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혜화경찰서는 밀린 월세와 전기세를 빌려주면 이사비용과 함께 갚겠다고 속이는 수법으로 이사대행업자들로부터 1천여만원을 받아 달아난 혐의(상습사기)로 이모(66)씨를 구속했다고 9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해 1월부터 최근까지 강원·충청·경기도 일대의 이삿짐업자 27명으로부터 모두 1천178만원을 챙겨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손자가 대학에 다니다 군대에 가서 급히 짐을 빼야한다"며 업자들과 서울의 한 대학 인근지역까지 동행하고서 "집주인이 밀린 월세와 전기세를 지불해야 짐을 빼주겠다고 한다"고 속여 돈을 빌린 뒤 잠적하는 수법을 쓴 것으로 드러났다.
사기 전과만 10범으로 일정한 직업 없이 전국을 떠돌며 생활하는 이씨는 과거 거주 경험이 있는 지역에서 이삿업체 전단지 등을 보고 범행 대상을 골랐다.
이씨는 깔끔한 복장과 달변으로 피해자들의 호감을 샀으며 피해자들은 많으면 200만원까지 현금 인출을 받아 이씨에게 돈을 내줬다고 경찰은 전했다.
특정한 연고지가 없어 수사에 어려움을 겪던 경찰은 이씨가 서울 동대문구에 있는 한 병원에서 매달 고혈압 진료를 받는다는 점을 확인하고 잠복하다 붙잡았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는 영세 이삿짐업자가 계약서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허점을 노렸다"며 "피해자가 더 많을 것으로 보고 여죄를 캐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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