 대해 수사를 하고있다.
검찰은 특히 2007년 검찰이 조사한 고소사건에서 공범의 이름이 거명됐음에도 수사를 하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 "범행 단서를 발견하도고 수사하지 않고 묵살했다고 볼수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검찰이 이날 발표한 자료를 보면 수사를 제대로 하지 않았던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검찰 수사부실 논란 발단 = 여수에서 환경폐기물처리사업을 하는 공단환경산업 김모(여)대표는 50억대의 회사 자금이 없어진 것과 관련, 2007년 5월 회사 경리직원 박모(여)씨를 횡령혐의로 검찰에 고소했고 이에 반발한 박씨도 3개월뒤 김 대표를 같은 혐의로 맞고소 했다.
고소사건은 1심을 거쳐 항소심으로 이어졌고 2008년 6월 광주고법에서 열린 항소심 재판과정에서 김 대표측 증인으로 나온 J모씨가 변호인으로부터 '금고털이범 박씨는 순천지원 집달관 방화사건의 범인이 자기와 김 경사라고 했고, 여수 은행강도(절도)사건이 미제로 끝난 것은 자기와 친구(김 경사)가 한 것이라는 이야기를 했지요'라는 질문에 '그렇게 이야기 했다'고 증언하면서 6년전 공범 이름이 거명됐음이 확인됐다.
특히 당시 순천지청은 2심 재판 이전에 금고털이범 박씨로부터 이 같은 범죄를 저질렀다는 말을 직접 들었다는 순천지청 직원 이모씨의 진술내용이 적힌 서류(경위서)까지 확보한 상태였다.
이씨는 "당시 검찰 수사진에 금고털이범 박씨로부터 '여수 안산동 축협 현금지급기 현금 도난사건, 돌산 우두리 새마을 금고 현금인출기 현금 도난 사건 등을 저질렀다'는 말을 직접 들었다는 내용으로 진술했다"고 밝혔다.
고소사건은 대법원까지 가는 법정공방끝에 김씨는 횡령, 무고 등 20여가지 혐의로 5년 실형을 선고받아 복역후 지난해 1월 출소했다.
또 경리직원 박씨는 횡령혐의는 없고 업무상배임혐의로 불구속 기소되면서 종결됐다.
◇검찰의 수사부실 의혹 = 검찰은 기본적으로 당시 고소사건 당사자인 김 대표의 횡령혐의가 밝혀진 만큼 금고털이 공범 이름을 거명한 증인 J씨, 김대표와 친밀한 관계에 있던 순천지청 직원 이씨 등 김 대표 관련인들의 진술을 신뢰하지 않은 상태였다.
검찰은 실제 23일 발표한 자료에서도 김 대표 측과 이익을 같이 하는 측(J씨, 이씨)의 진술을 수용하기 어려웠다고 밝혔다.
또 금고털이 공범 박씨가 김 대표측 인사들에게 자신이 저질렀다고 양심선언한 범행 내용도 박씨가 김 대표의 환심을 사기위해 부린 허세로 판단했다.
항소심 공판검사는 1심에서 김 대표가 10년 중형을 선고받자 김 대표의 주장을 합리성이 없다고 판단, 금고털이 공범 이름 등이 거명되는 관련 서류 등을 검토할 가치조차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
또 검찰은 금고털이 공범들이 범행 정황을 검찰에 알린 순천지청 직원 이모씨의 진술에 대해서도 이씨가 김 대표와 수시로 전화통화를 하는 부적절한 처신을 했다는 이유로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
광주고검은 당시 이씨의 진술에 대해서는 이미 검찰(순천지청)에서 검토된 것으로 간주해 전혀 다루지 않고 처신문제에만 국한한 징계조치만 하고 말았다.
일련의 검찰의 이같은 조치를 보면 김 대표에 대한 범법자 예단으로 '금고털이 공범 이름 노출' 사건에 대해 사실상 수사의 손을 놓았다는 지적이 불가피하다.
검찰은 관련 수사를 사실상 더이상 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져 이번 수사부실 의혹은 미제로 남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검찰 해명 = 검찰은 수사부실 의혹 해소를 위해 1만7천쪽에 달하는 사건 수사 및 공판관련 서류를 정밀 재검토하고 순천지청 직원 이씨 등 관련자들을 모두 소환하는 등 조사를 벌였다.
기록검토 결과 당시 수사팀이 금고털이 범행 여부를 시사하는 자료나 진술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순천지청 수사검사는 수사부실 의혹이 제기된 관련 탄원서 등이 모두 법원에 제출돼 제출사실조차 알수 없었다는 입장이다.
순천지청 직원 이씨의 관련 진술에 대해서도 당시 김 대표와 부적절한 처신으로 피내사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고있는 만큼 진술 내용을 믿을수 없었다는 것이다.
검찰은 "수사와 재판의 공정성에 대한 의혹이 근거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며 수사부실 의혹을 강하게 부정했다.
한편 검찰은 고소사건 당사자로 횡령혐의가 없는 것으로 결론이 난 박모씨의 관련인 계좌추적을 위한 여수경찰이 영장신청 계획을 갖고 있는데 대해 "검찰에서 종결된 사건에 대해 경찰이 영장신청을 하는 이유를 알수없다"고 말했다.
(여수=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