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낮에 평온했던 산후조리원에서 벌어진 흉기 난동에 산부와 가족들이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대전 둔산경찰서는 17일 산후조리원에서 흉기를 휘둘러 조리원 관계자들을 다치게 한 혐의로 이모(50)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당시 현장에 있던 정모(28)씨는 "그야말로 아비규환이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열하루 전 딸을 낳은 아내와 함께 3층 산후조리원에 머물던 정씨는 방 밖에서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던 중 '도와달라'는 다급한 외침을 들었다.
정씨는 "비명과 다급한 외침이 뒤섞여 들렸다"며 "산후조리원 밖 복도로 뛰어 나가보니 공기총을 든 한 남성이 조리원 관계자들과 뒤엉켜 있었다"고 말했다.
몸싸움 과정에서 총기를 떨어뜨린 이씨는 곧바로 흉기와 전자충격기를 꺼내 들었다.
그리고선 자신을 제지하던 산후조리원 대표 이모(51)씨와 사무장 조모(45)씨에게 마구 휘둘렀다.
대표 이씨는 손등에 전자충격기를 맞았고 조씨는 어깨와 가슴 등을 흉기에 찔렸다.
"워낙 갑작스럽게 일어난 일이라 손쓸 틈이 없었다"는 정씨는 이내 정신을 차리고 복도에 있던 우산으로 이씨의 얼굴을 찔렀다.
이에 주춤한 이씨는 조리원 관계자들과 정씨에게 떼밀려 비상 계단 밖으로 쫓겨났다.
정씨는 "복도에서 비상구로 통하는 문을 잠근 조리원 관계자가 곧바로 경찰과 119에 신고했다"며 "조리원 관계자들이 피를 많이 흘려 큰일 나는 줄 알았다"고 전했다.
피해자들은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생명에 큰 지장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곧바로 비상 계단을 통해 건물 6층에 있는 같은 산후조리원으로 올라갔다.
이 건물은 11층 규모다.
그러나 산후조리원 측이 복도에서 조리원 방으로 연결되는 유리문도 재빨리 잠가 산부들과의 접촉을 막을 수 있었다.
산후조리원을 빠져나온 이씨는 그대로 도주했다가 휴대전화 위치추적을 통해 자신을 뒤쫓아온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이씨는 경찰에서 "산후조리원 측과 5억여원에 이르는 상표권 소송에서 패한 뒤 일자리 요구도 받아주지 않아 그랬다"고 진술했다.
산후조리원 측과 이씨가 법적 분쟁을 벌인 상표 등록권은 수유 촉진과 마사지 등 산후조리 교육 시설과 연관된 것으로 확인됐다.
정씨는 "너무 놀라 지금도 가슴이 뛴다"면서 "아내와 아이가 다치지 않아 다행"이라고 안도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